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1순위' 스페인의 전성시대... 이변 노리는 사우디-카보베르데

[2026 북중미 월드컵 H조] 스페인-카보베르데-사우디 아라비아-우루과이

스페인의 강세가 예상되는 조다. 스페인은 지난 유로 2024에서 우승을 차지한 기세를 꾸준하게 이어오며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다. 남미 전통의 강호 우루과이는 조2위가 유력해보인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보베르데는 언더독의 반란을 노린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4년 전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를 제압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기억이 있다. 사상 첫 월드컵에 나서는 카보베르데는 조3위 와일드 카드로 토너먼트 진출을 노려보는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스페인 : 우승후보 1순위...제2의 전성기 이어갈까

 2025년 11월 18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2026년 월드컵 예선 E조 터키와의 경기를 앞두고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5년 11월 18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2026년 월드컵 예선 E조 터키와의 경기를 앞두고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티카타카와 점유율 축구로 대변되는 새로운 전술 트렌드를 제시하며 세계 축구를 지배했다. 제1의 전성기로 기억되는 이 기간 동안 유로 2008, 유로 2012을 포함해 스페인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우승인 2010 남아공 월드컵마저 제패했다. 이후 사비, 이니에스타 등 주축 세대들의 퇴장과 점유율 축구에 대한 파훼법이 나오면서 스페인은 힘을 잃어갔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맛봤고, 2018년과 2022년에는 2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유로 2024에서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스페인은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다수의 베팅업체들로부터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다. 월드컵마저 제패한다면 스페인 축구의 두 번째 전성기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 팀 프로필
피파랭킹 : 2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17회
월드컵 최고 성적 : 우승 (2010)
북중미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5승 1무 (유럽예선 E조 1위)
신의 한 수였던 라 푸엔테 감독 선임... 유로 2024 우승 결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탈락에 그치자 스페인 축구협회는 루이스 엔리케와 작별하고, 무명에 가까웠던 루이스 데 라 푸엔테을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을 오랫동안 역임한 그는 2019 UEFA 유로 U-21 챔피언십 우승,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남긴 바 있다.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의 연계를 고려해 데 라 푸엔테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파격적인 시도를 택한 것이다. 현재 스페인 스쿼드에 있는 다수의 선수들을 지도해본 경험과 연령별 대표팀부터 이어진 연속성은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 재능 있는 세대들의 출현은 데 라 푸엔테 감독이 날개를 다는 격이었다.

지난 유로 2024에서 스페인의 스쿼드 26명 가운데 30대는 단 6명에 불과했다. 라 푸엔테 감독은 젊은 피들을 과감하게 주전으로 기용했다. 라민 야말(바르셀로나), 니코 윌리엄스(빌바오)에게 좌우 측면 공격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그 결과 스페인은 유로 2024에서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전임 엔리케의 전술적 기조를 유지했다. 높은 볼 점유율과 후방에서의 세밀한 빌드업,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의 연속성을 이어나갔다. 여기에 경기 상황이나 상대팀에 맞게 실리적인 색채를 더했으며, 점유율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특히 좌우 측면에 뛰어난 스피드와 돌파력을 갖춘 윙어인 야말과 윌리엄스를 내세웠는데, 좌우 측면에 중앙 미드필더 성향이 짙은 선수들을 배치해 점유율 극대화에 치중하던 과거의 스페인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수비 조직력 개선 과제

스페인은 유로 2024 직후 열린 2024-25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무패 가도를 내달렸다. 세르비아, 스위스, 덴마크와의 조별리그에서 5승 1무로 조1위를 차지했다. 8강에서는 네덜란드를 제압했고, 4강전 역시 프랑스를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포르투갈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약점이 드러난 것은 수비 조직력이다. 마크 쿠쿠레야(첼시)-딘 하위선(레알 마드리드)-로빈 르 노르망(소시에다드)-페드로 포로(토트넘)으로 구성된 포백 라인이 상대의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토너먼트 5경기 동안 무려 11실점을 기록했다. 수비 불안을 남긴 스페인은 결승에서 포르투갈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상대적 약체인 불가리아, 튀르키예, 조지아를 상대로 5승 1무를 기록, 조1위로 본선에 올랐다. 6경기동안 21득점 2실점의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선보인 것은 긍정적이다.

변화의 폭이라면 주전이었던 하위선과 르 노르망의 최종 명단 탈락이다. 라 푸엔테 감독은 올 시즌 두 선수가 소속팀에서 부진을 겪자 과감하게 제외했다. 센터백 자원으로는 에릭 가르시아, 파우 쿠바르시(이상 바르셀로나), 아이메릭 라포르트(빌바오), 마르크 푸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4명을 선발했다. 앞선 3월 A매치 평가전부터 다양한 센터백 조합을 실험하며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고 있다.

강력한 스쿼드 짜여진 공격-미드필드 라인

지난 유로 2024때와 비교해 야말의 성장세는 괄목할만 하다. 여전히 10대의 나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야말의 플레이는 완숙미를 더해가고 있다. 야말의 파괴력이 증가하면서 스페인의 공격진은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20대 중반이 된 윌리엄스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전문 스트라이커 유형이 아닌 미켈 오야르사발(소시에다드)의 펄스 나인 전술을 가동 중이다. 이름값에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2선에서 패스를 받아주거나 연계 플레이에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득점과 도움을 모두 할 수 있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유로와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했으며,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전 경기 공격 포인트(6경기 6골 4도움)를 기록할만큼 꾸준함을 과시했다.

미드필드진도 상당히 두텁다. 파비안 루이스(PSG)-로드리(맨체스터 시티)-페드리(바르셀로나)로 구성된 삼각편대가 매우 강력하다. 이밖에 마르틴 수비멘디, 미켈 메리노(이상 아스날), 다니 올모, 가비(이상 바르셀로나) 등도 주전급으로 손색이 없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확대됨에 따라 경기수 또한 증가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총 8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무더운 날씨가 예상되는 이번 월드컵은 체력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으로 두터운 스쿼드 뎁스와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스페인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 스페인 예상 베스트11
4-3-3 : GK 시몬 - 포로, 쿠바르시, 라포르트, 쿠쿠레야 - 로드리 - 페드리, 파비안 루이스 - 야말, 오야르사발, 윌리엄스

카보베르데 : 대이변 노리는 카보베르데의 아름다운 도전

 2024년 9월 6일 이집트 카이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 대 카보베르데 경기 시작 전 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카보베르데 선수들.
2024년 9월 6일 이집트 카이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 대 카보베르데 경기 시작 전 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카보베르데 선수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카보베르데가 월드컵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써냈다. 1975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대서양에 위치한 섬 나라다. 인구는 52만 명으로 세계 인구 순위에서 173위다. 아프리카 축구연맹과 FIFA 가입이 1992년에 이뤄졌을 만큼 축구적으로도 역사가 굉장히 짧다. 2002 한일 월드컵 예선부터 참가했지만 언제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카보베르데는 결국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 팀 프로필
피파랭킹 : 69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1회
월드컵 최고 성적 : 해당없음
북중미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7승 2무 1패 (아프리카예선 D조 1위)
2020년대 이후 전성기 열다...사상 첫 월드컵 진출

카보베르데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첫 번째 본선 진출은 2013년이다. 당시 8강에 진출하며 최대 돌풍을 일으켰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본선을 눈앞에 뒀으나 튀니지와의 최종전에서 부정 선수 출전으로 인해 몰수패를 당하며 아쉽게 탈락했다.

이후 몇 년 동안 침체기를 겪은 카보베르데는 2020년 부비스타 감독을 부임하면서 다시 재정비했다.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16강에 진출했으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2차 예선에서는 강호 나이지리아에 1무 1패로 선전했지만 조2위로 탈락했다.

하지만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8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3년 10월부터 시작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강호 카메룬과 D조에 속해 전망이 밝지 않았다. 조1위에게만 주어지는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내려면 카메룬을 넘어서야 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약체 앙골라와의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카보베르데는 에스와티니를 2-0으로 물리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2024년 6월 열린 카메룬과의 3차전에서 1-4 대패를 당하면서 탈락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다시 반등했다. 모리셔스-앙골라-모리셔스전을 모두 승리하며 승점 9를 추가하는 사이 카메룬은 주춤했다. 예선 7차전을 마친 상황에서 카보베르데는 카메룬에 승점 1점차로 뒤진 2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10일 열린 카메룬과의 8차전 홈 경기는 카보베르데의 운명을 가리는 일전이었다. 이날 카보베르데는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선보이며, 에이스 브라이언 음뵈모(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그리고 후반 9분 한 번의 역습 기회에서 달리옹 리브라멘투(카사 피아)가 전진 드리블에 이은 마무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1-0 승리가 확정되자 경기장을 찾은 카보베르데 팬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승점 2점차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유리한 위치에 섰다. 이후 카보베르데와 카메룬은 나란히 1승 1무를 기록했고, 결국 카보베르데가 월드컵 본선행 열차에 탑승했다.

빠른 패스 전환-선수비 후역습 강점

카보베르데는 이번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16득점 8실점을 기록했다. 2024년 카메룬 원정에서 4골을 내주고 대패를 당했으나 1년 뒤 리턴매치에서는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향상된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A매치에서는 이란과 0-0 무승부, 이집트와 1-1 무승부를 기록할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다. 3월에는 칠레(2-4패), 핀란드(1-1무, 승부차기 승)과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3-0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카보베르데는 4-3-3과 4-2-3-1 포메이션을 혼용하며, 수비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다. 미드 블록과 로우 블록을 구축하고, 전방 압박을 지양함으로써 불필요하게 체력을 낭비하지 않는다. 빌드업 상황에서는 짧게 풀어가기보단 직선적인 형태를 가져간다. 상대가 강하게 압박을 들어오면 즉각적으로 롱볼을 시도한다. 상대 수비가 다 갖춰지기 전에 빠르게 패스로 전환하는 속도가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상대 진영에서의 세밀함과 정확도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스페인, 우루과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 스페인과의 첫 경기가 매우 부담스럽다. 현실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승리를 목표로 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사우디 아라비아에 밀린다고 보기 어렵다.

비록 유럽 빅리거는 없지만 포르투갈과 유럽 중소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에서 뛸 수 있는 자미로 몬테이루(즈볼레)는 올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비야레알의 주전 샌터백 로건 코스타의 장기 부상이 회복돼 정상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수비진에 많은 도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 카보베르데 예상 베스트11
4-2-3-1 : GK 보시냐 - 모레이라, 호베르투 로페즈, 보르헤스, 파울루 - 레니니, 야닉 세메두 - 하양 멘데스, 아르칸주, 카브랄 - 리브라멘투

사우디 아라비아 : 첫 16강의 기억... 'Again 1994' 재현 노린다

 2026년 3월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대 이집트 친선경기 시작 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 선수들.
2026년 3월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대 이집트 친선경기 시작 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 선수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 아라비아는 중동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호다. 아시안컵 우승 3회(1984, 1988, 1996), 준우승 3회(1992, 2000, 2007)를 기록했다.

월드컵 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32년 전 미국에서 열린 1994 월드컵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모로코, 벨기에를 제압하며 깜짝 이변을 연출했고,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 꾸준하게 월드컵 무대에 오르며 대표적인 단골손님으로 자리잡았지만 단 한 차례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32년 만에 다시 미국땅을 밟게된 사우디 아라비아는 통산 두 번째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고 있다.
■ 팀 프로필
피파랭킹 : 61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6회
월드컵 최고 성적 : 16강(1994)
북중미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3승 4무 3패 (아시아 3차예선 C조 3위) / 아시아 4차예선 1승 1무(B조 1위)
동네북 이미지 탈피-급성장한 사우디 리그

사우디 아라비아는 21세기 들어 월드컵 무대에 설때마다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대표적인 패배는 2002 한일 월드컵 독일전 0-8 패배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우크라이나에 0-4로 무너졌고, 12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는 러시아에 0-5로 참패를 맛봤다.

그러나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이후 폴란드, 멕시코에 패하며 아쉽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아르헨티나전은 역대 월드컵 최고 이변 중 하나로 기억된다.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는 '비전 2030 정책'으로 석유 의존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축구 발전을 빼놓을 수 없다. 막대한 자본을 이용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등 다수의 세계적인 스타 영입에 나서면서 사우디 리그의 성장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스포츠 대회 유치에 힘쓴 결과 2027 아시안컵과 2034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세 번의 감독 교체...월드컵 앞두고 도니스 선임

사우디 아라비아 대표팀을 지휘한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2023년 3월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협회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를 선임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2023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한국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탈락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 돌입한 사우디 아라비아는 초반 4경기에서 1승 2무 1패로 부진을 거듭했다. 결국 만치니 감독은 경질 통보를 받았다.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협회는 다시 르나르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리고 2024년 10월 르나르는 감독직 제의를 수락하면서 1년 8개월 만에 다시 사우디 아라비아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르나르 효과는 예상 외로 미비했다. 3차예선에서 부진 끝에 조3위에 머무르며 본선 직행에 실패했다. 아시아 4차예선에서 인도네시아(3-2승), 이라크(0-0무)에 1승 1무를 기록, 가까스로 월드컵 티켓을 획득했지만 이후 평가전과 2025 FIFA 아랍컵에서 극심한 부진을 이어나갔다. 지난 3월 A매치 2연전에서는 이집트(0-4패), 세르비아(1-2패)를 상대로 모두 패하자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협회는 지난 4월 르나르의 경질을 결정했다.

그리스 출신의 예오리오스 도니스 감독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겼다. 사우디 아라비아 리그에서 알힐랄, 알파테, 알웨다, 알칼리이 등 다수의 클럽을 지휘한 바 있는 도니스 감독이 현 상황에서는 적격이라는 판단이었다. 지난 5월 31일 도니스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에콰도르전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1-2로 패했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점유율에서 58%-42%로 우세한 경기를 선보였다는 점은 조금이나마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월드컵 본선에서의 전망은 밝지 않다. 가장 먼저 지난 몇 년 동안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들은 유럽 진출에 매우 소극적이며,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뛰는게 대다수다. 사우드 압둘하미드(랑스)가 현재 대표팀에서 유일한 유럽파다. 사우디 프로리그의 발전으로 슈퍼스타들이 유입됐지만 정작 대표팀의 주전급들은 각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 사우디 아라비아 예상 베스트11

4-2-3-1 : GK 알아퀴디 - 압둘하미드, 알암리, 알탐바크티, 알부샤일 - 나세르 알도사리, 칸노 - 알샤마트, 알주와이르, 살렘 알도사리 - 알부라이칸

우루과이 : 수비 DNA 버리고 공격 축구로 무장

 2026년 3월 27일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 대 우루과이 친선 축구 경기 전, 우루과이 선수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6년 3월 27일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 대 우루과이 친선 축구 경기 전, 우루과이 선수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루과이는 인구 350만 명의 소국이지만 월드컵 우승 2회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1930년 초대 월드컵의 개최국이자 챔피언에 올랐고, 1950년 브라질에게 마라카냥의 비극을 안기며 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암흑기에 빠진 우루과이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40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포함, 최근 5회 연속 본선에 오르며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 팀 프로필
피파랭킹 : 17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15회
월드컵 최고 성적 : 우승 2회 (1930, 1950)
북중미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7승 7무 4패 (남미예선 4위)

공격 DNA 이식시킨 비엘사 감독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 디에고 고딘, 에딘손 카비니 등을 대표하는 황금세대의 등장에 힘입어 2010년대부터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4강,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에 진출했고,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미 전성기에서 한참 지난 수아레스와 카바니는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고, 별다른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포르투갈, 한국에 밀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디에고 알론소 감독을 경질하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명장 마르첼로 비엘사를 선임하며 개편을 시도했다. 우루과이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장기집권한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 체제 아래 수비 성향이 짙었던 팀이다. 하지만 비엘사 감독은 터프한 전방 압박과 빠른 템포의 공격 지향적인 컬러를 이식시키고자 했다. 팀 스쿼드는 대부분 20대 위주로 구성했다. 속도와 지구력은 비엘사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엄청난 활동량, 지속적인 압박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스쿼드를 구성하려면 젊은 선수 위주의 구성이 필연적이었다.

우루과이는 2023년 9월부터 시작된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초반 4경기에서 1승 2무 1패로 주춤했다. 하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연파하며 정상궤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2024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는 우승후보 브라질을 탈락시키며 4강에 진출했다. 콜롬비아에게 패하며 결승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비엘사 감독이 보여준 전술적 능력은 칭찬받기에 충분했다.

터프한 전방 압박과 빠른 타이밍으로 공을 탈취한 뒤 최대한 높은 지점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을 지향하는 것이 비엘사 감독의 전술적 특징이다. 맨투맨 근접 마크로 하여금 상대의 패스 성공률을 낮게 만들며, 역동적인 오프 더 볼과 움직임으로 공격 세부 작업을 가져가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코파 아메리카 이후 9경기에서 1승 5무 3패를 기록,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약팀을 상대로 답답한 공격력과 골 결정력 난조를 보이며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비엘사 감독을 향한 현지 여론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다행히 지난해 6월 베네수엘라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우루과이는 9월에 열린 17라운드 페루전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수비-미드필드는 강하지만 아쉬운 전방 파괴력

연령별 대표팀부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의 미드필드 조합은 중원 장악력과 역동성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마누엘 우가르테(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수비진을 보호한다.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지키는 후방의 견고함 또한 정상급임에 틀림없다.

이에 반해 공격진의 구성은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지난 몇 년 동안 다르윈 누녜스(알 힐랄)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이에 비엘사 감독은 로드리고 아기레(티그리스), 페데리코 비나스(오비에도)를 번갈아 기용하며 테스트를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2선 좌우 윙어도 파괴력을 기대할 자원이 전무하다. 아구스틴 카노비오(플루미넨시),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스포르팅), 로드리고 살라사르(브라가) 등의 개인적인 역량은 미드필드와 수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우루과이는 이번 월드컵 남미예선 18경기에서 1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반면 공격에서는 겨우 22골에 머물렀다. 비엘사 감독의 컨셉인 공격 축구에 어울리지 않는 득점력이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예선 이후 평가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11월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는 극심한 세트피스 수비 불안과 기동력 저하 등을 드러내며 1-5 대패를 당했다.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도 미국의 압박을 벗겨내지 못하며 소유권을 상실하기 일쑤였다. 지난 3월에는 2진이 대거 출전한 잉글랜드와 1-1로 비겼고, 알제리를 상대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최근 4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우루과이는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카보베르데, 스페인과 H조에 편성됐다. 우승후보 스페인을 제외하면 나머지 2개팀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다. 지난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딛고 명예 회복을 노리는 우루과이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 우루과이 예상 베스트11

4-3-3 : GK 로체트 - 난데스, 로날드 아라우호, 히메네스, 올리베라 - 벤탄쿠르 - 발베르데, 데 아라스카에타 - 카노비오, 아기레, 막시 아라우호

▶ 2026 북중미 월드컵 H조 일정 (한국시간)
6월 16일(화) 오전 1시,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 - 미국, 애틀란타
스페인 vs 카보베르데

6월 16일(화) 오전 7시, 하드록 스타디움 - 미국, 마이애미
우루과이 vs 사우디 아라비아

6월 22일(월) 오전 1시,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 - 미국, 애틀란타
스페인 vs 사우디 아라비아

6월 22일(월) 오전 7시, 하드록 스타디움 - 미국, 마이애미
우루과이 vs 카보베르데

6월 27일(토) 오전 9시, 에스타디오 아크론 - 멕시코, 과달라하라
우루과이 vs 스페인

6월 27일(토) 오전 9시, NRG 스타디움 - 미국, 휴스턴
카보베르데 vs 사우디 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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