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부상 극복→4번째 WC 승선' 베테랑 김승규, 카타르에 이어 북중미 '수호신' 될까

[북중미 WC] 홍명보호 주전 수문장 노리는 김승규... "설레이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4번째 월드컵 본선 출격을 앞둔 베테랑 GK 김승규(FC도쿄)
4번째 월드컵 본선 출격을 앞둔 베테랑 GK 김승규(FC도쿄)대한축구협회(KFA)

"1년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이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서 받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지난 세 번의 대회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큰 부상이 2번이나 겹치면서 선수 생활에 위기가 찾아왔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양분을 삼아 더 노력했고, 끝내 4번째 월드컵이라는 기회를 얻어낸 김승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서 체코와 격돌한다. 이번 대회 출발을 앞둔 가운데 대표팀은 6일, 첫 번째 전지 훈련지였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고지대 적응 훈련을 마무리하고, 결전지인 멕시코로 이동했다.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8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모습을 드러낸 이가 있다. 바로 대표팀 최고 베테랑이자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김승규다. 1990년생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확실한 재능을 통해 주목을 일찌감치 받았던 자원으로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05시즌, 울산HD에 입단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대선배였던 김영광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빅크라운 수호신으로 거듭났던 김승규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면서 서서히 기량을 끌어올렸고, 201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골키퍼 장갑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또 A대표팀에 선발되며 서서히 입지를 다졌고, 비셀 고베(일본)·가시와 레이솔(일본)·알샤밥(사우디)을 거치며 해외 경험을 쌓았으나 부상이 커리어 발목을 잡았다.

2024년 1월, 카타르에서 열렸던 아시안컵에 출격했던 그가 1차전 종료 후 훈련 과정에서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쓰러진 것. 이후 2024-25시즌 전반기 정상적으로 회복해 복귀에 성공했으나 또 악몽이 찾아왔다. 리그 경기 중 다시 십자인대로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고, 결국 대중과 팬들 시선에서 기억이 사라지는 듯했다.

'2번의 십자인대 부상 극복' 김승규, 도하의 '기적' 다시금 보여줄까

무너질 수 있었으나 김승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재활에 성공하며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일본 J리그 FC도쿄로 이적했고, 여기서 후반기 14경기서 무려 5번의 무실점 경기를 해내면서 흔들렸던 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 성공했다. 이에 더해 올해 상반기에 개최됐던 J리그 백년구상 리그에서도 주전으로 나섰고, 16경기서 단 15실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무실점 횟수 역시 5번이었으며 J리그 백년구상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선방 능력으로 클래스를 입증했다. 부활에 성공한 김승규는 멀어졌던 대표팀 복귀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9월,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약 1년 만에 호출받았고, 멕시코(2실점)·파라과이(무실점)·볼리비아(무실점)를 상대로 환상적인 선방 능력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1년 동안 반전을 선보인 김승규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26인에 선발됐고, 4회 연속 본선 출격이라는 대기록 작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회에 앞서 인생 최고의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득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그는 "와이프·딸 옆에 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한데, 좋은 선물을 해줄 수 있게끔 좋은 성적을 거둬서 돌아가고 싶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이후에는 '라이벌'이자 동료인 조현우와 경쟁 구도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김승규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벨기에전에서 환상적인 선방 능력으로 차기 수문장으로 주목받았으나 러시아 대회 때는 아니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신태용 감독은 본선 직전 조현우를 주전 수문장으로 내세웠고, 김승규는 벤치에서 대회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4년 전 카타르에서는 둘의 입지가 바뀌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빌드업에서 조금 더 우위를 보여준 김승규를 주전 골키퍼로 택했고, 그 역시 본선 4경기에 나서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3번에 걸친 대회에서 경쟁 구도를 선보였던 이들은 이번 북중미에서도 주전 골키퍼 장갑을 놓고 싸우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조)현우나 (송)범근이도 월드컵 전에 컨디션이 좋았고, 지난번 소집 때까지도 계속 경쟁했던 사이기에, 저희도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누가 나가던지 팀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신중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월드컵 1차전인 체코전을 앞두고 회견에 등장한 점과 3번의 월드컵 경험과 최근 폼을 놓고 보면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 장갑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A매치 87경기와 월드컵 3회 출격을 통해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승규지만, 이번 대회 역시 설렌다고 표현했다. 그는 "일단 되게 기대된다. 4번째지만 첫 번째 월드컵 때처럼 설레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외에도, 1차전 승리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으며 대회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의연하게 밝혔다.

김승규는 "이번 월드컵이 가장 기억이 남는 대회가 될 수 있게 같이 만들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개인적인 동기부여도 상당하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장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특히 대선배 이운재가 기록한 골키퍼 A매치 최다 출전(133경기) 기록을 경신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역할과 임무도 상당히 중요하다. 수비진에 김민재·김문환을 제외하면 모두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이들로 꾸려졌다.

후방에서 수비 라인 조절과 함께 후방 빌드업 핵심 열쇠로 경기장을 누벼야만 하는 상황 속 풍부한 경험을 통해 수비진들의 경험 부족을 메워줘야만 하는 중책이 있다.

지난 2년간 2번의 장기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 위기까지 몰렸으나 김승규는 끝내 포기하지 않고, 4번째 월드컵 본선 엔트리 합류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과연 그는 베테랑의 면모를 확실하게 발휘하며 4년 전 보여줬던 선방 '쇼'를 이번 북중미에서도 그래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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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월드컵 월드컵 김승규 조현우 체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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