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날 끌고 간 발걸음."
한 줄의 가사만으로도 수많은 음악 팬들의 가슴을 울리는 노래. 199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록 발라드 곡 '발걸음'의 주인공, 밴드 에메랄드 캐슬(Emerald Castle)이다.
지난 13일 에머랄드 캐슬은 신곡 '썸머 러브 summer love'를 공개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청량한 8비트 록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에메랄드 캐슬 특유의 서정성과 감성적인 멜로디 위에 밝고 경쾌한 에너지를 더했다.
개인적으로는 곡을 듣는 내내 1997년 발표돼 많은 사랑을 받고 2017년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썸머 판타스틱 Summer Fantastic'의 청량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하지만 단순한 향수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세월이 쌓인 만큼 연주와 보컬 곳곳에 깊어진 감성이 스며들어 있다. 마치 오래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바라봤던 푸른 여름 바다를 다시 마주하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또 하나의 멤버 AI
▲드러머 없는 4인조로 개편 된 에메랄드캐슬에메랄드캐슬
과거 넥스트(N.EX.T)의 신해철과 김영석이 프로듀싱하며 탄생한 에메랄드 캐슬은 원년 보컬 지우와 기타리스트이자 리더 김상환을 중심으로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여기에 3집 활동에 참여했던 기타리스트 임현수, 그리고 프로듀서이자 베이시스트 김영석이 합류하며 4인조 체제를 완성했다.
특히 원년 멤버인 보컬 지우와 기타리스트 김상환의 조합이 눈길을 끈다. 작곡과 프로듀싱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김상환과 지우는 이번 신곡의 중심축 역할을 맡았다. 두 사람의 호흡은 과거 넥스트 시절 신해철과 김영석이 보여줬던 음악적 시너지를 떠올리게 한다.
기타리스트 임현수의 복귀도 반갑다. 에메랄드캐슬의 3집 앨범과 최근 배기성(캔)의 신곡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원년 멤버 김상환과 함께 트윈 기타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신성우, 장호일과 함께 밴드 지니에서 활동 중인 베이시스트 김영석 역시 프로듀서이자 밴드의 맏형으로서 든든하게 중심을 잡고 있다. 재밌는 건 한국 록 신(Scene)에서 오랜 세월 활동해 오며 리아, 미스미스터, 체리필터 등을 만들어낸 그가 과거 자신이 프로듀싱했던 밴드의 정식 멤버로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이는 그의 에메랄드 캐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에메랄드 캐슬에는 정식 드러머가 없다. 신곡의 드럼 파트는 베이시스트 김영석이 로직 프로(Logic Pro)를 활용해 직접 프로그래밍했다. 뮤직비디오 역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대체에 그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는 4인조 밴드이지만, 이번 작품에는 보이지 않는 '제5의 멤버'인 AI가 함께 참여한다. 1990년대 후반 감성을 대표했던 에메랄드 캐슬은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음악 제작 과정에 적극 도입했다.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기술이 공존하는 이번 신곡은 과거의 향수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에메랄드 캐슬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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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처럼 뇌경색이 찾아왔습니다. 재활병원 병상에서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며 세상과의 대화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투병 3년, 100편이 넘는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게재하며 오늘도 사람과 삶, 희망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