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에 브라질 전통 음악, 의외로 잘 어울리네

[현장] 27회 맞이한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 중 뽈레 뽈레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 중 뽈레 뽈레염동교

2024년 5월 26일의 서울 노들섬을 기억한다. 우천의 악조건에도 우비를 입은 채 손뼉 치고 덩실덩실 몸을 흔들던 사람들. 그 인파엔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상급 퓨전 재즈 집단 스나키 퍼피에 재적했던 라넬 루이스의 폭풍 같은 드러밍과 음악 예능 프로 <TOP밴드>에 출연했던 2인조 록밴드 톡식을 관람하며 나만큼 음악을 사랑하는 영국 친구와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2년 만에 다시 방문한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은 타악기를 사랑하는 이들의 화합의 장으로 2024년의 소중한 기억을 소환했다.

1999년에 시작해 올해로 27회를 맞이하는 2026 드럼 페스티벌은 노들섬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자리를 옮겼다. 국제 관광객이 모여드는 디디피(DDP)의 장소적 이점이 드러났는데, 여름에 가까운 따사로운 날씨가 더해져 초여름 페스티벌 행렬의 서막을 알리는 듯했다. SDF 스테이지와 야마하 오픈스테이지, 드럼존과 드림존, 피플존까지 총 6개의 구역이 퍼포먼스와 음악교실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가득 찼다.

어울림광장에서 개최된 '서울행진26 아티스트 그룹'은 디디피 고유의 국제성과도 어울렸다. 무술에 가까운 춤사위에 브라질 전통 음악을 결합한 카포에이라와 상모 쓴 무용수들의 사물놀이, 브라질 타악기 앙상블 바투카다의 흥겨움을 전달한 뽈레뽈레가 지역과 문화는 다를지언정 하나의 기쁨과 리듬으로 군중의 마음에 도착했다.

국악과 인디팝의 만남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 중 도널드 바렛과 공성연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 중 도널드 바렛과 공성연염동교

실내 공연장인 SDF 무대에서도 양질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마침 비브라폰 연주자 공성연과 도널드 바렛의 협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비브라폰 특유의 영롱한 음색이 절도 있는 비트와 맞물려 민트캔디처럼 시원한 기운을 선사했다.

조지 벤슨, 실 등과 협업한 드러머 도널드 바렛은 길쭉한 팔다리에서 나오는 시원한 연주가 일품이었다. 섬세하면서도 박력 넘치는 드러밍에 40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십 수년만에 처음 라이브로 연주한다는 '퓨처라마(Futurama)'가 가슴에 꽂혔다. 퍼포먼스를 마친 그는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신과 자신이 소속한 야마하에 감사를 표했다.

국악과 인디 팝이 교차했던 삼산의 무대도 기억에 남는다. 장기하가 생각나는 감칠맛 나는 말맛에 가야금과 해금의 개성을 얹었다. 인디 음악가의 고충을 유쾌하게 풀어낸 '모르겠어'와 청중과 후렴구를 합창한 '줄줄줄 팍팍팍'은 재치 넘쳤다.

아소토유니온과 윈디시티 등 독보적 정체성을 구축해 온 김반장은 유희에 실험을 더했다. "음악적 뿌리를 파헤친다는 의미"로 "루츠 드러밍 온 어쓰(Roots Drumming on Earth)"이라고 공연명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 중 김반장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 중 김반장염동교

자메이카 대표 음악 스타일인 레게에서 보컬을 덜어낸 채 리듬을 부각하고, 다채로운 효과음으로 환각성을 취하는 덥(Dub)은 국내에선 쉽게 들을 수 없는 음악이다. 씩씩이의 사이키델릭한 키보드에 라국산의 원초적 퍼커션, 중심을 잡아주는 김반장 어우러져 이색적인 음향이 완성됐다. 김반장과 친구들은 예정 시간보다 20분이나 더 공연하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 밖에도 각종 드럼 클리닉과 전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야마하 뮤직 스쿨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패드를 두드리는 아이들을 보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2026 서울 드럼 페스티벌에서의 체험을 통해 제2의 도널드 바렛과 공성연, 김반장이 태어나지 않을까? 마침, 훈훈한 표정으로 꿈나무를 지켜보던 도날드 바렛과 셀카를 찍었다.

"하나 배워두면 평생 간다"라는 어르신들의 말씀대로 악기는 스포츠와 더불어 인생의 윤활유로 작용할 수 있다. 2026 서울드럼페스티벌의 '드럼, 드림, 피플(Drum, Dream, People) - 두드림은 꿈이 되고, 시민은 리듬이 된다)'이란 슬로건처럼 아이들에겐 음악가와 행복한 삶의 꿈을 심어주고, 다국적 관람층을 하나의 리듬으로 묶어주며 다음 해 그루브 향연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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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