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도 헷갈린 역대급 모창,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추모

[리뷰] JTBC '히든싱어8' 터틀맨 편

 JTBC '히든싱어8'
JTBC '히든싱어8'JTBC

지난 19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8>에선 그리운 목소리, 그룹 거북이 리더 고(故) 터틀맨(본명 임성훈, 1970~2008) 편을 마련해 그가 남긴 명곡들로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했다.

​ 그동안 <히든싱어> 시리즈에선 김광석, 신해철 등 일찍 우리 곁을 떠난 가수 특집을 소개한 바 있는데 댄스가수 겸 래퍼의 음악을 선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거북이(터틀맨-금비-지이)는 '빙고', '왜 이래', '비행기' 등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는 국민 댄스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팀이었다.

​ 특히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도맡았던 리더 터틀맨은 독특한 음색을 자랑하면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작품에 녹여냈던 핵심 인물이었다. 안타깝게도 2008년 세상을 떠나면서 거북이의 음악도 함께 발걸음을 멈췄지만 이번 <히든싱어8>을 통해 18년 만에 멋지게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개그맨 문세윤도 등장...역대급 난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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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8> 터틀맨 편은 1라운드부터 현장을 뒤흔들었다. 6개의 방에서 울려 퍼진 명곡 '빙고'를 들은 판정단은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울 만큼 흡사한 목소리를 선보인 모창 가수들 때문에 선택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라운드에는 원조 가수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MC 전현무의 깜짝 발표가 이어지면서 시청자들마저 혼란에 빠질 정도였다.

​역대급 난도를 자랑한 참가자들의 실력은 다음 라운드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왜 이래', '비행기'로 진행된 후속 경연에서는 개그맨 문세윤, 2000년대 실력파 R&B 가수 더레이 등이 차례로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객석에서 이를 지켜본 터틀맨의 친형조차 "다 성훈이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참가자들은 고인의 개성 넘치는 목소리를 정교하게 재현해냈다. 덕분에 매 라운드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연이 펼쳐졌고, 결국 '고기왕 터틀맨' 박성훈이 원조 가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아름다운 이변을 연출했다.

립싱크 거부했던 고인의 라이브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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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8> 터틀맨 편은 여러 측면에서 눈여겨볼 지점이 많았다. 기존의 고인 특집에서는 생전 발표된 음반 속 목소리를 활용해 대결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터틀맨이 남긴 라이브 음원을 중심으로 무대를 구성했다.

​ 20년 전 활동 당시 거북이와 터틀맨은 방송 무대에 설 때마다 립싱크 대신 라이브만을 고집하며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당시의 집념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방송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방송에선 활동 당시 터틀맨과 관련한 숨은 이야기들이 차례로 소개되어 다시 한번 그를 향한 그리움을 짙게 만들었다. 심근경색 치료를 위해 30kg 정도 감량했으나 목소리가 가늘어지자, "나는 그냥 터틀맨으로 살래. 내 목소리를 유지하겠다"라며 치료를 중단하고 음반 작업에 몰두했다다는 일화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워했다.

대중들의 위로와 공감의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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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러 차례 <히든싱어>는 일찍 우리 곁을 떠난 음악인들을 재조명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날 터틀맨 편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2000년대 터틀맨이 만든 음악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들었지만 평론가들 사이에선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않을 만큼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대중과 평단 사이의 온도 차에도 불구하고 터틀맨이 남긴 주요 곡들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노래방 애창곡과 각종 방송 BGM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가슴을 활짝펴고 크게 웃어요 / 하늘 향해 힘껏 소리쳐 봐요 / 답답한 가슴이 확풀어지도록 / 숨막힌 세상 시원하도록"(왜 이래)
"틀에 박힌 관념 다 버리고 이제 또 / 맨 주먹 정신 다시 또 시작하면 / 나 이루리라 다 나 바라는대로"(빙고)

​돌이켜보면 그의 음악에는 위로와 공감이라는 정서가 일관되게 담겨 있다. 경쾌한 댄스 비트 속에 녹여낸 희망의 메시지는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의 삶과 맞닿아 있었기에 시대를 초월한 명곡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무대 위에서 늘 보여줬던 밝고 폭발적인 에너지 역시 터틀맨의 노랫말에 더욱 큰 힘을 실어줬다.

​복잡한 철학이나 거창한 주제 의식 대신, 우리 일상 속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 터틀맨의 음악 세계는 결국 <히든싱어8>을 통해 재조명됐다. 제작진이 방영 전 내세웠던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추모"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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