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해외 소개에 앞장섰던 토니 레인즈 별세

영국의 평론가 토니 레인즈, 8일 별세… 향년 78세

 다큐 <토니 레인즈와 한국영화 25년>에 나온 토니 레인즈
다큐 <토니 레인즈와 한국영화 25년>에 나온 토니 레인즈 서원태

한국영화를 해외에 소개하는데 앞장섰던 영국의 평론가 토니 레인즈가 8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해외 영화계 인사들은 8일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 토니 레인즈 소식을 전하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영화계 인사들은 '자택 계단에서 낙상사고를 당한 후 회복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1948년생인 토니 레인즈는 영국의 작가이자 저명한 평론가로 부산영화제 창설을 도왔으며 장선우 감독을 비롯해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중국의 5세대 감독들을 처음으로 서구권 영화계에 소개한 동아시아 영화 전문가였다.

1970년대부터 영국영화협회(BFI)의 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1988년부터 2006년까지 밴쿠버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아시아영화를 총괄했다.

1980년대 영국 TV에서 중국 감독들의 영화와 전기를 소개하기도 했고, 해외에서 개봉되는 수많은 한국과 일본, 홍콩 영화의 영어 자막 번역가로도 활동했다.

해외영화제 등을 통해 한국영화인들과 교류해왔고, 특히 1988년 베를린영화제에 한국 영화운동 진영의 단편이 소개될 때도 상영에 참석해 관심을 보였고 해외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 실험영화의 거장 한옥희 감독은 "당시 토니 레인즈의 요청으로 영화제에 참석했던 감독과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6년 부산영화제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서병수 시장을 비판한 토니 레인즈
2016년 부산영화제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서병수 시장을 비판한 토니 레인즈부산영화제 제공

토니 레인즈와 한국영화의 접점에는 부산영화제가 자리한다. 1996년 부산영화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그는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김동호 전 이사장은 저서에서 "토니 레인즈는 한국 영화인들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의 골격을 짰고, 국제영화제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전혀 없었던 부산시 공무원들을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 상영 이후 촉발된 부산영화제 사태 때는 공개석상에서 당시 부산시장을 향해 거친 언어로 맹공을 가하며 어처구니없는 상영의 자유 억압에 항의하기도 했다.

토니 레인즈는 2001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 장선우 변주곡 (The Jang Sun-Woo Variations) >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는 등 한국영화와 감독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2012년에는 서원태 감독이 부산영화제에서 <토니 레인즈와 한국영화 25년> 다큐를 선보였다. 이 다큐는 장선우, 이창동,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지난 25년간 그와 인연을 맺어온 영화인들의 기억으로 한국과 한국영화에 대한 토니 레인즈의 각별했던 모습을 담았다.

토니 레인즈는 2013년에 김동호 전 이사장의 첫 단편 연출작 <주리 JURY>에 심사위원 역할로 출연했고, 국내 영화제 심사위원 등으로 참여하는 등 한국 영화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3년 <주리>에 출연한 토니 레인즈
2013년 <주리>에 출연한 토니 레인즈엣나인필름
토니레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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