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란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이집트의 16강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위기에 빠진 조국 아르헨티나를 구했다. 아르헨티나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메시의 활약을 앞세워 이집트를 물리치고,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아르헨티나는 8일 오전 1시(아래 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집트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오는 12일 스위스-콜롬비아 승자와 미국 캔사스 시티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치른다.
[전반전] 메시의 페널티킥 실축...선제골 넣은 이집트
아르헨티나는 4-1-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훌리안 알바레스-리오넬 메시가 전방 투톱으로 구성된 가운데, 알렉시스 마칼리스테르-엔소 페르난데스-로드리고 데 폴이 자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레안드로 파라데스가 포백 위에 포진했다. 수비는 니콜라 탈리아피코-리산드로 마르티네스-크리스티안 로메로-나우엘 몰리나, 골키퍼 장갑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꼈다.
이집트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모스타파 지코-모하메드 살라가 전방에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에맘 아슈르-마르완 아테아-모하나드 라신-하이셈 하산으로 구성됐고, 포백은 카림 하페즈-라미 라비아-야세르 이브라힘-모하메드 하니, 골문은 모스타파 쇼베이르가 지켰다.
아르헨티나가 무난하게 주도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이집트는 많은 활동량과 에너지 레벨로 아르헨티나에 저항했다. 이변의 서막을 알린 것은 전반 15분이었다. 오른쪽에서 아티아가 띄워준 얼리 크로스를 이브라힘이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따라붙을 기회를 잡았다. 전반 18분 탈리아피코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하산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전반 20분 키커로 나선 메시의 페널티킥은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고, 쇼베이르 골키퍼가 완벽하게 쳐냈다.
아르헨티나는 동점골을 넣기 위해 파상 공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집트 쇼베이르 골키퍼는 멋진 선방쇼를 연달아 연출했다. 전반 27분 데 폴의 크로스에 이은 마칼리스테르의 헤더를 몸을 날려 막아냈고, 1분 뒤 엔소 페르난데스의 슈팅도 선방했다. 전반 30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메시의 왼발킥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전반 38분에는 왼쪽에서 탈리아피코의 크로스에 이은 알바레스의 논스톱 슈팅이 골문으로 향했지만 쇼베이르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나왔다. 이집트는 집중력 있는 수비를 선보이며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끝에 전반전을 마감했다.
[후반전] 대역전 드라마 써낸 아르헨티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슈르 대신 함디 파티가 들어갔다. 후반에도 아르헨티나가 이집트 진영에서 공을 소유하며 공격하는 흐름으로 전개됐다. 후반 1분 메시가 밀어주고 데폴이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집트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 듯 보였다. 후반 13분 역습 상황에서 하산이 엄청난 드리블로 2명을 제치며 전진했고, 살라의 패스를 받은 지코의 득점이 연결됐다. 하지만 앞선 상황에서 아티야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디딤발을 밟은 게 VAR 판독 끝에 적발되면서 득점이 무효화됐다.
후반 21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탈리아피코, 데 폴 대신 니코 곤살레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집트는 또 다시 카운터 어택으로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렸다. 후반 22분 살라의 전진 드리블 이후 하산에게 패스했다. 하산이 오른쪽 돌파에 성공하며 낮게 크로스했고, 쇄도하던 지코가 마무리지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28분 몰리나 대신 곤살로 몬티엘, 이집트는 하산 대신 트레제게를 넣었다. 아르헨티나가 기대해볼 요소는 역시 메시였다. 후반 34분 오른쪽에서 메시가 올린 얼리 크로스를 로메로가 헤더골로 매듭지으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이집트는 후반 35분 지코 대신 오마르 마르무시를 투입하며 살라의 파트너를 바꿨다. 1골차로 따라붙은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활기를 띠었다. 후반 36분 메시는 엄청난 드리블 돌파로 컷백을 시도했지만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헤더가 바운드되며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그러나 후반 39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슈팅이 수비를 맞고 흘러나오자 몰리나가 터치하며 뒤로 내줬다. 이때 빠르게 달려들던 메시의 왼발슛이 골대 상단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아르헨티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7분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역습 상황에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오른쪽 크로스를 엔소 페르난데스의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50분 알바레스, 로메로 대신 파쿤도 메디나, 니콜라스 오타멘디를 넣으며 수비 숫자를 늘리는 선택을 했다. 아르헨티나는 수비에만 전념하지 않고, 전방 압박을 가하며 이집트의 전진을 제어했다. 결국 아르헨티나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5경기 8골' 메시, 대회 득점 단독 선두
이집트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다 우승(7회)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로 군림해왔으나 월드컵에서는 유독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세기 월드컵 본선 진출은 1934년과 1990년 두 차례가 전부였다. 8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8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당시 살라가 부상을 안고 대회에 출전한 탓에 3전 전패로 허무하게 탈락했다. 8년 만에 다시 월드컵에 나선 이집트는 30대 중반이 된 살라를 앞세워 통산 1승 이상을 목표로 세웠다.
이집트는 레전드 출신 호삼 하산 감독의 지도력 아래 탄탄한 조직력으로 벨기에와의 1차전을 무승부로 이끌어냈다. 뉴질랜드와의 2차전에서는 3-1로 승리하며, 감격의 월드컵 첫 승을 신고했다. 마지막 이란과 1-1로 비긴 이집트는 G조 2위로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32강전에서는 호주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생존 본능을 발휘했다.
아르헨티나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2021년과 2024년 코파 아메리카를 포함, 메이저대회에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무난하게 3전 전승을 거두며, 32강에 올랐다. 그런데 언더독 카보베르데를 맞아 크게 고전했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3-2로 승리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우승후보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메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의 압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메시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 앞선 4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역대 월드컵 통산 득점 20골 고지를 가장 먼저 돌파한 선수가 됐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16강 이집트전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믿었던 메시가 후반 중반까지 잠잠했다. 특히 전반 초반 찾아온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이 뼈아팠다. 월드컵 통산 8번의 페널티킥 시도 중 무려 4차례 실축했다.
하지만 메시는 자신의 실수를 모두 만회했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 34분 로메로의 첫 골을 어시스트했다. 5분 뒤에는 골에도 직접 참여하며 1골 1도움을 올렸다. 8골로 대회 득점 단독 선두이자, 통산 득점은 21골로 늘렸다.
메시가 살아나자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확실한 동력을 얻었다. 후반 추가 시간 엔소 페르난데스의 역전골까지 터지면서 완벽한 서사를 만들어냈다. 카보베르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3-2 승리를 일궈낸 아르헨티나는 메이저대회 4연패를 향한 도전을 이어나가게 됐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
(애틀랜타 스타디움, 미국 애틀란타 - 2026년 7월 8일)
아르헨티나 3 - 로메로(도움:메시) 79' 메시(도움:몰리나) 83' 엔소 페르난데스(도움:라우타로 마르티네스 ) 92+'
이집트 2 - 이브라힘(도움:아티아) 15' 지코(도움:하산)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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