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노 결승골' 스페인, 포르투갈 꺾고 16년 만에 월드컵 8강 진출

[2026 FIFA 월드컵] 스페인, 16강서 '이베리아 라이벌' 포르투갈에 1-0 승리

 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16강전에서 스페인의 미켈 메리노 선수가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16강전에서 스페인의 미켈 메리노 선수가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무적함대' 스페인이 16년 만에 월드컵 8강 무대를 밟는다. 교체 투입된 미켈 메리노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이베리아 라이벌 포르투갈을 침몰시켰다.

스페인은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미켈 메리노의 극장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우승을 차지했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무려 16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 차례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과 두 번의 16강 탈락을 겪었던 스페인은 마침내 길었던 토너먼트 부진의 사슬을 끊어냈다.

경기 막판 터진 결승골... 데 라 푸엔테 감독 용병술 통했다

포르투갈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골문은 디오구 코스타가 지켰다. 누누 멘데스-헤나투 베이가-후벵 디아스-주앙 칸셀루가 포백을 구축했고, 브루누 페르난데스-비티냐-주앙 네베스가 중원을 구성했다. 주앙 펠릭스-크리스티아누 호날두-페드루 네투가 스리톱으로 나섰다.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골키퍼 장갑은 우나이 시몬이 꼈다. 마르크 쿠쿠레야-아이메릭 라포르트-파우 쿠바르시-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구성했고, 페드리-로드리-다니 올모가 중원을 구성했다. 최전방에는 알렉스 바에나-미켈 오야르사발-라민 야말이 섰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스페인이 쥐었다. 전반 8분 올모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아 수비 뒷공간을 허문 오야르사발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으나, 왼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스페인의 공세는 매서웠다. 전반 16분 로드리의 전진 패스를 받은 야말의 슈팅이 디오구 코스타 골키퍼에게 막혔고, 흘러나온 공을 잡은 바에나의 감아차기 슈팅마저 코스타가 몸을 날려 쳐냈다. 전반 26분에도 바에나가 다시 한번 위협적인 감아차기로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코스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초반 스페인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던 흐름은 시간이 흐를수록 팽팽한 공방전 양상으로 변해갔다. 포르투갈 역시 날카로운 반격으로 스페인의 골문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반 38분 측면 깊숙한 위치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펠릭스가 머리로 떨어뜨렸고, 호날두가 몸을 뻗어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시몬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기세를 탄 포르투갈은 전반 41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이어받은 누누 멘데스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수비 몸에 맞고 굴절된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후반 초반에는 양 팀 모두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팽팽한 탐색전을 이어갔다. 그러던 후반 9분 포르투갈에 치명적인 악재가 발생했다. 경기 내내 왼쪽 측면에서 야말을 완벽히 봉쇄하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던 멘데스가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났고, 세메두가 교체 투입됐다.

멘데스의 부상 이탈 이후 경기 흐름은 급격히 스페인 쪽으로 기울었다. 포르투갈이 중원에서 적절한 전술적 대응을 보여주지 못한 사이, 스페인은 중원 장악력을 높이며 다시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후반 15분 페드리의 페널티 아크 정면 슈팅은 수비 몸에 맞고 벗어났고, 후반 19분 바에나의 슈팅 역시 코스타 골키퍼에게 막혔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직후, 포르투갈은 칸셀루와 펠릭스를 빼고 디오구 달로와 하파엘 레앙을 동시에 투입하며 먼저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양 팀의 공방전은 더욱 뜨거워졌다.

후반 27분 야말의 예리한 프리킥을 코스타 골키퍼가 쳐내며 스페인이 기세를 올렸다. 포르투갈도 후반 30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맞받았으나 아쉽게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33분에는 올모의 위협적인 터닝 슈팅을 포르투갈의 디아스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스페인 역시 올모와 페드리를 빼고 파비안 루이스와 미켈 메리노를 투입하며 미드필더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깨뜨린 것은 스페인의 용병술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스페인의 빠른 패스 워크가 포르투갈의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페란 토레스가 찔러준 정교한 패스를 향해 문전으로 침투하던 메리노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극적인 선제골을 터뜨렸다. 교체 투입된 두 선수의 합작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포르투갈은 마지막 총공세를 펼쳤다. 후반 추가시간 6분 베르나르두 실바의 감각적인 헤더 슈팅이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났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9분에는 디오구 코스타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배수의 진을 쳤다. 마지막 프리킥 상황에서 네베스가 머리에 맞추는 데 성공했으나 골문을 외면했고, 그대로 종료 휘슬이 울리며 치열했던 경기는 스페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16년의 암흑기 깬 스페인, 승부 가른 '벤치의 힘'

스페인에 너무나도 길었던 16년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 이후 조별리그 탈락과 두 번의 16강 탈락을 겪었던 '무적함대'는 마침내 잔혹했던 토너먼트 잔혹사를 끊어냈다.

이번에도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스페인은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짧고 빠른 패스를 앞세워 주도권을 틀어쥐었고, 중원과 측면을 흔들며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우세한 흐름에 비해 정작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마침표를 찍어줄 최전방의 결정력이 부족해 오랜 시간 고전해야 했다. 선발로 나선 오야르사발은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누가 골을 넣을 것인가'라는 숙제를 남겼다.

포르투갈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최전방의 침묵은 더욱 뼈아팠다. 주장 호날두는 스페인 수비진 사이에서 고립되는 시간이 길었고, 전방 압박이나 연계 과정에서도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반 내내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던 누누 멘데스의 부상 이탈은 포르투갈에 치명타였다. 수비진을 급히 재편하는 과정에서 왼쪽 측면의 기동력을 잃었고, 이는 경기 주도권이 다시 스페인 쪽으로 완벽히 기울게 된 결정적인 분기점이 됐다.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벤치의 용병술이었다. 스페인은 공격이 풀리지 않자 과감한 교체 카드로 미드필더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발 공격진이 끝내 해결하지 못한 경기를 교체 투입된 조커들이 합작품으로 마무리하며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욱 값진 승리를 거둔 스페인은, 이제 길었던 암흑기를 넘어 16년 만의 다시 한번 정상 향해 닻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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