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보도의 한 장면
뉴스타파
전문성 중요하다면서 계약직으로
- 채용이 계약직이던데 왜 그런 거죠?
"운영 측은 상담 업무가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계약 기간을 두고 잘하는지 평가해야 피해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정작 전문성이 중요하다면 가르쳐서 숙련도를 쌓게 해야 할 텐데, 실상은 계속 내보내는 구조예요. 실제로 민간 위탁 1366센터의 평균 근속 연수는 4.6년, 서울센터는 3년에 불과합니다. 25년째 계약직 구조로 운영되면서도 전문 상담사가 길러지지 않는다는 게 이미 근속 연수로 확인되는데도, 운영 측은 여전히 '더 좋은 상담사를 남기기 위한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고용이 불안하면 일하기도 어렵지 않을까요?
"그럼요. 3교대에 가혹한 근무 조건을 견디게 하는 구조가 바로 이 계약직이에요. 재계약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 참고 일하는 거죠. 상식적으로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시스템이 돌아가나 싶지만, 계약직이니까 가능한 겁니다. 열악해도 소중한 일자리니까 참고 일하시는 분들 덕에 굴러가는 셈이죠.
근본적으로 이 구조가 유지되는 이유는 노무 관리가 쉬워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계약직이면 노동자들이 더 침묵하게 되니,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실적을 감당해야 하는 센터장 입장에서는 계약직 구조가 편리한 거예요. 만약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곧바로 노조를 결성하고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겠죠. 관리 감독 기관도 예산만 주고 계약직 운영에 별말 안 하는데, 굳이 센터장이 계약직을 바꿀 이유가 없는 겁니다."
- 서울 센터는 민간 위탁하는 거 같던데 그럼, 더 안 좋을 것 같아요.
"외주를 준다고 해서 반드시 안 좋은 건 아니에요. 원래 민간 위탁의 취지는 국가가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가질 수 없으니, 더 전문성 있는 곳에 맡겨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거예요. 실제로 이런 상담은 여성의전화나 성폭력상담소 같은 민간단체에서 먼저 시작됐기 때문에, 민간에 전문성이 있을 수 있죠.
문제는 그 취지가 변질됐다는 겁니다. 전문성 때문에 위탁했다면 그만큼 돈을 더 줘야 하는데, 오히려 예산을 덜 주면서 위탁하고 있어요. 그러면 전문성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겉으로는 전문성을 이유로 든다면서, 실제로는 비용 절감과 정부의 관리 책임 전가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봅니다."
- 서울 같은 경우 위탁업체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잖아요. 조계종이 전문성 있나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복지시설 같은 걸 운영하고 있기는 해요. 하지만 1366센터는 폭력 피해자를 상담하는 특수한 기관이고, 이 분야의 전문성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아니라 채용된 상담사들에게 있는 거죠. 운영상 노하우는 있을지 몰라도, 1366센터의 본질은 상담이기 때문에 진짜 전문성은 자격증을 취득한 상담사 개인에게 있는 거고, 그 기관 자체가 전문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 지자체 제정 상태에 따라 임금이 다른 거 같던데 문제 아닐까요?
"문제죠. 예를 들어 인천이 급여가 낮은 편인데, 그래서 인천 상담사들이 경기도로 옮기기도 해요. 그럼 결국 인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거죠. 지속적으로 같은 상담사와 소통하며 상담해야 하는데, 급여 때문에 상담사가 계속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니니 한 곳에서 숙련이 쌓이질 않는 겁니다.
같은 업무를 하고 국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이라면 급여 테이블이 동일해야 할 텐데, 그런 기준 자체가 없어요. 센터장이 지자체에 처우 개선을 강하게 요청하는 곳은 예산이 더 반영되는 식이죠. 실제로 부산은 228만 원, 경기도는 234만 원 정도로 조금씩 차이가 나고, 명절 수당이나 호봉도 지역마다 주는 곳과 안 주는 곳이 갈립니다. 이걸 통일해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예요."
▲뉴스타파 보도의 한 장면뉴스타파
- 6월 24일 단체 교섭이 타결되었어요. 근데 조계종이 손 떼겠다고 해서 다른 위탁 업체가 맡게 되면, 단체 교섭 파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단체 협약이 한 번 체결되면 함부로 파기하지는 못할 거예요. 새 업체가 '우리는 과거 협약을 따를 수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보통 위탁 계약을 맺을 때 기존 단체 협약을 계승한다는 조건을 넣기도 하고, 언론에 보도까지 된 협약을 마음대로 파기하기는 부담스럽거든요. 다만 새 업체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건을 다시 수정하려고 하면 또다시 노사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고용 승계를 안 해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민간 위탁법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고용 승계가 안 돼 부당해고 소송까지 간 사례도 있어요.
노동부의 '민간 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는 위탁기관 변경 시 가급적 고용 승계를 해주도록 명시돼 있지만, 이건 권고 사항이라 안 따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용 승계나 단체 협약 승계를 둘러싸고 다시 갈등이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은 뭔가요?
"방송에 못 들어간 얘긴데,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 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어요. 고용도 불안한데 급여까지 낮은 게 말이 되냐는 거죠. 그래서 공정수당을 도입해 공공 부문 비정규직 임금을 올리면서, 비정규직 대신 정규직 고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정부가 공공 부문 2100개 기관의 고용 실태를 점검해서, 11개월 쪼개기 계약을 하지 말고 1년 단위 이상으로 계약하라고 지시했어요.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공공 부문 노동자를 불안정한 1년 미만 계약직으로 운영하지 말라는 취지죠."
- 그런데 1366센터 상담사들은 그 대상에서 빠져 있는 거군요.
"맞아요. 공공 부문에서 일하지만 민간 위탁되어 있는 1366센터 상담사 같은 분들은 이 실태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어요. 상시·지속적으로 일하는데도 공공 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마저 열외된, 말하자면 '비정규직의 비정규직'인 셈이죠. 공공 부문에서 외주화되어 있어서 더 안 보이는 사람들이라는 걸 이번 취재로 느꼈어요. 그래서 뉴스타파가 검찰 개혁 같은 중요 이슈도 다뤄야 하지만, 이렇게 사회 중심부에서 열외되어 있는 구조를 드러내는 일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취재했지만 못 담은 게 있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자살 예방 전화 109의 응대율이 떨어진다며 왜 전화를 안 받냐고 지적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1366은 응대율 자체가 집계되지 않아요. 한 지역에서 안 받으면 다른 지역이 받고, 서로 돌아가며 받다 보니 응대율은 떨어지지 않지만, 그만큼 전국 상담사들이 자기 지역뿐 아니라 타 지역 전화까지 쉼 없이 소화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작 자기 지역 전화를 못 받는 경우도 생겨요. 예를 들어 부산의 피해자가 전화를 걸었는데 부산 상담사가 바빠서 타 지역에서 받으면, 긴급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지원이 어려워지는 거죠."
- 그게 왜 문제가 되나요?
"성평등가족부는 지역 맞춤형 지원을 위해 직영 대신 지자체와 함께 운영한다고 하는데, 정작 인력 부족으로 지역 밀착 대응이 안 되는 현실은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전국 전화가 서로 연계되고 응대율 집계도 안 되다 보니, 문제가 수치로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주목 받지 못하고 개선 대책도 안 나오는 거죠. 109는 응대율이 떨어지니까 원인 분석과 개선 대책이라도 나오는데 말이에요. 하지만 응대율이 전부는 아니고, 상담의 질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 이야기가 보도에 들어갔으면 상담사분들의 처우 개선에 더 도움이 됐을 텐데, 이번에는 다루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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