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SBS
김부장은 딸의 실종과 관련된 패거리를 응징하던 중, 촉법소년임을 방패 삼아 자신을 조롱하는 가해자에게 "촉법소년 표현 좋네. 그럼 나는 무법중년 해야겠다"라고 선언하며 처절한 피의 복수를 예고했다. 사실 김부장은 북파 기록만 17회에 달하는 전설적인 특수공작원 출신이었다.
평범한 삶을 원했던 그는 어렵게 전역한 후 신분을 감춘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태권도장 관장 성한수(최대훈 분)와 해병전우연합회 봉사단원 박진철(윤경호 분) 등 친구들이 벌인 소동으로 인해, 남북 정보기관 양측에 은둔 중이던 김부장의 위치가 파악되기에 이른다.
한편, 경찰에게 체포된 김부장은 취조실에서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했다. 바로 그때 갑자기 민지의 번호로 전화벨이 울렸고, 김부장은 형사들을 단숨에 제압한 뒤 "여보세요, 민지니?"라고 다급하게 묻는 반전 엔딩으로 1, 2회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양극단의 캐릭터 설득력 있게 표현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SBS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가장의 나약한 일상과 학교폭력 및 부정한 방식으로 쌓아 올린 부의 권력, 그리고 남북 정보 기관의 가세 등 다양한 소재가 〈김부장〉 하나에 집약되었다. 자칫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설정에도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비결 중 하나는 화려한 액션 못지않게 주인공의 감정에 큰 비중을 뒀다는 점이다.
전반부 상당 시간을 삐걱거리는 부녀 관계, 학교폭력, 나약한 가장의 현실을 다루는 등 이른바 '빌드업'의 과정에 할애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선 고구마 여러 개 먹은 듯한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자칫 위험한 방식이 될 수 있었지만 극 중 주인공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이내 소지섭이 휘두른 주먹 한 방으로 통쾌함을 선사한다.
소지섭은 홀로 딸을 키우는 가장 대 냉혹한 특수 공작원이라는 양극단의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단숨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련의 작품을 통해 '액션 연기 명인'으로서 자신을 각인시켰던 소지섭은 〈김부장〉을 통해 시청자들의 믿음에 다시 한번 부응한다. 동료로 등장한 최대훈·윤경호는 유쾌한 분위기로 극을 이끌면서 복수극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그림자를 적절히 희석하며 극의 재미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더불어 수려한 연출로 완성된 다채로운 액션 신, 스스로를 '무법중년'이라 칭하며 본격적인 복수극에 돌입한 소지섭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오랫동안 '권선징악'의 짜릿함을 선사해 온 SBS 금토 드라마의 흥행 전통을 다시금 증명했다. 안경 하나 벗었을 뿐인데 그 순간 짜릿한 전율을 안겨준 소지섭의 복수극이 인기작의 탄생을 예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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