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레몬이 아니네, 하츠투하츠의 청량한 반란

[리뷰] 하츠투하츠 미니2집 'Lemon Tang'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하츠투하츠(Hearts2Hearts)SM엔터테인먼트

지난 2월 싱글 'Rude!'로 상반기 돌풍을 일으켰던 8인조 그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카르멘-지우-유하-스텔라-주은-에이나-이안-예온)가 4개월여 만의 신작 음반 <Lemon Tang>(22일 발매)을 공개햇다.

'Rude!'를 비롯한 총 6개의 트랙을 담은 이번 미니2집은 팀 특유의 톡 쏘는 발랄함과 더불어 SM 선배 그룹들의 영향력을 음악 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그런 점에서 프로듀서 켄지(KENZIE) 특유의 통통 튀는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 동명 타이틀 곡 'Lemon Tang'은 각별히 눈여겨볼 만하다.

소녀시대 'The Party', f(x) 'Hot Summer', 레드벨벳 '빨간 맛'과 'Power Up' 등 이어지는 SM표 여름 노래의 계보를 자연스럽게 계승하면서도, 하츠투하츠만의 청량한 에너지와 신선한 감각으로 차별화를 이뤄냈다.

켄지표 청량 사운드의 완성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Lemon Tang' 뮤직비디오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Lemon Tang' 뮤직비디오SM엔터테인먼트

신보의 시작을 알리는 'Lemon Tang'은 새콤한 과일 'Lemon'과 톡 쏘는 맛과 향을 뜻하는 'Tang'을 조합해 제목을 만들었다. 혼자 있을 땐 레몬처럼 시고 날카롭지만 너와 만나면 새콤달콤한 매력의 '레몬 탱'이 완성된다는 독특한 감성의 가사만으로도 "켄지 작품이네!"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노랫말의 80~90%를 영어로 채워 넣는 요즘 흐름과는 다르게 'Lemon Tang'은 우리말 가사가 단단하게 허리를 지탱해준다. "좀 더 가까워졌지 / 몇 센티미터쯤 / 다 마신 유리잔 / 어색한 얼음처럼" 같은 문구에는 결코 영어 표현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미묘한 사랑의 감정과 느낌이 녹아 있다. 프로듀서 켄지의 예리한 판단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역동적인 베이스라인과 휘파람 선율로 채워진 인트로, 8명 멤버들의 목소리를 층층이 쌓아 올린 두터운 코러스, 중간에 재즈 리듬을 살짝 끼워 넣는 독특한 변주가 맞물리면서 'Lemon Tang'은 그 어떤 여름 과일보다 더한 시원함을 케이팝 팬들에게 선사한다.

소녀시대부터 레드벨벳까지...SM의 계승자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Lemon Tang' 뮤직비디오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Lemon Tang' 뮤직비디오SM엔터테인먼트

전체적으로 여름의 분위기를 강조한 음반인 만큼, 하츠투하츠의 신보를 접한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녀시대와 레드벨벳이 함께 언급된다. 청량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마린룩 스타일링 역시 대선배 소녀시대의 계보를 잇는 후배 그룹다운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화려한 신시사이저를 앞세운 3번 트랙 '처음투성이(Baby Step)'는 레드벨벳의 숨은 명곡 'Day 1'을 떠올리게 할 만큼 11년 전 특유의 감성을 지금의 분위기에 맞게 되살려냈다. 두 번째 트랙 '15-Love' 역시 레드벨벳 아이린과 조이의 음색을 연상시키는 순간들이 곳곳에 배치돼 SM 선배들이 다져놓은 음악적 토양 위에서 하츠투하츠가 자신들만의 색을 완성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음반 발표 직전 에스파의 '레모네이드'가 먼저 공개되면서, 연달아 '레몬'을 소재로 삼은 SM의 선택에 의구심을 드러낸 팬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물은 예상보다 훨씬 다른 방향이었다. 에스파가 '쇠콤달콤'이라는 표현처럼 강렬하고 중독적인 사운드를 내세웠다면, 하츠투하츠는 레몬의 상큼한 이미지를 재미나게 음악으로 풀어내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여름 노래의 세대 교체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하츠투하츠(Hearts2Hearts)SM엔터테인먼트

신곡 'Lemon Tang' 은 지금까지 8인조 그룹이 잘 해왔던 다채로운 매력의 총집합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썸머송'을 강조하면서 SM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이 곡 하나에 담아냈다. 동시에 귀를 즐겁게 하는 멤버들의 목소리와 세밀한 녹음 기법까지 어울어진 덕분에 'Lemon Tang'은 여름 노래의 세대 교체를 상징적으로 선언했다.

불과 1년여의 기간 동안 하츠투하츠는 매번 다른 색깔을 내세우면서 언제나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마냥 자신들의 것으로 100% 흡수해 착실한 성장을 이뤄냈다. 데뷔곡답지 않게 차분한 성격을 강조했던 'The Chase'를 필두로 1세대 케이팝 걸그룹의 감성을 녹인 'The Style'과 'Pretty Please', 그리고 현대적 감각의 'Focus'와 'Rude!'로 연결되는 일련의 작품들은 하츠투하츠가 새로운 케이팝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었다.

다인원 그룹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SM의 유구한 전통과 맞물리면서 8인조 그룹에게 확실하게 믿고 듣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안겨줬다. 이제 자신들의 디스코그래피에 'Lemon Tang'을 하나 더 추가한 하츠투하츠는 어느새 케이팝 역사에 새콤달콤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주인공으로 우뚝 올라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하츠투하츠 HEARTS2HE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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