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호 홈런을 날린 KIA 김도영(KIA 타이거즈 제공)
연합뉴스
올시즌 화려하게 부활한 KIA 타이거즈의 간판스타 김도영이 이제 '홈런'으로 호랑이군단의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김도영은 9일 현재 벌써 1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2위 오스틴(LG, 17개)를 1개 차이로 앞서고 있다.
3-4월에 28경기에 9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김도영은 5월에는 26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다시 홈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시즌 초반 보여준 폭발적인 장타력이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6월 들어 6경기 만에 4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장타력에 불이 붙었다.
지난 3일과 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데 이어 7일 삼성전에서는 2개의 홈런을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4월 24일 롯데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멀티홈런(17, 18호)이다. 김도영은 이날 5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의 맹타를 터트리며 KIA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김도영이 정규리그 MVP를 차지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2024시즌과 비교하면, 당시 6월 20일 광주 LG전에서 18호를 터뜨렸다. 현재 김도영의 페이스는 2년 전보다도 무려 11일이나 빠르다.
최종 성적 38홈런을 기록했던 2024년을 넘어 40홈런 이상도 기대해 볼 수 있는 페이스다. 당시 김도영은 홈런 2개가 모자라 국내 선수 첫 40-40(홈런-도루)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현재 김도영은 팀이 치른 60경기에 모두 출전했는데, 시즌 144경기 페이스로 환산하면 약 43.2개 정도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종범, 홍현우, 김봉연, 이순철, 최형우, 최희섭, 나지완 등 전설적인 타자들이 넘쳐났던 타이거즈지만, 홈런왕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타이거즈 소속 선수가 홈런왕에 오른 것은 2009년 김상현(36개)이 마지막으로 무려 17년 전이다.
또한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하여 타이거즈 45년 역사상 단일시즌 40홈런을 넘긴 선수는, 1999년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트레이스 샌더스(40개)가 유일하다. 국내 타자 중에는 아직까지 누구도 40홈런에 도달하지 못했다. 리그 전체로 살펴봐도 2018년 당시 두산 소속이던 김재환(44개, 현 SSG) 이후로는 2020년대 들어 더 이상 40홈런을 넘긴 국내 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2024시즌 38홈런으로 현재 타이거즈 국내 타자 최다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도영이 명맥이 끊긴 토종 40홈런 타자의 계보를 잇게 된다면 , '생애 첫 홈런왕'과 '개인 첫 40홈런', '타이거즈 타자 단일시즌 최다홈런' 이라는 3가지 대기록을 한꺼번에 달성하게 된다.
훌륭한 '페이스메이커'의 존재도 김도영의 홈런왕 도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2024시즌에는 김도영을 제치고 홈런왕을 차지한 맷 데이비슨(NC, 당시 46개)이 있었다면, 올시즌에는 오스틴이 김도영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LG에서만 KBO리그 4년차를 보내고 있는 오스틴은 지난 3시즌간 23개-32개-31개의 홈런을 날리며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올시즌에는 김도영을 바짝 추격하며 홈런왕 경쟁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스틴은 6월들어 김도영과 마찬가지로 6경기에서 4개의 홈런과 타율 .346 8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김도영과 오스틴의 홈런왕 경쟁은 여러모로 1990년대 최고의 거포로 명성을 펼쳤던 이승엽(삼성)과 타이론 우즈(두산)의 대결 구도를 연상시킨다. 두 선수는 우즈가 두산에 입단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KBO리그에서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친 바 있다.
1998년에는 우즈가 42개의 홈런을 날리며 이승엽에게 대역전극을 거두며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1999년, 2001-02년에 3번이나 홈런왕을 차지하며 우즈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우즈가 일본으로 떠난 2003년에는 56홈런을 터뜨리며 아시아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후 이승엽이 일본무대에 진출하면서 다시 만난 우즈와 또다시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쳤다. 이승엽은 훗날 우즈의 존재가 홈런왕 경쟁에 좋은 자극이 되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김도영의 홈런왕 도전에 또다른 걸림돌은 아시안게임 변수와 부상이 있다. .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9월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리그 최고 타자이자 병역 미필 상태인 김도영의 선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아시안게임 동안 리그가 중단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되기에 오스틴보다 출전 경기 수에서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김도영은 지난 1년간 이미 잦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한 바 있다. 더구나 올해는 WBC 출전으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느라 일찍 몸상태를 끌어올려야 했다. 체력 부담이 커지는 시즌 후반기가 되면 KIA로서도 김도영의 몸 상태를 고려하여 어느 정도 신중하게 출전을 관리해줄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진정한 슈퍼스타라면 극복하고 감수해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김도영이 과연 이 모든 변수와 상대 팀들의 집중견제를 뜷고, 생애 첫 홈런왕과 40홈런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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