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의 첫 1인 2역에 박수 보내다가... 감독 연출에 갸우뚱

[리뷰] 영화 <눈동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상실하는 중인 언니 서진(신민아)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쌍둥이 동생 서인(신민아)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평소 삶의 의지를 불태운 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서진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서진은 죽은 서인의 집에 머무르며 사건 담당 형사 도혁(김남희)의 도움으로 범인을 찾으려 고군분투한다.

잃어가는 시력의 공포감

 영화 <눈동자> 스틸컷
영화 <눈동자> 스틸컷(주)바이포엠스튜디오, 이화배컴퍼니(주)

<눈동자>는 <옆집사람>으로 데뷔한 염지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원작인 스페인 영화 <줄리아의 눈>에 담겼던 유럽 정서를 한국적으로 각색했다. 뼈대만 남겨두고 전체 구성을 다시 했다. 잔인한 장면과 파격 설정을 덜어내 청소년관람불가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 조절됐다.

감독은 원작 속 남편과 간병인 대신 서진을 스토킹하는 모델 현민(이승룡)을 활용해 긴장감을 선사한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후미진 어둠 속에 숨어 있다가 상대를 노리는 스토커의 집요한 행태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 반영되어 불안을 극대화한다.

영화 초중반, 서진은 동생이 살해되었다고 확신하며 주변 인물을 탐색한다. 추리극을 보는 듯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사운드에 공들여 독특한 스릴러를 완성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제한된 상황이 만들어 낸 공포는 날 것 그대로 흡수된다.

후반부 반전을 통해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분명하다. 보호라는 명목으로 채웠던 심리적 족쇄를 통해 괴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준다. 동시에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또 다른 피해자를 낳으며 세상을 어지럽힌다. 영화는 피해자가 거듭되는 걸 막으려면 피해자가 양산되는 연쇄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의도가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갸우뚱한다.

1인 2역, 파격 캐릭터 도전

 영화 <눈동자> 스틸컷
영화 <눈동자> 스틸컷(주)바이포엠스튜디오, 이화배컴퍼니(주)

처음 1인 2역에 도전한 신민아는 시력을 잃는 공포를 단계적으로 표현했다. 복합적인 내면을 끌어내며 앞이 보이지 않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내공을 펼친다. 큰 눈동자를 더욱 크게 뜨고 눈동자의 위치를 바꿔가며 시각장애 단계의 어려움을 섬세하게 살렸다. 전혀 다른 성격의 쌍둥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설정부터, 한쪽을 잃은 다른 한쪽의 슬픔과 애도의 정서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후반부를 책임지는 김남희의 존재감은 호불호를 가르는 중요한 단서다. 현실에 있을 법한 평범한 형사와 꿈에 나올법한 충격적 비주얼로 불쾌함을 더한다. 그는 집착의 피해자이자 집착하는 가해자의 이중적 태도를 능수능란하게 오간다. 스스로도 캐릭터에 확신이 서지 않아 몇 번이고 포기를 고민할 정도였다고 했다고 한다.

의도된 설정인지 여부가 궁금해지는 구간도 여러 번 있다. 유명 고전이나 영화를 오마주로 비틀며 심리적 공포를 구현한 장면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 반종 피산다나쿤의 <셔터>,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이 떠오르는 기시감은 감독의 패기인지 오기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전작 <옆집사람>에 이어 또다시 참조한 고전 레퍼런스가 과연 진가를 발휘할지 미지수다.

동시에 다수의 리메이크 원작을 보유한 스페인 작품이 또 한 번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더 바디>와 <사라진 밤>, <인비저블 게스트>와 <자백>,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와 <발신제한>, <슬립타이트>와 <도어락>, <센티멘탈>과 <윗집사람들>이 대표적이다. OTT 속 원작과 리메이크의 같은 듯 다른 분위기를 비교하면 재미가 두 배가 된다.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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