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부모의 첫 성교육>의 심예원 CP(우)와 최홍석 PD(좌)
EBS 홍보부
- 방송 시간이 월요일 밤 10시 50분이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심: "저희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와 VCR 인서트가 몇 개 들어가는 종합 구성인데, 솔직히 이런 프로그램은 연령 등급을 따로 매기지 않아요. 그래서 고민이 됐던 게, 아까 최 팀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유치원부터 초등 고학년까지가 메인 시청 대상이고 그 부모님들이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인 톤은 밝고 건강하고 쾌활하게 가져가지만, 내용상 성과 관련해서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들도 있어요. 그런 걸 10시 이전에 방송하면 성 관련 얘기를 불편해 하는 시청자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편성팀과 고민한 끝에 10시 이후가 좋겠다고 판단해서 10시 50분으로 편성했습니다."
- 제목이 '부모의 첫 성교육'인데요. 제목을 이렇게 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최: "제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희가 만들었던 파일럿 프로그램은 부제가 '부모의 첫 성교육'이고 메인 타이틀이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였거든요. 그런데 그걸 그대로 메인 타이틀로 쓰긴 어려워서 후보를 한 20개 정도 뽑았어요. '성스러운 학부모회', '성스러운 부모 클럽' 같은 것들이요. 근데 '부모의 성교육'이라고 했을 때 어떤 프로그램인지 딱 보이는 제목이 그것만 한 게 없더라고요. '부모'와 '성교육'이라는 단어는 꼭 가져가고 싶었던 것도 컸고요."
심: "'부모의 첫'도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요즘은 아이를 한둘만 낳으니까, 처음 부모가 된 만큼 잘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정작 엄마 아빠 세대는 이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아이에게 첫 성교육 선생님인 부모가 지지자이자 친구가 되고 싶다는 의도를 담아서 '첫 성교육'이라는 말을 넣었어요. '처음'이라는 말도, 어떻게 보면 부모는 다 처음이고 서툴다는 의미를 담은 거고요."
- 출연자 섭외는 어땠나요?
최: "저희 프로그램 내용을 들으면 다들 관심을 보이세요. 다만 걸리는 부분은 자녀 나이가 맞는지, 그리고 아이템에 따라 부끄러움을 타는 남녀 차이가 있다는 거예요.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땐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지금까지 출연해 주신 분들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어요. 이지혜씨는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꼭 하고 싶다고 하셨고, 샘 해밍턴씨도 이런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고 해주셨어요. 다만 패널 섭외에서는 스케줄 때문에 못 나오시는 분들이 꽤 있는 편이에요."
- 아이템은 어떻게 골라요?
최: "저희 아이템은 기획 초기부터 전문가분들께 자문받아서 예상 아이템을 미리 뽑아놓고 시작했어요. 중간에 반응을 보면서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데, 큰 틀은 초기부터 정해져 있었던 거죠."
심: "물론 성과 관련된 내용이 많지만, '여자답다 남자답다는 게 뭐냐' 같은 주제도 있고, 아이들 사생활을 어디까지 지켜줘야 하는지도 다뤄요. 아이가 크면서 부모가 아무리 예뻐해도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자기 사생활과 친구들, 자기만의 사회가 생기잖아요. 그런데 한국 부모들이 이 부분에 유독 약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하고요. 요즘 가장 심각한 건 아이들이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일찍 접하면서 문제 있는 성인 콘텐츠를 거름망 없이 쉽게 접하는 세상이 됐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성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많이 접하는데, 정작 부모는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 녹화할 때 스튜디오 분위기는 어때요?
최: "굉장히 밝아요. 출연자들 이야기에 스태프들이 촬영하다가 웃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정도예요."
심: "저도 웃으면 안 되는데 웃게 되더라고요. 방송은 55분 편성이라 실제로는 50분이 채 안 되는데, 녹화는 2시간 반 정도 해요. 얘기가 세게 나와서 '이거 방송 나가도 되나' 싶은 부분은 편집으로 조정하기도 하고요. 녹화 시작 전에 담당 PD들이 새로운 패널과 출연자들께 인사시키면서 밝고 건강한 프로그램이니 편하게 얘기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시작해요. 그래서 흐름이나 분위기는 좋아요. 큰 문제가 없으면 끊지 않고 편하게 진행하고, 나중에 편집으로 필요한 부분만 쓰기 때문에 방송을 보시면 그런 분위기가 잘 전달될 거예요."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편견 깨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BS <부모의 첫 성교육>의 심예원 CP)좌)와 최홍석 PD(우)EBS 홍보부
- 관찰 카메라를 보며 토크 하는 부분도 있잖아요(기자주- 예를 들어 아이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부모 동의 하에 집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본다).
최: "힘든 부분이 있어요. 섭외부터 본인의 내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저희 촬영팀이 직접 가서 찍는 경우도 있고, 셀프 카메라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관찰 카메라는 셀프캠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더 자연스럽고 디테일한 내용이 많이 나오거든요."
- 섭외는 어떻게 하나요?
최: "모집 공고를 올릴 때도 있고, 요즘은 인스타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 카메라에 거부감 없어 보이는 분들께 직접 DM을 보내 섭외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심: "아이들 출연 부분이 과격하거나 이상한 내용은 전혀 아니에요. 다만 성이나 성장에 관한 얘기다 보니, 정규 편성이 시작될 때부터 팀장님과 함께 부모님들께 모든 동의서를 꼭 받고 있어요. 아이들이 해서는 안 될 얘기를 하는 경우는 전혀 없고, 전체적으로 밝고 아이들 수준에 맞는 얘기만 다뤄요. 하지만 일반 유아·어린이 프로그램과는 다르고 부모님 출연도 많다 보니 설명드리고 동의서를 받는 절차를 꼭 거칩니다. 그런 인서트 부분에서 아이들과 부모님 생각의 차이, 아이들의 엉뚱함이나 고민이 오히려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 촬영이 쉽지는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어요. AI도 활용하고, 야외 촬영이나 몰래카메라 형식, 집에서 촬영하는 방식도 시도하면서 스튜디오의 단조로움을 인서트 기법으로 보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 제작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최: "저도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았잖아요. 그래서 저 역시 몰랐던 얘기들이나 머리를 딱 때리는 내용들이 있어요. 남자답다는 것, 성인식 관련된 얘기들을 저도 계속 배우고 있고,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편견들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여성분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면 할수록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심: "저도 그렇고 최 팀장님도 그렇고 EBS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어요. EBS는 <다큐프라임> 같은 좋은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세계테마기행>이나 <한국기행>, <극한직업> 같은 교양물도 많이 해왔는데, 오래간만에 스튜디오 토크쇼를 시도했고 파일럿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정규 편성까지 됐어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EBS가 이런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이면서도 다른 채널에서 보기 힘든 토크쇼를 앞으로도 잘 만들어갔으면 해요. 이 프로그램이 그 문을 여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장르로 채널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심: "저희 프로그램이 중반 이상 왔고, 방송은 8월까지 남아 있어요. 우선 남은 방송을 잘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고요. 티빙 같은 OTT 채널에도 이번에 탑재됐고, 연말에는 큰 출판사와 책도 내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님이나 아이들이 성장과 관련된 고민들을 자연스럽고 편하게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면 좋겠어요. 막연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부모들에게 좋은 바이블이나 가이드북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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