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하나 그렸을 뿐인데...먹방 생태계 파괴자 된 양세찬

[리뷰] 유튜브 웹예능 '쑥쑥'의 <모먹티비>

 채널 쑥쑥 '모먹티비'
채널 쑥쑥 '모먹티비'안테나플러스

최근 먹방 예능 생태계를 파괴하는(?) 유튜브 웹예능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 주인공은 채널 '쑥쑥'(제작 안테나 플러스)이 지난 2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모먹티비>다. 인기 토크 웹예능 <핑계고>를 운영 중인 '뜬뜬'의 자매 채널이면서 개그맨 양세찬을 내세운 쑥쑥은 그동안 기획 회의, 토론 등 다양한 형태의 영상 콘텐츠로 착실하게 성장해온 유튜브 채널로 손꼽힌다.

그런데 양세찬의 인생 캐릭터로 통하는 모지리를 등장시킨 시리즈 중심으로 방향성을 확립하자 기대 이상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간헐적으로 진행했던 모지리 먹방 콘텐츠를 매주 고정 편성 형태로 가져오면서, 캐릭터 콘셉트와 토크 예능의 틀을 단단하게 마련하기 시작했다.

박보영, 이광수, 차태현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은 물론이고 최예나, 라이즈, 미야오 등 대세 아이돌 가수에 이르는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식가 혹은 미식가와는 거리가 먼 '모지리'는 어떻게 신흥 먹방 강자로 떠오르게 된 것일까?

모지리 앞세운 먹방 시리즈
 채널 쑥쑥 '모먹티비'
채널 쑥쑥 '모먹티비'안테나플러스

tvN <코미디 빅리그> 시절 처음 등장했던 '모지리'는 지금도 많은 시청자들이 애정하는 양세찬의 대표 개그 캐릭터다. 매직으로 수염 하나를 그렸을 뿐인데도 특유의 허술하면서 엉뚱한 매력으로 큰 웃음을 안겼고, 2024년 '쑥쑥'을 통해 다시 부활했다. 당시에는 채널의 여러 콘텐츠 가운데 하나 정도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변화의 계기는 지난 1월 한강 야간 러닝 촬영이었다. 당시 게스트로 함께한 이광수가 즉흥적으로 언급한 '모지리 먹방 제안에 구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정식 콘텐츠로 만들어 달라는 댓글 요청이 이어졌고 2월 <모먹티비>라는 이름의 정규 시리즈가 탄생했다.

초기에는 두쫀쿠,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의 인기 메뉴 등을 양세찬 혼자 맛보는 1인극 형식이었다. 이후 정호영 셰프를 시작으로 다양한 초대손님들이 합류하면서 분장 개그 + 토크 예능의 성격이 가미됐다. 특히 지난 5월 공개된 12회 배우 박보영·이광수 편과 <코미디 빅리그> 시절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던 13회 장도연 편은 채널 쑥쑥과 <모먹티비>의 인기에 커다란 날개를 달아줬다.

망설임 없는 초대손님들의 분장 개그쇼
 채널 쑥쑥 '모먹티비'
채널 쑥쑥 '모먹티비'안테나플러스

신작 드라마 홍보를 위해 출연한 박보영과 이광수는 주저 없이 가발과 매직 수염 분장을 하고 '모지리' 세계관에 뛰어들었다. 촬영 도중 이른바 '현타'가 찾아온 두 사람의 어처구니 없는 표정, 그리고 불쑥 촬영장에 등장한 '뜬뜬'의 주인장 유재석과의 대치 상황 등은 결과적으로 550만 회 이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로 연결됐다.

많은 팬들이 기다려온 모지리와 장도연의 재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코미디 빅리그> 시절의 호흡을 자연스럽게 소환했다. 양세찬 특유의 허술하면서도 엉뚱한 코믹 연기는 게스트와의 대화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고, 자연스러운 케미는 <모먹티비>만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일련의 과정에서 음식은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자 도구로 활용될 뿐이다. 새로운 요리를 만날 때마다 이뤄지는 양세찬의 과장된 표정 연기와 예측 불허의 행동, 그리고 생활밀착형 애드리브는 예상치 못한 순간마다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매직으로 수염만 그렸을 뿐인데...
 채널 쑥쑥 '모먹티비'
채널 쑥쑥 '모먹티비'안테나플러스

모먹티비에서 활용되는 매직 수염은 상상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평소 우스꽝스러운 분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게스트들도 기꺼이 얼굴에 수염을 그리고 촬영에 임한다. 이를 통해 그들 역시 모지리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다. 민망함도 잊은 채, 초대손님들은 주인공인 모지리 이상으로 개그 욕심까지 발휘하는 등 웃음을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양세찬이 보여준 개그 내공은 〈모먹티비〉 인기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억지 웃음을 강요하지 않고 예능감이 부족한 초대손님의 숨겨진 재능을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공개 코미디와 버라이어티 예능을 통해 쌓아 올린 그의 능력이 '먹방'이라는 의외의 도구와 결합되면서 제대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많이 먹거나 유명 맛집을 찾는 미식 기행 같은 기존 먹방 예능의 틀에서 탈피한 발상의 전환은 결국 <모먹티비>의 깜짝 선전으로 이어졌다. 매주 "이번엔 뭘 만들까?" 고민하며 회의만 거듭하던 유튜브 채널이 '모지리'라는 강력한 캐릭터를 통해 독창적인 방향성을 확보하게 됐다. 경쟁 치열한 유튜브 생태계 속에서 비록 먼 길을 돌아오긴 했지만 자신들만의 색깔을 담은 콘텐츠에 힘입어 '쑥쑥'은 비로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쑥쑥 웹예능 모지리 모먹티비 양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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