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울다가 씨익 웃다가... 이 공연에서는 둘 다 됩니다

[현장] 와우산레코드의 브랜드 공연 '울다가 웃으면 - 토크 콘서트'

"자주 웃는 것도 참 좋은 일인데요, 울고 싶을 때 자주 우는 것도 되게 우리 삶에 유익하고 좋은 일 아닌가 싶어요. 우는 것도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고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 요조

마음껏 울어도 또 웃어도 된다는 공연이 열렸다. 일곱 명의 가수가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중간중간 미리 관객에게 받은 사연을 읽는다. 어려운 시간을 고백하는 관객의 이야기에 눈물을 훔치고, 학교에서 고백받고 돌아온 아들이 "사랑이 문제야"라고 했다는 사연에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는다.

슬프고 기쁜 마음들

 마음껏 울어도 또 웃어도 되는 공연, '울다가 웃으면 - 토크 콘서트'.
마음껏 울어도 또 웃어도 되는 공연, '울다가 웃으면 - 토크 콘서트'.신나리

지난 4~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열린 와우산레코드의 브랜드 공연 '울다가 웃으면 - 토크 콘서트'는 슬프고 기쁜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도 되는 현장이었다. 와우산레코드는 '수고했어 오늘도'를 비롯해 다정한 음악을 만드는 옥상달빛 멤버 김윤주가 맑고 순수한 노래를 만드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음악하려 만든 소속사다.

지난해에 이어 소속사 식구들과 두 번째 연 토크 콘서트는 말 그대로 음악 공연과 이야기를 결합한 공연이다. '울다가'팀(강아솔·루카 마이너Luca minor·썬더릴리Sun The Lily)과 '웃다가'팀(옥상달빛·요조·장들레)으로 나누어 각각의 감정에 부합하는 사연을 소개한다. 아티스트들 역시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공감하고, 사연에 어울리는 노래를 편곡해 부르기에 라디오 공개방송 같기도 하다.

200여 석을 꽉 채운 관객의 손에는 주최 측에서 나누어 준 웃는 얼굴과 우는 얼굴이 그려진 부채가 하나씩 들려있다. 사연과 음악을 듣는 관객의 감정도 마음껏 표현하라는, 이 공간에서는 그래도 괜찮다는 마음을 담은 부채다.

최근 '좋아해'를 리메이크해 발매한 가수 요조가 더 달콤해진 목소리로 "여전히 널 좋아해"를 부르며 무대가 시작됐다. 이어 루카 마이너가 '라 비타에벨라 La vita è bella'로 '우리가 사랑을 굳게 믿고, 사랑에 대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인생은 아름답다'고 속삭였다.

이어 무대 위 아티스트 중 한 명이 익명으로 보낸 사연이 소개됐다. 시력이 나빠 수영장에서 자신을 알아봐 준 팬에게 감사를 전하려 노력했던 에피소드가 전해지자 다른 아티스트들도 주민센터, 병원 등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팬을 만났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만난 팬이 고맙고 동시에 민망했다는 고백에 상대방을 혼자 알아보지 못해 미안하고 민망했던 내 기억이 겹쳤다. 꼭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경험인지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얼굴 곳곳에 미소가 지어졌다.

"너는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

 ‘와우산레코드’ 식구들.
‘와우산레코드’ 식구들.신나리

어려운 시기를 지난다는 관객의 고백도 마찬가지다. 삶이 재미없어진 사람처럼 지쳐 보이는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함께 공연을 보러 온 관객, 수개월째 이유 없이 무기력을 느끼고 있다는 관객의 고백에 무대 위 아티스트 중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않았다. 사연을 소개한 가수 요조는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이야기인양 듣다 이내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있었다.

가수 강아솔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시인 안미옥님의 시구절을 들려드리고 싶다"라며 "그래도 너는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공연 내내 진행을 도맡은 김윤주는 "미처 소개하지 못한 사연 중에서 슬프고 힘든 이야기들도 많았다. 아마 유독 어려운 시기를 겪는 분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분들에게 잠깐이라도 이 공연이 쉼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무언가를 보고 있기에 어떤 사람들은 더 마음이 잘 무너지는 것 같다"고 위로했다.

"서로 멀리 살게 되더라도
자주 연락하지 못하더라도
친구야 문득 네가 생각날 때면
함께한 여러 날들 떠올릴게" - 다 고마워지는 밤 (강아솔)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우는 시간은 두 시간여 이어졌다. 요조는 '동경소녀'를, 장들레는 '피앙세'를 썬더릴리는 'Sunday Best'를 강아솔은 '다 고마워지는 밤' 등 을 불렀다. 이 무대에서 노래는 혼자 불리지 않았다. '와우산레코드'의 아티스트는 모두 누군가의 곡에 키보드, 리코더 반주를 하거나 코러스를 하며 각자의 곡을 모두의 노래로 만들었다.

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듣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마이크를 쥔 누군가 말을 시작하면 모두 그 한사람에게 집중한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다가 "눈물이 많다"고 놀리기도 한다. 오랜 친구들이 모여 자기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들려주는데, 자기만의 음악을 하지만 묘하게 결이 비슷하다. 서로의 음악을 또 서로를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게 관객석에도 전해진다. 관객들마저 요란하지 않게 슬픈 멜로디에는 숨을 죽이고 다정한 노랫말에는 입장 전 받은 부채에 그려진 '웃음'을 들고 조용히 응원한다.

"즐거웠어요 행복했어요 정말 고마운 게 많아요
힘들었어요 숨이 찼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 우리들의 칸타타 (Feat. 옥상달빛, 요조, 강아솔, 장들레, Luca minor, Sun the lily)

'와우산레코드' 식구들이 함께 마지막 곡을 불렀다.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그 마음이 전하는 감정을 속이지 않기를 바라는 위로가 전해진다. 친구와 가족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 왔던 관객들이 미소를 품은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와우산레코드 옥상달빛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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