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가요계를 대표하는 특별한 무대가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최근 KBS는 추석 특집 '2026 KBS 한가위 대기획,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 의 방청 신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오는 8월 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며, 데뷔 40주년을 맞은 이승철의 음악 인생을 총망라하는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KBS의 명절 특집은 과거 나훈아와 조용필 등 한 시대를 대표한 국민 가수들이 장식해 온 상징적인 무대다.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온 가족이 세대를 아우르며 함께 즐기는 명절의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런 만큼 그 바통을 이어받은 이승철의 이번 공연은 '라이브의 황제' 의 40년 음악 인생을 총망라하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이 뜻깊은 40주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올해 이승철과 나란히 데뷔 4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록의 자존심 부활이다.
공교롭게도 두 거장이 같은 해 40주년을 맞아 각자의 자리에서 기념 무대를 펼친다. 1980~90년대 가요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이승철과 부활은 한때 하나의 팀이었다.
▲한국 록 발라드의 전설, 1986년 발매된 부활의 역사적인 데뷔 앨범 (필자 개인 소장)
최호림
갈등과 소원함을 넘어
두 사람의 인연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승철은 부활의 초창기 리드보컬로 김태원에게 발탁되어 앨범에 참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1988년 팀을 떠났고, 이후 오랜 시간 리더 김태원과의 관계도 소원했다. 서로에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하면서 한동안 두 사람이 다시 함께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이후 부활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부활 정규 8집의 타이틀곡 '네버 엔딩 스토리 Never Ending Story' 기폭제가 됐다. 이 노래만큼은 초창기 리드보컬 이승철의 목소리로 완성하고 싶었던 김태원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이승철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약 15년 만에 성사된 재회였다.
김태원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이승철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만나 탄생한 이 노래는 한국 록 발라드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는 대중음악사에 남을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되며 부활에게는 제2 전성기를 이끈 대표곡이 되었고, 이승철에게도 또 하나의 인생곡으로 남았다.
여러 후배가수가 리메이크하기도 했고 특히 2025년에는 아이유가 <꽃갈피 셋>에 'Never Ending Story'를 수록하며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기성세대의 추억을 넘어 젊은 세대에게도 새로운 감성으로 다가가며,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명곡의 생명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40년을 걸어온 두 거장의 서로 다른 무대
이승철이 대형 명절 특집 무대를 통해 자신의 40년 음악 인생을 돌아본다면, 부활은 지난 3월 정규 14집 '웨어 이즈 히어(Where Is Here) Part-1' 를 발표하며 데뷔 40주년의 의미를 깊게 새겼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국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부활의 새 앨범에는 특히 한국 대중음악사의 또 다른 거장, 고(故) 신해철을 향한 특별한 헌정의 마음이 담겨 눈길을 끈다.
생전 "김태원은 나의 스승"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던 신해철은 과거 밴드 넥스트(N.EX.T)로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1996년 어느 날 "부활 헌정 앨범을 만들자"라며 직접 김태원을 찾아갔을 만큼 부활의 팬이었다. 이번 앨범에는 신해철이 생전 아꼈던 부활 2집 수록곡 '천국에서'에 과거 그가 남긴 목소리를 입히고, 그 위로 현재 부활 멤버들이 정성 어린 연주를 더 해 완성한 헌정곡 '천국에서'를 새 앨범에 수록했다.
과거의 숨결과 현재의 연주가 시공간을 초월해 만난 이 곡은, 한국 록의 위대한 역사가 결코 멈추지 않고 영원히 이어지는 '네버엔딩 스토리'가 되었다는 걸 보여준다.
▲부활 1집 LP에 담긴 앳된 리드보컬 이승철(우측 상단)의 모습과 빛바랜 속지 (개인 소장최호림
한때 같은 무대에서 뮤지션으로서의 꿈을 키우며 출발했던 부활과 이승철.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갈등과 화해, 그리고 각자의 음악 인생길에서 거둔 눈부신 성공을 거쳐 이제 두 전설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데뷔 4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정점을 지나고 있다.
비록 이들이 한 팀으로 함께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름을 하나의 운명처럼 꽁꽁 묶어준 부활과 이승철의 음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되어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남긴 위대한 발자취를 가장 또렷하게 증명해 내며 세대를 넘어 대중의 사랑을 이어가는 이들 덕분에, 지금도 세계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케이팝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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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처럼 뇌경색이 찾아왔습니다. 재활병원 병상에서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며 세상과의 대화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투병 3년, 100편이 넘는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게재하며 오늘도 사람과 삶, 희망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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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주년, 부활·이승철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