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날씨, 변수 있었지만... 청춘 품은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

[현장]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2일차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2026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2026염동교

구름 같은 인파에 놀랐다. 서울 올림픽공원 곳곳이 사전 투표 관련 시위로 태극기가 뒤덮였다. 한국에서도 드높은 인기를 구가 중인 일본 밴드 킹 누의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내한 공연 관람객도 많았다. 예기치 못한 여러 변수에도 제7회를 맞은 2026 파크 뮤직 페스티벌은 88잔디마당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공원의 산뜻함을 이미지화한 초록빛 정문과 88잔디마당 둘레에 걸어 놓은 출연진의 사진에 첫 인상이 좋았다.

청춘 에너지. 데뷔 500여 일을 갓 넘긴 3인조 토카이를 축약할 언어다.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로 접했던 트리오의 열정이 이른 시일에 피부로 와닿았다. 스물넷 리드 보컬리스트 곽태풍은 이름처럼 커다란 에너지를 뿜어냈으며 연단 중앙으로 나선 기타리스트 김두하의 자신감도 돋보였다. "여러분은 용감하신가요?"란 물음과 더불어 시작된 '브레이브(Brave)'와 그루비한 '사랑해 ♥', 청춘의 기백을 품은 '렌고쿠(rengoku.)'가 향후 다채로운 물감으로 팔레트를 채워나갈 밴드의 미래를 상상케 했다.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중 산다라박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중 산다라박염동교

산다라박의 변신

투애니원이 그야말로 가요계를 호령했던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으로서 그의 지명도는 짐작했지만, 확연한 밴드 셋에서 도전 욕구를 감지했다. 2009년에 나온 솔로작 '키스(Kiss)'의 밴드 버전이야 축제 특성에 맞춘 편곡이거겠거니 생각했으나 박기영의 '시작' 커버와 제이록 풍에 고출력 전기기타를 두른 '손톱'에서 전환을 향한 진심을 읽은 것.

산다라박 본인도 "용기가 필요한 무대"라며 의지를 다졌다. 케이팝 혹은 EDM 페스티벌에 주로 섰던 그의 "로커 정체성"을 목격한 것도 이번 파크뮤직페스티벌이 건넨 특별함이었다. 축제 이후 2023년도 EP < 산다라 박(SANDRA PARK) >을 비롯해 산다라박의 솔로 경력을 하나둘 되짚어가며 투애니원에서 꺼내 보이기 힘들었을 취향과 지향을 독해하는 중이다.

본디 실내 경기장인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 서기로 했던 소란과 데이브레이크가 나란히 88호수수변무대를 치렀다. 주로 저연차 뮤지션이 서는 소규모 수변무대에 오른 불가피한 여건에 대해 출연진도 몇 차례 언급했지만, 역설적으로 깊은 팬덤을 가진 중량급 밴드와의 긴밀한 호흡과 내공 체감이 각별했다.

2025년 부산락페스티벌에서 그 유려한 퍼포먼스에 감탄했던 16년 차 밴드 소란. 프론트퍼슨 고영배의 가창력과 무대 매너는 여전히 빛났으며, MBC FM4U < 스포왕 고영배 > 진행자답게 멘트 하나하나가 매끄러웠다. "아이돌 콘서트처럼 뜨거운 반응을 원한다"라는 그에게 관중은 "우윳빛깔 고영배" 합창으로 화답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 런닝맨 >의 유재석, 전소민과 함께 불렀던 '이제 나와라 고백'은 고백 직전 미묘한 감정을 유쾌한 기운으로 노래했으며, 처음 보는 관객과 하이 파이브 하며 우정을 도모했던 '가을목이'는 소란의 하이라이트였다. 고영배는 로마 원형극장의 축소판 같은 곡선의 관중석을 활보하며 일일이 손 하트를 만들어주었다.

데이트 상대와의 달달한 기류와 흥겨운 록 페스티벌에 두루 어울리는 데이브레이크. '들었다 놨다'의 편안함부터 화끈한 펑크(Funk) '핫 프레쉬(HOT FRESH)', 음원보다 한층 더 신났던 '로큰롤 마니아(Rock & Roll Mania)' 속 기능화가 뚜렷했다. 대학교 스쿨밴드 시절 학우들과 공연했던 '범퍼카'가 추억을 소환했다.

일순간 정전이 되었다가 후렴구로 카타르시스를 자아낸 '좋다'와 정규 시간을 넘어서 들려준 앙코르 '꽃길만 걷게 해줄게'까지 보컬 이원석을 비롯한 구성원의 우수한 연주와 다수의 히트곡에 괜스레 "무결점 밴드" 칭호가 떠올랐다. 데이브레이크는 7월 25-26일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매해 여름 펼치는 썸머 매드니스 콘서트의 일환으로 "'썸머 매드니스 2026: 코어(SUMMER MADNESS 2026: CORE)'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중 몬스타엑스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중 몬스타엑스염동교

대미는 6인조 보이밴드 몬스타엑스가 장식했다. 반짝이는 월드타워와 어둑해진 밤하늘에 6인의 전사가 환하게 빛났다.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함께 춤추며 즐겨보면 어떨까요 강권했던 '존(ZONE)'과 곡명처럼 불타오르는 열기를 체감했던 '버닝 업(BURNING UP)'에 청중의 몸과 마음은 달아올랐다.

전 날 랩비트페스티벌에서 강우에도 고투(苦鬪)를 펼친 주현은 강력한 랩으로 훨훨 날아올랐고, 잘 가꾼 몸매의 셔누는 2PM같은 선배 짐승돌을 상기했다. 바로 뒤에 있던 두 여성 관객은 몬스타엑스의 헤비 팬으로 보였는데, '슛 아웃(SHOOUT OUT)'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따라했다.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로 인한 난항이 고됐던 것도 사실이다. 케이팝과 더욱 대중적인 분위기의 밴드음악 위주의 2일 차와 달리 1일 차엔 잔나비와 실리카겔, 쏜애플 등 열성팬을 가진 팀들이 주를 이뤘고, 스테이지 분산 및 시간표 조정이 빚은 혼선이 구매자들의 원성을 샀다. 경험치 못한 1일 차에 더 이상 말을 보태기 어렵지만 적어도 두 눈으로 본 2일 차 참여 아티스트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으며 비교적 맑은 날씨도 순항에 조력했다.
파크뮤직페스티벌 올림픽공원 페스티벌 축제 음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