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작가로 데뷔하는 6번째 '김은숙 키즈'

[프리뷰] 13일 첫 방송되는 ENA 월화드라마 <그대에게 드림> 각본 쓴 정은비 작가

2008년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 송윤아가 연기한 서영은은 드라마 속에서 '시청률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은 스타 작가다. 그리고 <온에어>에서 바가지 머리에 뿔테 안경을 쓰고 독특한 말투로 서영은 작가의 온갖 짜증을 받아내던 보조 작가 안다정(강주형 분)도 독특한 말투와 4차원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안다정은 시청자들에게 낯설었던 '보조 작가'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알린 캐릭터였다.

지난 2019년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천우희가 맡은 임진주의 직업도 스타 작가 정혜정(백지원 분)의 보조 작가였다. 정혜정 작가는 드라마 속에서 진주를 비롯해 4명의 보조 작가를 거느리고 있는데 진주는 까칠한 성격의 정혜정 작가에게 해고 당한 후 손범수 PD(안재홍 분)가 연출하는 드라마를 통해 메인 작가로 데뷔할 기회를 얻었다.

ENA에서는 오는 13일 <닥터 섬보이>의 후속으로 이혜리, 황인엽 주연의 새 월화드라마 <그대에게 드림>이 첫 방송된다. 꿈을 이룬 천재 영화감독과 꿈을 잊은 생계형 리포터의 재회 후일담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그대에게 드림>은 이 작품을 통해 데뷔하는 정은비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하지만 정은비 작가는 이미 최고의 스타 작가 중 한 명인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로 여러 명작 드라마에 참여한 바 있다.

스타작가의 보조에서 메인으로 성장한 작가들

 김순옥 작가의 제자 현지민 작가가 각본을 쓴 <신입사원 강회장>은 13.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순옥 작가의 제자 현지민 작가가 각본을 쓴 <신입사원 강회장>은 13.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신입사원 강회장> 홈페이지

드라마가 만들어지면 메인 작가 한 명만 주목 받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드라마 작가들은 팀 단위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메인 작가 한 명에게 나오는 아이디어에는 한계가 있고 집필을 위한 취재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조 작가의 힘을 빌려 함께 작품을 완성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스타 작가 밑에서 경험을 쌓은 보조 작가들이 훗날 메인 작가로 데뷔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랑과 야망>과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완전한 사랑> <부모님 전상서> 등을 집필한 김수현 작가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드라마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최고의 스타 작가였다. 그리고 김수현 작가의 제자였던 하명희 작가는 1994년 MBC 베스트극장 <아버지의 자리>를 통해 데뷔해 <따뜻한 말 한마디>와 <상류사회> <닥터스> <현재는 아름다워> 등 많은 인기 드라마를 집필했다.

김순옥 작가는 <아내의 유혹>과 <왔다!장보리> <내 딸, 금사월>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 등을 집필하며 '막장 드라마의 대가'로 떠올랐다. 그리고 김순옥 작가 밑에서 <펜트하우스>의 보조 작가로 참여했던 현지민 작가는 2023년 <판도라:조작된 낙원>의 각본을 쓰며 메인 작가로 데뷔했다. 현지민 작가는 지난 5일 종영한 <신입사원 강회장>을 최고 시청률 13.6%로 이끌며 큰 사랑을 받았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예능 작가 출신의 이우정 작가는 신원호 PD와 호흡을 맞추며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시리즈를 연속으로 히트 시켰다. 그리고 <응답하라1994>와 <응답하라1988>을 공동 집필했던 정보훈 작가는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를 맡은 <슬기로운 감빵생활>를 통해 메인 작가로 데뷔했다. 정보훈 작가는 2021년 차기작 <라켓소년단>을 통해 아시아 콘텐츠 어워즈 드라마 작가상 후보에 올랐다.

<제빵왕 김탁구>와 <구가의 서> <낭만닥터 김사부> 등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는 2015년 '글라인'이라는 크리에이터 창작 집단을 설립해 많은 작가들을 육성했다. 실제로 글라인 소속의 주현 작가는 <욱씨남정기>와 <부부의 세계> 각본을 썼고 제인 작가는 <미스티>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집필했다. 작년에는 허다중 작가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월더풀스>의 각본을 썼다.

김은숙 보조작가 출신 정은비 작가, 메인 작가 데뷔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각본을 쓴 권도은 작가는 <시크릿 가든>,<태양의 후예> 등에서 보조 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각본을 쓴 권도은 작가는 <시크릿 가든>,<태양의 후예> 등에서 보조 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스물다섯 스물하나> 홈페이지

김은숙 작가는 보조 작가 체계를 정착 시킨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실제로 데뷔 초 <태양의 남쪽>과 <파리의 연인>을 강은정 작가와 공동 집필했던 김은숙 작가는 2005년 <프라하의 연인>부터 보조 작가들과 함께 대본을 완성했다. 그리고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로 많은 인기 드라마를 함께 작업했던 작가들이 메인 작가로 독립해 현재까지 많은 드라마의 각본을 쓰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프라하의 연인>과 <연인> <온에어>에 참여했던 장영실 작가는 2011년 <마이 프린세스>를 통해 메인 작가로 데뷔했고 <프라하의 연인> <신사의 품격>에 참여했던 김은지 작가도 2015년 <오 마이 비너스>를 집필했다. <신사의 품격>에서 윤진이가 연기했던 캐릭터 이름의 모티브가 된 임메아리 작가도 <뷰티 인사이드>와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의 각본을 쓰며 메인 작가로 자리 잡았다.

<시크릿가든>과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까지 김은숙 작가의 히트작에서 보조 작가로 참여했던 권도은 작가는 2019년 포털사이트 직원들의 삶을 다룬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메인 작가로 데뷔했다. 비록 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긴 했지만 2022년에 방송됐던 김태리과 남주혁, 김지연 주연의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권도은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김은숙 작가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의 보조 작가로 참여했던 정은비 작가는 2021년 '김은숙 키즈' 출신 임메아리 작가의 <어느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도 보조 작가로 참여했다. 그리고 정은비 작가는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와 김혜수 주연의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트리거>를 연출했던 유선동 감독이 만든 <그대에게 드림>을 통해 메인 작가로 데뷔한다.

<그대에게 드림>에는 작년 <선의의 경쟁>에서 한층 성숙한 연기를 보여준 이혜리가 현실의 벽에 막혀 꿈을 잊은 생계형 리포터 주이재를 연기한다. <여신강림> <왜 오수재인가>로 주목 받은 황인엽은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천재 영화감독 우수빈 역을 맡았다. ENA 월화드라마가 최근 4~8%의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정은비 작가가 또 하나의 보조 작가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첫 방송되는 ENA 드라마 <그대에게 드림>은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였던 정은비 작가의 메인 작가 데뷔작이다.
13일 첫 방송되는 ENA 드라마 <그대에게 드림>은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였던 정은비 작가의 메인 작가 데뷔작이다.<그대에게 드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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