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타워즈>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SF 시리즈지만, 동시에 유독 한국에서는 미국만큼의 인기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기도 하다. 2015년 3부작으로 부활했던 <깨어난 포스>, <라스트 제다이>,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비롯해 외전 <로그 원>, <한 솔로>를 향한 국내 관객의 반응은 미국 현지와는 분명 온도 차가 있었다.
<스타워즈>의 본고장인 북미 지역에서도 각종 파생 시리즈의 쉼 없는 등장은 점차 신규 팬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젊은 관객 입장에선 범우주를 관통하는 작품 속 세계관이 마블 히어로물 이상으로 지나치게 복잡했고, 기존 팬들 역시 방향성 상실에 따른 피로감과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9년 처음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옛 명성에만 의존하던 <스타워즈>프랜차이즈에 돌파구를 마련해줬다. 총 3시즌에 걸쳐 사랑받은 OTT 드라마 인기를 등에 업고 이제 <스타워즈>는 7년 만의 극장판 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연출 존 패브로 감독, 5월 27일 한국 개봉)를 앞세워 '엑스윙' 전투기 마냥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현상금 사냥꾼의 새로운 임무
▲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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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로리안과 그로구>의 이야기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 속 악의 축 '제국'이 몰락한 후 혼란기가 극 중 배경으로 펼쳐진다. 신공화국 군대의 핵심 인물 워드 대령(시고니 위버 분)은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 분)과 그로구에게 제국군 잔당인 코인 장군의 행방을 추적하는 임무를 부여한다.
그런데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은하계 범죄 조직 헛 카르텔과 거래해야 하는 또 다른 미션도 수행해야 한다. 조직 보스였던 자바 더 헛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로타 더 헛(제레미 앨런 화이트 목소리 출연)을 구출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는 각종 우주 괴물과 용병들과의 피할 수 없는 사투도 기다리고 있다.
딘 자린은 어렵게 로타의 신병을 확보하지만 그 안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고, 이제 딘 자린과 그로구는 상상 초월 모험을 통해 서로에게 운명을 맡겨야만 한다. 막강한 전투 능력을 지닌 현상금 사냥꾼과 '아기 요다'는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진입 장벽 낮춘 영리한 연출
▲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존 패브로 감독 (사진 맨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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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타워즈는 요다 세대와 그로구 세대로 나뉜다"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처럼, 깜찍한 캐릭터 그로구와 그를 지키는 우주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을 앞세운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유통기한이 끝난 줄 알았던 프랜차이즈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
물론 엄밀히 말해 이번 극장판은 OTT 원작을 접하지 못한 대다수 국내 관객에게 살짝 불친절하게 다가올 여지가 있다. 기존 시리즈의 열성 팬이 아니라면 두 주인공 사이의 깊은 유대감이나 고유한 설정에 살짝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의 기본 골격이 OTT 시리즈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약점을 만회하고자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는 다행히 <스타워즈>와 전작의 설정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 관객도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뒀다. 기존 SF·액션 영화 속 친숙한 문법을 자연스럽게 담으면서, 초보 팬들도 작품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아이언맨> 1·2편을 통해 마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존 패브로 감독은 이제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를 통해 <스타워즈>의 또 다른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까지 녹여낸 SF 블록버스터
▲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의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로구만의 귀여움이다. 올해 초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직접 등장할 만큼 미국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은 이 신규 캐릭터는 이제 제목 이상의 강력한 '포스'를 발산한다.
OTT 시리즈에서 단순한 마스코트에 머물렀다면, 극장판에서는 딘 자린을 구하기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치며 관객을 감탄시킨다. 딘 자린의 보호를 받아야 했던 수동적 입장에서 벗어난 그로구의 성장은, 버디 액션 무비의 주인공처럼 두 인물의 관계를 한층 대등하게 발전시킨다.
그로구의 등장은 각종 CG가 기본으로 활용되는 SF 영화에 아날로그 감성을 녹여냈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전체 움직임의 약 90%를 직접 손으로 조종하는 실물 퍼펫 기술로 완성된 그로구의 명연기는 디지털 기술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따뜻한 정서가 집약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기존 OTT 시리즈 속 고독한 이방인의 정서가 극장판에서는 다소 희석되었다는 해외 열성 팬들의 불만도 일부 있지만, 이 작품은 블록버스터 영화로의 확장을 통해 장수 SF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방향성을 확보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다뤘던 루크 스카이워커 가문·제다이 신화와 작별을 고하고 신규 캐릭터의 관계와 감정에 집중한 이번 영화는 오랫동안 길을 잃었던 <스타워즈>가 또 다른 세대를 대상으로 의미있는 여정에 돌입했음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131분. 쿠키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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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끝난 줄 알았는데... 이 영화가 '스타워즈'의 희망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