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엄청난 화력, 아시아 역사상 최초의 4득점 승리

[2026 북중미 월드컵 F조] 튀니지 0-4 일본

 현지시각 20일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F조 일본-튀니지 경기에서 일본의 우에다 아야세(18번)가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현지시각 20일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F조 일본-튀니지 경기에서 일본의 우에다 아야세(18번)가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AP

일본 축구의 성장세가 무섭다. 네덜란드전 무승부에 이어 이번에는 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를 대파하며 탈아시아급임을 입증했다.

일본은 21일 오후 1시(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1승 1무(승점 4, 6득점 2실점)를 기록한 일본은 네덜란드(승점 4, 7득점 3실점)에 이어 조2위에 올랐다. 반면 튀니지는 2연패에 머물며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일본, 완벽한 조직력으로 튀니지에 골 폭풍

튀니지는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아이엔 다흐멘 골키퍼가 장갑을 끼고, 딜런 브론-몬타사르 탈비-오마르 레키크가 스리백을 형성했다. 좌우 윙백은 알비 압디, 얀 발레리가 자리했으며, 중원은 아니스 슬리만-엘리예스 스키리로 구성됐다. 2선은 엘리아스 사드-한니발 메지브리, 원톱은 세바스티안 투넥티가 맡았다.

일본도 3-4-2-1이었다. 원톱은 우에다 아야세, 2선 좌우에는 가마다 다이치와 이토 준야가 자리했다. 중원은 다나카 아오-사노 가이슈, 좌우 윙백은 나카무라 게이토와 도안 리츠로 구성됐다. 스리백은 이토 히로키-이타쿠라 고-도미야스 다케히로, 골문은 스즈키 자이온이 지켰다.

일본은 경기 초반 무리하지 않고 상대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롱패스 빌드업을 구사했다. 이른 시간의 선제골은 일본에게 더욱 유리하게 작용했다. 전반 4분 튀니지 전방 압박을 벗겨내며 빠른 전환을 통해 상대 진영으로 넘어갔다. 이후 우에다가 왼쪽으로 열어주고, 나카무라 게이토가 수비수와의 일대일에서 컷백을 시도했다. 이때 쇄도하던 가마다가 마무리지었다.

이후 일본은 점유율을 높이며 후방에서 소유시간을 늘려나갔다. 짜임새있는 패스 워크와 조직적인 압박으로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했다. 전반 9분 도미야스의 슈팅이 골과 근접했지만 다흐멘 골키퍼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가까스로 잡아냈다.

일본은 전반 30분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타쿠라의 전진 패스를 받은 우에다가 박스 근처까지 드리블했다. 이어 박스 밖 오른쪽 모서리 지점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2골을 뒤진 튀니지는 전방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미드 블록을 유지하며 소극적인 방식을 택했다. 이에 일본은 30분 이후 줄곧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소진했다. 전반은 일본의 2-0 리드로 종료됐다.

튀니지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브론, 사드 대신 아민 벤흐미다, 이스마엘 가르비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일본이 주도하는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후반 19분 르나르 감독은 투넥티를 불러들이고, 피라스 샤와트를 넣으며 원톱을 재정비했다. 튀니지의 추격 의지를 깬 건 일본의 환상적인 빌드업과 삼자 패스였다. 후반 24분 이타쿠라의 후방 빌드업이 시발점이 됐다. 상대 라인을 단번에 무너뜨린 이타쿠라의 패스가 2선까지 통과됐다. 우에다가 2선으로 내려와 논스톱 패스를 수비 뒷공간에 떨어뜨렸다. 쇄도하던 이토 준야가 골키퍼와 일대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방점을 찍었다.

일본은 후반 29분 도안, 가마다 대신 스가와라 유키나리, 스즈키 준노스케를 넣으며 수비에 무게감을 두기 시작했다. 후반 34분 도미야스, 나카무라 대신 세코 아유무, 스즈키 유이토를 투입하며 체력 안배에 힘썼다.

일본은 3골차의 여유에도 일정한 경기력과 페이스를 유지했다. 후반 38분에는 전방 압박으로 튀니지 수비를 궤멸시켰다.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한 뒤 오른쪽에서 이토 준야의 패스가 하프 스페이스로 들어갔다. 쇄도하던 사노의 컷백 크로스를 우에다가 헤더골로 연결했다. 일본은 후반 41분 우에다를 빼고, 고토 게이스케를 투입하며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튀니지는 후반 46분 압디, 스키리 대신 엘리아스 아슈리, 라니 케디라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리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경기는 일본의 4골차 승리로 종료됐다.

일본, 1000번째 A매치에서 기념비적인 승리

일본은 최근 4번의 월드컵에서 무려 세 차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로 8년 동안 호흡을 맞추면서 한층 완성도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독일, 스페인을 무너뜨리며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이후 평가전에서도 독일, 브라질, 잉글랜드를 완파했다. 이제는 이변이라고 칭하기 힘들만큼 일본의 전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다보니 일본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고의 다크호스로 불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일본은 강했다.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두 번의 리드를 당하고도 모두 동점골로 따라잡으며 2-2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이에 반해 튀니지는 첫 경기 스웨덴전에서 1-5로 대패를 당하자 라무시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급하게 선임해 이번 일본전을 준비했다. 대회 도중 감독 교체를 감행한 극단적인 모험은 통하지 않았다. 준비되지 않은 팀의 모습이 역력했다.

일본은 통산 1000번째 A매치에서 역사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일본은 90분 내내 자신들의 페이스로 튀니지를 요리했다. 기계적인 움직임과 조직력이 돋보였다.

특히 일본은 지난 1차전에서 주전 윙어 구보 다케후사가 부상으로 아웃되는 악재를 맞았다. 앞서 주장 엔도 와타루가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했으며, 미토마 카오루, 미나미노 다쿠미도 부상으로인해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의 선수층은 매우 두텁다. 주전 몇 명의 이탈은 큰 문제가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모리야스 감독 체제의 전술에 녹아들어 있던 터라 자신들만의 경기를 풀어나갈 능력이 충분하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4골을 넣은 것은 일본이 역대 최초다. 더불어 일본은 조별리그 2차전 징크스도 깨뜨렸다. 2002 한일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6번의 대회에서 3무 3패에 그쳤지만 튀니지전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F조 2차전
(몬테레이 스타디움, 멕시코 몬테레이 - 2026년 6월 21일)
튀니지 0
일본 4 - 가마다(도움:나카무라 게이토) 4' 우에다(도움:이타쿠라) 30' 이토 준야(도움:우에다) 69' 우에다(도움:사노)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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