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독립영화제 흥행, 5.18 영화 만든 딸 자랑스럽다는 아버지

[현장] 15회 광주독립영화제, 33편 상영작 중 월드프리미어 12편에 매진 상영 이어져

 15회 광주독립영화제 '위은경 배우전' 관객과의 대화
15회 광주독립영화제 '위은경 배우전' 관객과의 대화성하훈
 15회 광주독립영화제 <군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를 연출한 모현신 감독 부친의 딸 자랑에 모든 참석자들이 웃음을 지었다.
15회 광주독립영화제 <군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를 연출한 모현신 감독 부친의 딸 자랑에 모든 참석자들이 웃음을 지었다.성하훈

지난 27일 광주독립영화제에서 열린 '위은경 배우전'.

이날 상영의 주역인 위은경 배우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마무리 인사말을 건네면서 "고향 광주에서 가족들도 참석한 가운데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면서 울컥한 모습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상영작 중 위은경 배우가 연출과 출연을 겸한 <선희이모>는 광주독립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23일 폐막한 22회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고양이를 부탁해'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해 의미를 더했다. 공교롭게 수상 직후 바로 광주에서 상영돼 금의환향하는 모양새가 됐다.

같은 날 모현신 감독의 <군락> 상영도 비슷했다. 영화는 독재정권에 대항했던 5월 광주와 칠레를 소재로 국가폭력의 반복되는 구조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손을 든 한 관객은 자신이 감독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후 5.18 관련 영화를 만든 딸을 칭찬하며 자랑해 관객들의 웃음과 박수가 함께 터져 나왔다. 특히 그는 1980년 5월의 경험을 떠올리며 감독이 1980년생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5.18이 발생하던 때 태어난 딸이 광주의 기억을 담은 이야기를 연출한 데 대해 자부심이 가득해 보였다.

지난 26일 개막해 28일 폐막한 15회 광주독립영화제는 다른 지역 독립영화제에서는 보기 드문 정감 있는 분위기가 돋보였다. 광주 출신으로 상영 당일에 겹치는 일정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한 배우는 "나고 자란 고향에서의 (영화) 상영이 자랑스럽고, 언니와 형부가 상영을 보러 왔는데, 함께 자리하지 미안하다"는 말로 아쉬움을 전했다.

지역영화 선순환 구조, 광주영화 증가와 영화제 흥행

15회 광주독립영화제는 2022년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긴 이후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광주 독립영화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는 '광주영화'가 자리하고 있다. 2022년 11회를 기점으로 두드러진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됐다. 올해 상영작 33편 중 광주독립영화제를 통해 제작 후 처음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12편에 달하는 것만 봐도 광주독립영화제가 '광주영화'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감독이 만든 영화 외에 광주 출신 감독이나 배우가 참여한 영화까지 포함하면 전체 상영작의 60% 안팎을 광주영화가 차지할 정도다.

지역의 극단에서 활동하는 배우들도 독립영화제 출연하며 주목도를 높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15회 광주독립영화제를 찾은 관객들
15회 광주독립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성하훈
 27일 15회 광주독립영화제 상영 중 매진을 기록한 '메이드 인 광주:넥스트10'
27일 15회 광주독립영화제 상영 중 매진을 기록한 '메이드 인 광주:넥스트10'성하훈

'광주영화'에 대한 관심은 매진 상영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주말인 27일 첫 상영이 매진되자 영화제 관계자들은 박수로 자축했다. 광주독립영화제는 2023년 처음으로 매진이 등장해 영화제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는데, 올해도 12회의 상영 중 3회 정도 상영이 매진을 기록했다. 예전에는 매진이 특별한 일이었다면 최근에는 일상적인 현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70% 넘게 좌석이 찬 상영까지 포함하면 전체 상영의 절반 이상이 관객들로 가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25일 개막식 역시 예년보다 관객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광주와 전남지역 사회단체와 독립영화인들을 비롯해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인수위원회 관계자들도 참석하면서 800석이 넘는 광주극장의 좌석 절반 가량을 채웠다. 오태승 광주독립영화협회장은 "지난해 보다 더 많은 관객이 온 것 같다"며 관객 증가에 고무적인 표정을 나타냈다.

광주 신작전 작품 중에는 지난해 광주영화학교를 수강한 감독의 작품이 선정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성소수자 문제를 반대하는 종교의 모습을 빗댄 <이름들>은 소재와 함께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아빠를 팝니다>는 장난삼아 아버지를 당근마켓에 올리는 내용인데 코믹한 가운데 가족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1980년 5월 광주를 소재로 한 작품을 모아 놓은 '오월 이야기' 부문은 광주독립영화제를 대표하고 있다. 올해는 장·단편 5편이 선보였는데, 광주 관객들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허구적인 내용보다는 사실적인 묘사를 중시하며 상영작에 대해 예리한 질문과 비평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광주독립영화제를 찾은 몇몇 관객은 "광주라는 특성상 불가피한 면이 있으나, 작품 소재가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면서 "5월을 주제로 한 몇몇 작품의 경우 소재나 연기 등은 좋았으나 표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는 평가를 전했다. 영화제가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질적으로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합특별시, 독립영화 창작에 일정부분 투자해야"

 지난 26일 광주극장에서 열린 광주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김경자 집행위원장이 개막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광주극장에서 열린 광주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김경자 집행위원장이 개막선언을 하고 있다.성하훈

한편 광주독립영화제는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영화제 전부터 광주를 중심으로 전남지역 독립영화인들이 함께 통합 이후를 준비하는 모임을 진행해 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지역 교류전이라는 이름으로 전남지역의 영화 5편을 상영하기도 했다.

영화제 기간 중 만난 광주와 전남지역 독립영화인들은 "통합특별시가 독립영화를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통합으로 인해 매해 5조 원씩 4년간 20조 원을 받게 될 재원 중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영화 창작 활성화 등에도 투자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독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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