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월드컵 생중계 진행을 맡은 전현무 캐스터, 이영표 해설위원
KBS
32강 진출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경기답게 KBS에선 일찌감치 멕시코 현지를 생중계로 연결해서 방송을 진행했다. 처음 담당하는 월드컵 경기 중계에 임하는 전현무는 평소와 달리 진중한 태도로 마이크 앞에서 차분하게 진행을 이어갔다.
곧이어 킥오프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한국 대 남아공의 경기가 막을 올렸고 전현무는 침착하게 이영표 해설위원과 함께 양 팀의 치열한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전반 10여 분 무렵까진 다년간의 생방송 경험을 토대로 나름 선전을 펼치긴 했지만 남아공 중심의 공격이 쉼 없이 전개되는 순간부터 초보 축구 캐스터의 약점이 점차 노출되기 시작했다.
상대 팀 선수들의 치밀한 패스가 쉼 없이 이어졌지만 해당 선수 이름이 거의 호명되지 않을 정도로 경기 흐름을 쫓아가는 데 힘에 부친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최전방 공격수 마크고파를 중심으로 아폴리스, 마세코 등 측면 플레이어의 이름이 캐스터를 통해 수시로 언급되던 경쟁 채널 JTBC 중계와는 대비를 이뤘다.
세계 축구의 흐름뿐만 아니라 상대 팀 선수에 대한 정보 습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전현무의 약점은 속도감 넘치는 공방이 펼쳐진 후반전 들어 두드러지게 부각되었다. 캐스터의 멘트가 점차 줄어들었고 이로 인한 오디오 공백을 이영표 위원이 특유의 입담으로 채워 넣긴 했지만 초보 캐스터의 힘겨운 도전은 한국 팀의 패배와 맞물려 축구팬 및 시청자들에겐 아쉬움을 남겼다.
역도와는 전혀 달랐던 월드컵 축구 중계
▲네이버를 통해 서비스된 2026 월드컵 생중계 화면. JTBC 실시청자 숫자가 KBS 대비 최대 5배 가량 많았다.
네이버
0대1 충격패 직후 전현무는 "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는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조 3위 팀 가운데 8개 팀이 32강에 오른다. 앞으로 다른 경기 결과를 봐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희망이 없진 않다"고 시청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번 전현무의 도전이 남긴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축구 중계 정말 쉽지 않다' 아닐까. 2년 전 맡았던 역도 중계의 경우와 비교해보자. 역도는 비교적 정적인 스포츠인 데다 참가 선수 중심으로 사전 정보 학습이 다소 용이한 종목이었다. 또한 비인기 종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유도라는 공익적 취지가 부각될 수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 축구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단 한 경기를 통해 수십 년 경력 캐스터의 진행 솜씨에 견줄 만한 실력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JTBC는 캐스터 배성재를 중심으로 축구인 박지성, 비선수 출신 해설위원 김환 등 3인 체제로 균형감 있는 중계를 이끌었다. KBS의 경우, 이영표의 1인 2역 수준의 해설이 전현무의 부족함을 보완해 주긴 역부족이었다.
대표팀 전술 부재 떠올리게 한 KBS의 아쉬운 선택
▲KBS 월드컵 현장 리포터로 투입된 예능인 이경규, 남현종 아나운서, 이영표 해설위원KBS
일단 네이버 스트리밍 플렛폼 '치지직'을 통해 이뤄진 온라인 생중계 실시간 점유율 측면에서 KBS는 사실상 완패를 당했다. JTBC 스트리밍으로 경기를 지켜본 시청자 수가 최대 300만 명 이상에 달한 데 반해 KBS 스트리밍은 최대 60만 명 수준에 그치며 5배의 격차를 드러냈다.
실시간 채팅창에선 "축구 중계 쉬운 게 아니에요. 예능이랑 달라요", "트림할 때 살짝 웃기긴 했는데... 준비가 아쉽네요", "영표 형 오늘 캐스터도 맡은 건가요" 등등 시청자들의 쓴소리도 포착됐다.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인상 깊은 실력을 발휘해 준 '진짜 초보' 남현종 아나운서의 빈 자리를 아쉬워하는 의견도 적잖게 목격됐다. 과연 예능인 전현무 기용이 과연 KBS로선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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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중계 쉽지 않네" KBS의 전현무 기용은 무리수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