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개인정보 유출 내용
티빙
단일 OTT 서비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는 사실상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이번 티빙 사태의 진행 과정을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5월 30일 : 티빙 보안 시스템에서 비정상적인 접근 정황 최초 인지
6월 1일 :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 신고
6월 2일 : 대용량 개인정보 파일의 외부 전송 사실 확인
6월 3일 : 개인정보위 조사 착수, 이용자 대상 유출 통지 및 공지 진행
6월 4일 : 경찰 수사 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방송통신위원회 실태 점검 개시
6월 19일~22일 : 정부 조사 자료 공개, 피해 규모 1953만 명으로 확대 확인
현재 티빙 로그인 후 제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조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필자의 경우 현재 사용 중인 CJ ONE 계정뿐 아니라 과거 간편 로그인 방식으로 이용했던 네이버 계정 정보도 유출 항목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티빙은 자체 계정 외에도 CJ ONE, 네이버, 카카오 등 다양한 외부 계정 외에도 통신사 결합 및 타 OTT 제휴(디즈니플러스, 웨이브) 상품을 통한 가입과 로그인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의 티빙 서비스 구조를 고려하면 실제 이용자 수보다 훨씬 많은 개인정보가 서버를 통해 저장·관리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유출 규모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크게 넘어선 것 아니냐는 JTBC 등 주요 언론 매체들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론 더 큰 피해 걱정해야 할 수도"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소개한 KBS 보도 내용
티빙
그렇다면 연계정보 (CI), 연계인증정보 (DI)가 도대체 뭐길래 심각한 유출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것일까? 일반 사용자들에겐 생소한 용어들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CI는 동일인을 여러 서비스에서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유값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직접 사용하지 않는 대신 이를 암호화해 만든 일종의 '온라인 신분증' 역할을 한다. DI는 한 사람이 동일 서비스에 중복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식별값이다. 둘 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핵심 정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해킹 사건 때 유출된 회원 이름 및 전화번호보다 민감도가 높다.
CI, DI 만으로 사이버 금융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 다른 어둠의 경로를 통해 해커가 획득한 별도의 개인 정보들과 결합될 경우 훨씬 정교하고 위험한 사이버 금융 범죄 시도에 활용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번 해킹은 진짜 너무 위험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티빙 유출 사고를 집중 분석한 유명 IT 유튜버 잇섭은 "장기적으론 더 큰 피해를 걱정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책임있는 사후 수습책 마련될까?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소개한 연합뉴스TV 보도 내용연합뉴스TV
그런데 이번 사고 발생 이후 시장에서는 특이점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탈퇴 및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며 사용자 수와 매출액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던 쿠팡 사태와 달리, 티빙의 경우 대규모 유출 파문 이후에도 사용자 수의 가시적인 감소세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티빙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사고 직후 기간(6월 8일~14일) 동안 625만 7113명을 기록하며 직전 대비 약 55만 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티빙을 대신할 도구가 사실상 없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프로야구 생중계, tvN 실시간 방송 및 다시보기 등은 티빙의 독점 영역이다. 쇼핑 서비스라면 다른 업체로 갈아탈 수 있지만 대체 수단이 제한적인 OTT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밖에 매년 반복되는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피로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사고가 이어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내 개인정보는 이미 공공재"라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등장하고 있다.
현재 티빙은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티빙 사칭 사기 주의 안내' 등을 공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뤄진 조치만으로는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각종 스포츠 중계권 확보 및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티빙이지만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투자 비용은 매년 줄어 들었다는 언론 보도도 뒤따르고 있다. 이쯤되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를 안이한 대응으로 인해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과징금 내고 고개 숙이는 요식 행위 이상으로 진정성 있는 소비자 피해 보상 및 재발 방지책이 마련될지 차가운 시선으로 티빙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OTT 보려다 개인정보 털렸다...티빙의 향후 움직임이 중요한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