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감정 연습> 공연 사진
창작집단 LAS
5월 18일, <감정 연습>을 다시 생각하며
성주와 여작의 사별은 사적이지만, 이후 둘의 연대는 공적일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사적인 이별 이후 남겨진 사람도 있지만, 공적으로 점화된 사건으로 이별한 이후 남겨진 사람도 있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사회 재난의 희생자 유가족이 그렇고,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 유가족이 그렇다. 연극 <감정 연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남겨진 사람들을 다시 고민해볼 기회를 준다.
성주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감정을 느끼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기에 성주는 아내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므로 슬퍼하지도 못한다. 다른 유형의 사별을 경험한 여작은 성주를 슬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설령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슬픈 일에는 슬퍼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이것이 성주의 '감정 연습'이다.
'감정 연습'은 우리 같은 동시대인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남겨진 자가 아닌 대다수의 동시대인은 감정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한 탓에 남겨진 자에 대해 부적절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여전히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각종 음모론으로 누군가의 죽음을 더럽히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 재난을 둘러싸고도 마찬가지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슬픈 일에는 슬퍼해야 한다는 여작의 가르침은 고사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성주의 태도라도 따랐으면 좋겠다. 사건의 본질과 희생자의 아픔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부재한 채로 감정을 표출하고 싶은 사람은 쉽게 조롱과 혐오에 빠진다.
한편 최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내용을 포함한 개헌이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39년 만에 시도된 개헌에 대해 반대 당론을 앞세워 106명의 소속 국회의원을 불참시킨 탓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정치적 계산 때문인지 때때로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거론하며 이를 계승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약속한 바를 최근 다시 져버린 국민의힘은 뻔뻔하게도 18일 다시 광주를 찾았다. 장동혁 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기념식을, 송언석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서울에서 열린 기념식 현장을 찾았다.
언젠가 <감정 연습>이 다시 공연된다면,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광주를 말하기에 앞서 이 연극을 관람했으면 좋겠다. 슬픈 일에는 슬퍼하길,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침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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