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젠슨황
TVN
"저는 아주 오랜 시간을 한국을 사랑해왔다. 저와 한국의 인연은 25년전부터 시작됐으니까."
1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전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출연하여 한국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젠슨 황이 국내외 예능 토크쇼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일 진행된 녹화에서 젠슨 황은 진행자 유재석과 함께 자신의 성장 과정과 인생관, 한국과의 인연 등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최근 젠슨 황은 LG 구광모 회장, SK 최태원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 등, 한국 대기업 총수들과 홍대에서 만나 삼겹살과 치킨, 소맥 회동을 가지며 'AI 동맹'에 대한 논의를 나누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평소에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젠슨 황은 평소 'GOLDEN(케이팝데몬헌터스 OST)를 가장 즐겨듣고 K팝과 K푸드 등을 즐긴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1964년 타이난에서 태어난 젠슨 황은 9살에 미국으로 이민했다. 가난한 이민자 소년이 세월이 흘러 전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리는 엔비디아의 CEO로 인생역전을 이뤄낸 스토리는 한편의 드라마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젠슨 황은 자신의 생애 첫 커리어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무슨 일을 하든 이 식당에서 가장 깨끗이 닦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했다는 일화를 회고했다.
"저는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서 한다. 무슨 일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설거지를 할 때도, 화장실 청소를 할 때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서 100%를 다 한다. 그게 일생동안 얻은 교훈이다. 그건 그 일의 중요성이나 가치, 급여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건 당신이 작업을 마치는 순간 그건 당신의 작품이고 누군가 그걸 볼거라는 거다. 일의 결과가 곧 당신이다. 지금 난 여기서 유재석과 대화를 하고 있고 이 자리에서 제 100%를 해야 마땅하다."
한국인들이 젠슨 황의 성공스토리에 호감을 느끼는 것은 밑바닥부터 성장한 자수성가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젊은이들에게 '성공을 하려면 고생을 해야한다'는 지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살면서 반드시 고생을 해야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위대해지려면 고생해야 한다. 계속 시도하고 실패하는 일을 반복해도 포기를 안하는게 고생이다. 도전할 때마다 실패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물론 누구도 실패를 원하지 않지만 실패 안하고서 성공할 순 없다. 저도 똑같다. 회사가 성공해도, 실패하는 경우에도 다들 나만 본다. 그래서 창피함이나 비판을 견딜수 있도록 강인해져야 한다. 그리고 다시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거다."
젠슨 황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똑똑함보다 중요한 덕목이 있다고 강조했다.
"똑똑하거나 지식을 얻기는 쉽다. 왜냐하면 인공지능과 인터넷이 있으니까. 하지만 인격과 (실패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건 어렵다. 이런건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단련될수 있다. 스스로에게 실패와 극복의 기회를 주는 거다."
천하의 젠슨 황과 엔비디아도 처음부터 항상 잘나갔던 것은 아니다. 한때는 30일 이내에 회사가 도산 일보직전까지 치달았던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다.
"상황이 힘들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저 역시도 성공을 좋아하지만 어려운 시기에는 '큰 기회가 왔구나'라고도 생각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더 영민해지고 편한 시절에는 하지 않았을 시도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난 그걸 좋아한다. 그래서 위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숨겨질 능력을 꺼내줄 고난을 기다리는 거다."
▲유퀴즈젠슨황TVN
한편으로 젠슨 황은 한국의 위대함과 문화도 위기속에서 탄생했다며 경의를 표했다.
"위기는 사람들을 뭉치게 한다. 구성원들을 단결시키기 위하여 조직에도 고통과 역경이 필요하다. 한국도 위기속에서 탄생한 나라다. 한국의 위대함과 문화는 역경을 통해 빚어졌고 민족의 화합도 이뤄냈다."
젠슨 황과 한국의 인연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젠슨 황은,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부터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며 세계 최초 비디오 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손편지를 받았다.
2000년대를 전후하며 PC방 오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컴퓨터와 게임 판매가 급증했고, 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젠슨 황은 한국으로 들어와 용산전자상가에서 영업을 뛰며 명함을 돌리고 사장님들과 회식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한국의 기술 산업은 인터넷과 게임에서 시작됐다. 한국과 엔비디아는 같은 궤적을 그리며 성장했다. 한국에서 e-스포츠가 세계적으로 퍼졌기 때문에 전세계 게이머들이 사랑에 빠졌고 그들 모두 엔비디아를 구매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 특별하고 큰 사랑을 느낀다. 우리는 함께 성장했다."
2006년 게임에만 쓰이던 GPU를 인공지능에 접목한 신기술 'CUDA'는 초기에는 성과가 더뎌서 잘못된 투자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AI 시대가 도래면서 평가는 180도 반전됐다.
"이전과 완전히 다른 걸 만들어 내놓으면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우린 세상 사람들, 특히 학생들과 개발자들을 위해서 새 기술에 익숙해질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로 했다. 아무도 안믿는 사업에 20년을 매달려있었다. 20년은 외롭게 지내기에는 매우 긴 시간이지만 우리에겐 믿음이 있었다. 결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상관이 없다. 25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BOOM(터졌다)'이 이루어졌다(웃음)."
젠슨 황은 '평생 한 가지만 능력만 가질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의 밸런스게임에서는 '완벽한 예측능력' 대신 '강철같은 회복탄력성'을 선택했다. '20년전의 자신과 '20년 후의 자신'을 누구를 만나고 싶냐는 질문에서는, 현재의 자신에게 조언을 해줄 미래의 자신을 선택했다.
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등 한국의 유명 기업 총수 3인중 누구와 가장 친하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너무 쉽다. 그들 모두와 친하다. 세 기업 모두 훌륭한 리더를 갖고 있다"며 유연하게 답을 피했다.
젠슨 황은 <유퀴즈>에 출연했던 자기님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를 미래 인재에 키우기 위하여 필요한 공부'에 대해서는 "실패를 경험하게 하는 것"을 꼽았다.
"부모와 CEO는 모두 조직의 리더로서 똑같은 일을 한다. 그 핵심은 환경이다. 자녀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고 스스로 분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수없이 그래야 아이들이 나중에 성공할수 있다. 실패를 배우는 시기가 빠를수록 아이들은 더 강력한 회복탄력성, 끈기 그리고 인격을 갖추게 될 것이다. 어려운 주제로 B학점을 받은 학생은, 쉬운 주제로 올 A학점을 받은 학생보다 성공할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과 자신에게 '완벽함'만 강조하지마라.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지만, 어려움은 겪어야한다. 그래야 위대해질 수 있다."
주변의 비난과 무시를 극복했던 방법에 대해서는 용서와 수용을 강조했다.
"제게 어려움을 준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는 모든 것을 잊고 용서했다. 과거에 당신을 향한 비판이 일부는 부당하겠지만 맞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정보는 얻어가되 비판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 비판을 참고삼아 위대함을 향해 계속 나아가야한다. 당신에게 아무 것도 없을 땐 잃을 것도 전혀 없다. 그게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엔비디아가 파산할 뻔 했을 때도 저는 잃을게 없었기에 훨씬 대담하고 야심차게 할수 있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을 때를 스스로 힘을 기르는 기회도 여기고 내면의 위대함을 끌어내보시라."
또한 젠슨 황은 자신이 생각하는 오늘날의 인재를 보는 기준은, 다른 사람과 함께 나아가려는 '인간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지능은 어디에나 있는 흔한 상품과 다름없다. 세상엔 똑똑한 사람이 너무 많고 인공지능까지 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다. 함께할 사람을 구한다면 '베풀 줄 아는 사람'을 찾으시라.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 성공하면 기분나빠하기도 한다. 저는 다른 사람이 성공하는 게 좋다. 사람을 뽑을 땐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을 찾아야한다. 그런 자질이 진짜 가치있는 능력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그런 사람들로 주변을 채워야 한다."
인공지능은 10년뒤 젠슨 황의 미래를 예측하며 "모두가 안정적인 돈만 쫓을때 완전히 새로운 무모한 영역에 돈을 쏟아붓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은 양손으로 유쾌하게 따봉을 날리며 "정확하다"며 만족스러운 함박웃음을 지었다.
젠슨 황은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을 위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한국에 감사드린다. 저희에 대한 사랑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여러분이 겪은 고난과 도전으로부터 위대함이 탄생한다. 제 모든 한국 파트너들과 한국 사회를 보면, K 문화의 모든 것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은 정말 믿을수 없을 정도로 높이 솟아올랐고 그것을 보게 되어 기뻤다. 이 위대한 여정을 계속 이어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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