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 모두 갖췄는데… '남편들'의 한 방이 아쉽다

[리뷰] 넷플릭스 <남편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넷플릭스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좋은 재료는 모두 갖췄다. '천만 영화' <극한직업>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 진선규와 공명, 웃음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보장하는 윤경호의 등장, 그리고 <육사오(6/45)>로 깜짝 흥행에 성공한 박규태 감독의 신작까지. 이렇듯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은 19일 공개 이전부터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영화는 범죄 조직에 납치당한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얼떨결에 힘을 합친 전남편과 현남편의 예측불허 구출 대작전을 코미디 액션 장르로 풀어냈다. 뒤죽박죽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캐릭터들의 대환장(?) 호흡을 비롯해 범죄 조직에 맞서는 통쾌한 액션 등 매력적인 뼈대는 빠짐없이 마련된 셈이다.

전 남편과 현 남편의 협업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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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반 형사 충식(진선규 분)과 다재다능한 수의사 민석(공명 분)은 시내(강한나 분)를 사이에 두고 전 남편과 현 남편이라는 미묘한 관계에 놓인 인물이다. 충식에게 체포된 범죄 조직 두목 도준(김지석 분)을 구출하려 조직의 2인자이자 도준의 아내인 혜란(이다희 분)은 시내와 딸을 납치하며 반격을 가한다.

여전히 사이는 껄끄럽지만 가족의 위기 앞에서 충식과 민석은 해묵은 감정을 뒤로한 채 구출 작전에 뛰어든다. 그런데 도준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는 왕년의 마약왕 용강(윤경호 분)까지 등장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설정만 놓고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일반적인 드라마나 영화에선 이혼 후에도 지속되는 갈등 중심의 이야기를 주요 소재로 다루는 것과는 달리, <남편들>은 전 남편과 현 남편이 '가족'을 위해 협력한다는 독특한 선택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쟁자이면서도 결국 협력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 두 남자의 등장은 색다른 버디 코미디의 등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좋은 케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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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이 남긴 가장 큰 미덕은 출연진의 호연이다. <극한직업> 이후 모처럼 다시 만난 진선규와 공명은 이번에도 자연스러운 케미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마약반 형사 충식을 연기한 진선규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재미를 가미했고 공명 역시 차분함과 돌발적인 성격을 모두 지닌 민석이란 인물을 큰 무리 없이 소화했다.

물과 기름 같은 두 사람이 점차 서로를 이해하며 화합하는 과정은 두 배우의 좋은 호흡 덕분에 비교적 큰 무리 없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과거의 조직 두목 용강으로 등장한 윤경호는 대세 코믹 배우답게 <남편들>에서도 주연 캐릭터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체중을 늘린 김지석은 허술하면서 우스꽝스러운 악역으로 변신해 극에 활력을 더했다. 이밖에 <런닝맨>을 비롯한 각종 예능에서 일찌감치 코믹함을 뽐냈던 강한나, 이다희, 전소민 등 검증된 배우들 또한 저마다 개성 넘치는 연기로 구독자의 믿음에 부응했다.

과유불급... 산발적 웃음 생산의 한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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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남편들>은 우리가 바라던 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흥미로운 캐릭터 등장과 배우들의 열연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코미디의 핵심 요소인 웃음 생산은 유리 파편처럼 산발적으로만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남편들>은 좋은 재료를 갖췄지만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요리를 완성했다.

출연진의 입담 및 몸 개그 중심의 전개에만 치중하다 보니 결정적 한 방의 부재는 안타깝게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를 만큼 너무 많은 요소를 극에 담으려 했지만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재미를 반감시킨다.

냉동창고에 갇혀 생사의 기로에 선 충식과 민석이 주고받는 난센스 퀴즈는 코미디 특유의 개연성 부재를 고려하더라도 단순한 말장난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관점에 따라선 진부하고 시대착오적인 웃음 코드로 인식될 수 있는 생리 현상 및 이름을 차용한 개그 역시 마찬가지다.

장기간 수감 생활로 인해 달라진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용강과 최첨단 무기로 중무장한 도준의 극과 극 대비는 되레 이야기의 흐름을 분산시키는 역효과를 유발한다. 특히 납치, 역습, 공조, 배반의 과정이 무한 반복되면서 피로감을 극대화한 점은 <남편들>이 초래한 치명적 패착이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과 흥미로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품고 있던 잠재력은 기대만큼의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넷플릭스 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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