▲지난 1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에서 열린 월드컵 8강 축구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주드 벨링엄이 노르웨이전을 상대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주드 벨링엄이 위기에 빠진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극적으로 구하며 60년 만에 우승을 향한 꿈을 이어 나갔다.
잉글랜드는 12일 오전 6시(아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노르웨이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8년 만에 4강에 진출한 잉글랜드는 오는 16일 아르헨티나-스위스 승자와 4강전에서 맞붙는다.
[전반전] 벨링엄, 전반 추가시간 천금의 동점골
노르웨이는 4-3-3을 가동했다. 전방에는 안드레아스 셀데루프-엘링 홀란-알렉산데르 쇠를로트가 자리한 가운데 중원은 파트리크 베르그-산데르 베르게-마르틴 외데고르로 구성됐다. 포백은 다비드 볼페-토르비에른 헤겜-크리스토페르 아예르-울리안 뤼에르손, 골키퍼 장갑은 외르얀 뉠란이 꼈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던 픽포드가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에즈리 콘사-존 스톤스-마크 게히-니코 오라일리가 포진했다. 중원은 데클런 라이스-엘리엇 앤더슨, 2선은 노니 마두에케-주드 벨링엄-앤서니 고든, 원톱은 해리 케인이 자리했다.
노르웨이는 수비 상황에서 좌우 윙포워드를 아래로 내리는 4-5-1 대형을 유지했다.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의 3개 라인 간격을 크게 좁히고 촘촘하게 형성했다. 잉글랜드는 후방에서 안전하게 공을 소유하며 지공으로 운영하면서도 좌우 공간으로 빠른 전환 롱패스를 적절하게 섞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조직적인 수비를 효과적으로 무너뜨리지 못했다.
두 팀은 한 차례의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할 만큼 지지부진했다. 이러한 흐름은 전반 28분까지 이어졌다.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케인이 시도한 프리킥이 골문 위로 떠오르면서 첫 번째 슈팅이 나왔다.
노르웨이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조금씩 전방의 라인을 올리며 압박 강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이에 많은 기회 창출이 이뤄졌다. 전반 34분 노르웨이도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뤼에르손의 크로스에 이은 홀란의 헤더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36분에는 득점을 만들어냈다. 외데고르의 패스를 받은 셀데루프가 페널티 박스 왼쪽 안에서 돌파 이후 왼발슛을 시도했는데, 이 공은 골대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노르웨이는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반전시켰다. 전반 38분 쇠를로트의 왼발 발리슛이 골문 위로 벗어났고, 곧바로 외데고르의 슈팅은 픽포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잉글랜드는 좌우 측면 윙어들이 철저하게 차단당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한 것은 벨링엄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47분 빠른 역습 한 방이 주효했다. 왼쪽에서 고든이 낮고 강하게 연결한 크로스가 벨링엄에게 향했다. 벨링엄은 터치 후 박스 안으로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1분 뒤 잉글랜드는 케인의 날카로운 유효 슈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반전은 1-1로 종료됐다.
[후반전] 경기 주도한 노르웨이
잉글랜드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두에케, 라이스 대신 부카요 사카, 에베레치 에제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에는 노르웨이가 경기를 주도했다. 전방에서의 강한 압박이 위력을 떨친 결과다.
후반 7분 홀란의 헤더는 픽포드 골키퍼가 선방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노르웨이가 한 골을 추가하며 리드를 잡았다. 혼전 상황에서 베르그의 슈팅이 픽포드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나온 공을 헤겜이 왼발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VAR 판독 결과 앞선 상황에서 홀란이 앤더슨을 손으로 밀친 게 적발돼 득점이 취소됐다.
노르웨이는 후반 14분 뤼에르손의 부상으로 프레드리크 에우르스네스를 불가피하게 들여보내야 했다. 후반 23분에는 좌우 윙어를 모두 바꾸는 선택을 감행했다. 쇠를로트, 셀데루프 대신 오스카르 보브, 안토니오 누사를 교체 투입했다. 잉글랜드도 후반 26분 고든 대신 리스 제임스를 투입했다. 에제가 왼쪽 윙어로 이동하고, 제임스가 중앙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잉글랜드는 후반에 급격한 체력 저하 현상을 드러내며 답답한 공격을 이어나갔다. 노르웨이는 세트피스에서 다시 한 번 강점을 보였다. 후반 30분 에우르스네스의 슈팅이 바운드 되고 튄 공을 아예르가 헤더로 돌려놨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는 후반 39분 누사가 개인 능력으로 유효 슈팅을 이끌어냈다.
잉글랜드는 후반 41분 오라일리 대신 제드 스펜스, 후반 44분 콘사 대신 모건 로저스를 넣으며 공수를 재편했다. 제임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이동했다.
노르웨이는 후반 45분 볼페 대신 마르쿠스 페데르센를 투입했다. 두 팀은 추가 득점 없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 벨링엄, 결승골로 잉글랜드 4강행 견인
노르웨이는 부상을 당한 헤겜 대신 레오 외스티고르를 투입했다. 팽팽한 균형추를 깬건 잉글랜드였다. 이번에도 벨링엄이 해결사였다. 연장 전반 3분 로저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뉠란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나오자 벨링엄이 쇄도하며 마무리 지었다.
1골을 뒤진 노르웨이의 수비진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연장 전반 10분 스펜스가 왼쪽 골라인을 타고 박스 안으로 들어가며 보브에게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주심은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을 취소했다.
노르웨이의 스톨레 솔바켄 감독은 연장 후반 시작하자마자 홀란을 빼는 승부수를 던졌다.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을 그 자리에 배치했다. 잉글랜드는 추가 득점을 노렸다. 연장 후반 4분 스펜스, 사카의 연이은 슈팅이 뉠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투헬 감독은 연장 후반 6분 벨링엄을 불러들이고, 센터백 댄 번을 투입하며 5백으로 전환했다. 5-4-1 포메이션을 통해 수비에 치중하며 지키는 전략으로 임한 잉글랜드는 결국 승리를 거뒀다.
잉글랜드, 토너먼트서 어려운 고비 뚫고 4강 안착
우승후보 잉글랜드와 다크호스 노르웨이의 맞대결은 이번 대회 8강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가장 최근에 맞붙은 것은 12년 전이다. 당시에는 잉글랜드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노르웨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의 돌풍을 일으키는 팀이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새로운 황금기를 열고 있는 노르웨이는 최고의 다크호스라는 평가에 걸맞게 조별리그부터 막강한 포스를 뿜어냈다. 노르웨이는 세네갈, 이라크에 대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조기에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었다.
32강에서 코트디부아르를 무너뜨린데 이어 16강에서는 우승후보 브라질마저 격침시켰다. 브라질은 36년 만에 16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노르웨이의 이번 8강 진출은 월드컵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노르웨이 공격의 중심은 단연 홀란이다. 앞선 4경기에서 무려 7골을 폭발시키며, 8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더불어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반해 잉글랜드는 독일 출신의 명장 토마스 투헬 체제로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60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다.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기록, L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잉글랜드는 32강전부터 고비를 맞았다. 언더독 콩고민주공화국을 상대로 간신히 2-1 역전승을 거뒀다. 16강에서는 해발 2200m 고지대인 멕시코 시티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상대해야 하는 악재를 맞았다. 그럼에도 잉글랜드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3-2로 승리했다.
잉글랜드는 노르웨이전에서도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에는 로우 블록 수비로 나선 상대 수비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제골마저 얻어맞으며 위기를 맞았지만 전반 막판 벨링엄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 후반 노르웨이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다녔다. 그러나 연장 초반 다시 한번 벨링엄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역전골마저 작렬시켰다.
벨링엄은 이번 월드컵에서 총 6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크로아티아, 파나마전 결승골에 이어 16강 멕시코, 8강 노르웨이전에서 연달아 멀티골을 작렬해 위기에 빠진 잉글랜드를 구했다. 2년 전 유로 2024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성공시키며 준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케인-벨링엄이라는 최고의 듀오를 보유한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60년 만에 다시 피파컵을 들어 올릴 기회를 잡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전
(마이애미 스타디움, 미국 마이애미 - 2026년 7월 12일)
노르웨이 1 - 셀데루프(도움:외데고르) 36'
잉글랜드 2 - 벨링엄(도움:고든) 47+' 벨링엄 93'☞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