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엥헬라브 광장에서 2026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의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과 전쟁으로 인해 월드컵 참가가 불투명했던 이란이 결연한 분위기 속 공식 출정식을 진행했다.
<알자지라>는 14일(한국 시간) 보도를 통해 "이란은 FIFA 월드컵 대표팀의 출국을 축하하는 행사를 테헤란 엔켈랍 광장에서 개최했으며, 수천 명의 팬들이 이를 지켜봤다"라며 "이는 이란 대표팀이 미국으로 출국하여 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라고 전했다.
출정식에 참가한 이란 대표팀 선수단은 애국적인 발언을 통해 관중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이끌었다고 전한 가운데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착용할 공식 유니폼도 공개했다. 많은 인원이 운집하여 성황리에 출정식을 마친 가운데 이란축구연맹(FFIRR) 회장인 메흐디 타즈는 "이번 월드컵이 지난 4번 월드컵 대회 중 최고의 환송식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수들은 국민들과 함께하며, 관중들은 조국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강인함을 위해 함께한. 결과와 상관없이, 이란의 국기가 그곳에 게양되고 지켜지기를 바란다"라며 이란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선전하기를 기원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미국·이스라엘' 전쟁 중인 이란, 끝내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할까
이처럼 성대한 환송식을 진행했던 이란이었지만, 한때 내달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참가가 불명한 상황이다. 바로 지난 2월 28일(한국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여 전쟁이 발발했기 때문. 이들은 이란 내 핵시설 무력화를 노리고 폭격을 감행했으나 최고 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긴장은 극에 달했다.
이후 중동 내 모든 스포츠가 일시적으로 중단 혹은 취소되기도 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하면서 외교적 긴장감이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전쟁 발발 석 달이 넘어가는 시점 속 아직 정전 협정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전쟁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란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직행권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
이란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 탈락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부터 계속해서 본선 무대를 밟으며 아시아 내에서 강력함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도 A조에 속해 10경기서 7승 2무 1패 승점 23점을 획득하며 압도적 1위를 달성, 우즈베키스탄·UAE(아랍에미리트)·카타르를 제치고 당당히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4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작성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북중미 월드컵에 이란이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더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오락가락하는 모양새가 지속되면서 참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그는 지난 3월, 본인 SNS에 "이란의 월드컵 참가는 환영하지만, 선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면 적절하지 않다"라고 썼다.
또 이란 스포츠부 장관 아흐마드 도냐말리 역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라고 강경한 대응에 나섰지만,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설득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재자 역할을 통해 이란과 트럼프를 설득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인판티노가 그렇게 말했다면 괜찮다. 그들(이란)은 아마 좋은 팀일 것이다. 경기하게 둬라"라고 입장을 뒤바꿨다.
이후 이란도 태도를 바꾸어 월드컵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결국 이번 공식 출정식까지 오게 된 것. 월드컵 참가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현재 넘어야 할 산은 상당히 많다. 가장 먼저 입국 자체 여부가 가능할지에 대한 점이다. 지난 4월 30일(한국시간) 이란 축구협회 회장인 메흐디 타즈를 비롯해 몸비니 사무총장·하메드 모메니 부사무총장이 캐나다를 찾았다.
방문 사유는 FIFA 총회 참석을 위함이었고, 이들은 공식 비자를 취득해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했다. 그렇게 총회에 참가하는 듯했으나 입국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캐나다 정부는 메흐디 타즈 협회장이 과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서 복무했던 점을 문제로 삼았고, 끝내 입국을 불허한 것.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캐나다·미국에서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이란이 대회를 위해 미국 현지에 입국할 때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장 핵심 공격수인 메흐디 타레미는 과거 의무 병역 제도에 따라 IRGC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고, 수비에서 중추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에산 하지사피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문제없이 비자가 발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입국 가능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당장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지난 4월 24일 회견을 통해 "해당 조직(IRGC)과 관련된 연관된 사람은 누구도 입국할 수 없다"라고 강력한 자세를 취했기 때문. 이란은 G조에 속한 가운데 미국 LA에서 뉴질랜드와 벨기에와 1·2차전을 치르고 시애틀로 넘어가 이집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일정이다. 즉, 미국 땅을 무조건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공은 FIFA에 넘어가고 있다. 이란 축구협회 사무총장인 몸베이니는 자국 국영 TV를 통해 "비자와 관련해서 아무런 소식이 없다. 이 기간 내에 반드시 처리되기를 바란다"라며 "FIFA는 약속했고, 이제 결과로 이어져 선수들이 제때 비자를 받을 수 있기를 원한다"라고 답했다.
이란은 출정식 직후 튀르키예 안탈리아로 이동해 감비아와 오는 29일, 평가전을 치르며 월드컵 본선을 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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