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야호"가 전부 아니다, 기세 모은 리센느의 정공법

[리뷰] 대세 중소돌 리센느, 카라 'Pretty Girl' 리메이크 곡 발표

 리센느
리센느더뮤즈엔터테인먼트

각종 유튜브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2026년 케이팝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른 리센느(RESCENE·원이·미나미·리브·메이·제나)가 리메이크 디지털 싱글을 앞세워 본격적인 정주행 인기몰이에 돌입했다. 지난 7일 오후 공개된 'Pretty Girl'(프리티 걸)은 2세대 대표 걸그룹 카라(KARA)의 2008년 히트곡을 리센느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동안 리센느는 역주행 돌풍을 일으킨 '러브 어택 LOVE ATTACK'을 비롯해 '런어웨이 Runaway', '데자뷰 Deja Vu' 등을 통해 2~3세대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멜로디 중심의 댄스팝을 선보이며 '중소의 기적'을 써 내려간 팀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수많은 웹예능 출연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이른바 대규모 기획사 소속 걸그룹 못지않은 화제성을 얻었다.

그 결과 "잘돼야 하는 그룹", "반드시 떠야 하는 팀"이라는 대중의 응원까지 등에 업은 보기 드문 모범사례까지 마련했다. 기세를 모아 발표한 이번 디지털 싱글 'Pretty Girl'은 2세대 선배를 향해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팀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카라 인기의 출발점이 된 'Pretty Girl'
 2008년 카라의 'Pretty Girl' 음악방송 출연 영상
2008년 카라의 'Pretty Girl' 음악방송 출연 영상MBC

지난 2008년 12월 발표된 카라(박규리·한승연·니콜·구하라·강지영)의 미니 2집 동명 타이틀곡 'Pretty Girl'은 팀의 전환점을 만든 대표곡이다. 당시 카라는 DSP미디어의 신인 걸그룹으로 데뷔했지만 멤버 교체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초반 성적 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듀싱팀 스윗튠(한재호·김승수 작곡, 송수윤 작사)과 손잡으며 카라는 비로소 확실한 방향성을 구축했다. 'Rock U'로 가능성을 확인한 뒤 'Pretty Girl'을 통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고, 이후 'Mister'의 대성공으로 한국과 일본 무대를 넘나드는 최고의 걸그룹으로 성장했다.

베이시스트 이태윤, 기타리스트 홍준호, 코러스 김보아가 참여한 탄탄한 밴드 사운드와 귀에 꽂히는 록 기반 멜로디, 평범하면서도 깊은 뜻을 담아낸 가사가 조화를 이룬 'Pretty Girl'을 비롯한 일련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는다. 스윗튠은 이후 인피니트, 레인보우, 나인뮤지스의 성공에도 일조했지만 특히 카라와 힘을 합쳐 만든 주요 곡들은 이제 케이팝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명곡으로 남아 있다.

파격 대신 정공법
 리센느 'Pretty Girl'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
리센느 'Pretty Girl'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더뮤즈엔터테인먼트

그동안 'Pretty Girl'은 아이브, 이프아이, 이즈나 등 수많은 걸그룹들이 연말 방송사 특집 무대의 커버곡으로 선택했을 만큼 후배 팀들에게도 인기였다. 활동곡으로 리메이크한 사례는 리센느가 처음이다. 기존 올드팬들과 케이팝 애호가들에겐 워낙 친숙한 노래이다 보니 어떤 재해석이 이뤄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리센느는 일단 정공법을 택했다.

경쾌한 리듬의 기타와 드럼을 밑바탕에 뒀던 원곡의 틀을 거의 변형하지 않고 악기, 보컬 부분에만 작은 변화를 가미한 것이다. 요즘 트렌드를 대거 수용한 파격적인 리메이크를 기대했던 이들에겐 아쉬울 수 있겠지만 원곡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특히 카라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있는 팬들에겐 가장 환영할 만한 방식의 접근이다.

두 손을 하늘 높이 들어 흔드는 카라 특유의 시그니처 안무 역시 리센느 버전에서 그대로 만날 수 있다. "Girl Pretty Girl Pretty Girl / 그냥 되진 않는 거죠 난 / Beautiful Girl Beautiful Girl / Yeah Yeah"로 이어지는 후렴구가 주는 벅찬 감동은 19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울림을 전한다.

카라와 리센느의 평행이론

 리메이크 싱글 'Pretty Girl'을 발표한 리센느
리메이크 싱글 'Pretty Girl'을 발표한 리센느더뮤즈엔터테인먼트

공개 직후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음원 발매에 앞서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에는 3만 명이 넘는 실시간 시청자가 몰렸고, 멜론을 비롯한 주요 음원 순위에선 기존 발표곡들인 'Love Attack', 'Deja Vu' 등과의 동반 상승세에 힘입어 단숨에 상위권 진입까지 이뤄냈다. 그간 "역주행 아이콘"으로 불렸던 리센느가 이제는 발매 즉시 주목받는 "정주행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카라와 리센느는 여러 측면에서 평행이론 같은 동질성이 엿보이는 팀이기도 하다. 5인조 조합, 예능을 통해 뒤늦게 인지도와 인기 확보, 그리고 각종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당당함이 그렇다.

"안된다는 맘은 no no no no,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누구라도 될 수 있죠 난" 등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노랫말은 19년 전 카라와 그들을 응원하던 '카밀리아'에겐 굳건한 응원가와 같은 존재였다. 이제 시간이 흘러 리센느와 리마인(팬덤)에게도 'Pretty Girl'은 비슷한 역할을 담당해 준다.

리센느는 이에 좋은 음악으로 다시 한번 케이팝 팬들의 선택을 이끌어냈다. 각종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재미난 예능감 못잖게 당찬 모습을 내세우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리센느는 이제 자신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케이팝 명곡을 앞세우고 "당당하게 걷기"를 몸소 실천하기 시작했다. '거제 야호'만이 이들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Pretty Girl'을 통해 확실하게 증명해 보인 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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