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극본 유지원, 연출 박준화·배희영)이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급 스타 아이유·변우석의 만남, 무려 3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대작, 디즈니플러스를 통한 국내외 공개까지 본 방송 이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은 <21세기 대군부인>은 첫 회 방영과 동시에 뜨거운 인기몰이에 돌입했다.
매주 우상향 시청률 곡선을 그릴 만큼 주말 TV 드라마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각종 화제성 조사에서도 드라마와 주연 배우 아이유, 변우석의 이름이 1위에 오르내리는 등 2026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경쟁 채널 대비 늘 부진을 면치 못했던 MBC로서는 올해 초 방영된 <판사 이한영>에 이어 또다시 흥행작을 탄생시키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었다.
<21세기 대군부인>이 남긴 성적표는 화려했다. 하지만 작품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비판도 적잖게 불거졌다. 급기야 종영 당일 제작진이 15일 방영분 속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졌다. 300억 원 대작 드라마 종영이 남긴 빛과 그림자를 되돌아봤다.
스타 파워 입증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MBC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의 최신작인 <21세기 대군부인>은 가상의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한 궁중 로맨스라는 비교적 친숙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결과는 예상대로 성공적이었다.
흥행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특급 스타의 만남은 각종 수치가 증명하듯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시청자들이 주목하는 배우와 막대한 제작비가 결합할 경우, 지상파 드라마도 넷플릭스 시리즈 못지않은 화제성과 흥행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21세기 대군부인>이 입증한 셈이다.
스타 배우들의 수려한 비주얼과 맞물린 각종 재편집 하이라이트 영상, SNS 숏폼 콘텐츠 등은 본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반복 시청을 이끌어냈다. 이안대군(변우석 분)과 성희주(아이유 분)에 푹 빠진 팬들은 "이 드라마 어떻게 보내냐", "아무리 생각해도 12부작은 너무 짧다. 제발 연장해달라" 등의 댓글로 종영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끊이지 않는 논란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MBC
반면 <21세기 대군부인>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는 등 각종 비판을 자초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논쟁, 입헌군주제 세계관의 빈약함, 반복되는 개연성 붕괴, 역사 고증 논란 등이 겹치면서 대작답지 못한 작품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국왕이 여전히 군림하는 가상의 입헌군주제 국가라는 설정이지만, 한 나라를 통치하는 대군의 섭정 과정이 의회나 헌법적 절차 없이 진행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의아함을 안겼다. 걸핏하면 발생하는 궁궐 화재 장면 역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불 말고는 소재거리가 없는 것이냐"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특히 지난 15일 방송된 15회는 치명적인 역사 왜곡 논란까지 초래했다. 왕위에 오른 이안대군의 즉위식 장면에서 궁궐 인사들이 자주국 군주에게 사용하는 '만세' 대신 제후국 표현인 '천세'를 외친 것이다. 여기에 조선 국왕이 중국 신하가 사용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한 설정까지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16일 종영 직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극 중 즉위식에서 왕(변우석)이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천세'라고 산호하는 장면이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시청자 여러분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추후 재방송 및 VOD, OTT 서비스에서 해당 부분의 오디오와 자막을 최대한 빠르게 수정하겠다"고 했다(기자주- 18일 현재 기준 해당 부분 오디오와 자막은 수정되지 않은 상태다).
여주인공 성희주 역을 연기한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단체 관람 이벤트로 팬들과 마지막 회를 함께 시청한 후 고개를 숙였다. 아이유는 "조금이라도 실망을 끼치거나 미흡한 모습을 보이는 건 정말 제 잘못"이라며 "여러분께서 하시는 말씀은 다 이유가 있고 제가 받아들여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고 혼내주시고 다그쳐주시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화려한 흥행, 그 다음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MBC
지상파 드라마의 흥행 가능성과 글로벌 OTT를 통한 해외 진출 잠재력을 동시에 확인한 것은 분명 이 작품이 남긴 의미 있는 성과였다. 그러나 상업적 성공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빈약한 완성도, 안일한 고증, 그리고 종영 당일까지 이어진 역사 왜곡 사태라는 그림자는 끝내 치명적 오점으로 남게 됐다.
결국 지난 두 달여 동안 뜨거운 화제 속에 방영된 <21세기 대군부인>은 '인기 드라마'와 '웰메이드 드라마' 사이의 간극을 극명하게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스타성과 화제성만으로는 완성도와 함께 작품이 지녀야 할 역사적 책임감을 대체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300억 원 대작의 화려하지만 씁쓸했던 여정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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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개 숙인 아이유, 300억 '대군부인'이 남긴 씁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