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여왕'을 떠나 보낸 '디펜딩 챔피언' KB가 '국보 센터'는 놓치지 않았다.
KB 스타즈 구단은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자격을 얻은 센터 박지수와 계약 기간 2년, 연봉 총액 5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김단비(우리은행 우리WON)의 4억5000만 원을 뛰어넘는 WKBL 역대 최고 연봉이다. 박지수는 "늘 응원해 주시는 팬들과 깊은 신뢰를 보내주신 구단에 감사 드린다"며 "큰 책임감을 느끼고 함께 하는 동료들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KB는 같은 날 FA 가드 윤예빈과도 계약 기간 3년, 연봉 총액 1억5000만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윤예빈은 "KB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청주 농구 열기를 마주할 생각에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10년간 함께했던 삼성생명 농구단과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모든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친정 구단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3점슛 여왕' 보냈지만 '국보 센터' 잡았다
▲강이슬이 우리은행으로 떠난 KB는 박지수에게 WKBL 역대 최고 연봉을 안기며 재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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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WKBL 출범 후 KB의 역사는 박지수의 입단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박지수가 입단하기 전까지 한 번의 챔프전 우승도 없이 준우승만 5번 기록했던 KB는 박지수 입단 후 3번의 챔프전 우승과 4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에 박지수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많았거나 유럽 리그에서 활약했던 시즌에는 승률 5할도 채 넘지 못하며 크게 고전했다.
KB가 2025-2026 시즌 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박지수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박지수는 시즌 초반 신우신염(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증세)으로 6경기에 결장했고 발목 부상으로 챔프전에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정규리그 24경기에서 16.54득점(3위) 10.08리바운드(2위) 1.71블록슛(1위)을 기록했다. 평균 23분 21초만 소화하면서 만들어낸 기록으로 박지수의 위용을 엿볼 수 있는 활약이었다.
2025-2026 시즌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개인 통산 5번째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박지수는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었다. 박지수가 WKBL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고려하면 박지수가 합류하는 팀은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게다가 지난 5년 동안 박지수의 파트너로 활약했던 강이슬(우리은행)이 팀을 떠나면서 농구팬들은 박지수 역시 새로운 도전을 위해 KB를 떠날 수도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수의 선택은 KB와의 재계약이었다. 강이슬을 놓친 KB에서도 박지수에게 WKBL 역대 최고 연봉을 안기며 자존심을 세워줬고 박지수도 4년 계약이 아닌 2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연속 시즌 MVP를 수상한 적은 있지만 아직 프로 데뷔 후 연속으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박지수는 다음 시즌 커리어 첫 '백투백 우승'에 도전한다.
박지수는 FA 협상 기간이었던 지난 4일 발목 수술을 받았다. 4개월 정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9월 여자농구 월드컵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대표팀에는 큰 비상이 걸렸지만 크게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2026-2027 시즌 복귀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자칫 팀의 원투펀치를 모두 잃으며 전력이 크게 약해질 위기에 놓였던 KB는 박지수를 붙잡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데뷔 첫 이적 윤예빈은 KB에서 확실히 부활할까
▲2015년부터 삼성생명에서만 11시즌 동안 활약했던 윤예빈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새로운 팀으로 이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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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9번이나 3점슛 1위를 차지한 압도적인 업적 때문에 슈터 이미지가 크게 부각돼 있지만 사실 강이슬은 2025-2026 시즌 리바운드 6위(6.55개)와 어시스트 8위(3.10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선수다. 실제로 강이슬은 2025-2026 시즌 KB에서 박지수 다음으로 많은 리바운드와 허예은 다음으로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B에게 강이슬의 이적이 상당히 치명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KB는 강이슬의 빈자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FA시장에서 180cm의 장신가드 윤예빈을 영입했다. 윤예빈은 2022년 10월 무릎 수술을 받은 후 2022-2023 시즌부터 2024-2025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단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반면에 강이슬은 KB에서 활약했던 5시즌 동안 단 5경기만 결장하며 박지수, 허예은과 함께 KB를 이끌며 리그 최고의 슈터로 활약했기에 두 선수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윤예빈은 무릎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주전 가드로 활약하면서 2019-2020 시즌 스틸 1위(2.6개)를 기록했던 리그 최고의 '수비 스페셜리스트'였다. 신장 170cm가 채 되지 않는 작고 빠른 포인트 가드부터 신장과 힘이 좋은 장신 포워드까지 1:1 수비가 가능한 리그에서 흔치 않은 유형의 선수다. 부상 전까지는 뛰어난 신체 조건을 활용한 돌파를 앞세운 공격력도 나쁘지 않았다.
KB는 어시스트 여왕(6.67개) 허예은과 지난 7일 KB와 재계약한 아시아쿼터 사카이 사라, 2025-2026 시즌 잠재력이 폭발하며 지난 7일 KB와 첫 FA 계약을 체결한 이채은 등 좋은 가드 자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허예은과 사카이 사라가 165cm, 이채은이 171cm로 가드진의 작은 신장은 KB의 약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180cm의 장신가드 윤예빈이 가세한다면 가드진의 높이 경쟁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윤예빈은 2025-2026 시즌 삼성생명에서 26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8분 42초를 소화하며 5.1득점 3.5리버운드 1.0스틸의 성적으로 무릎 부상에 대한 부담은 어느 정도 털어냈다. 하지만 윤예빈이 정말로 부활했다는 것을 농구팬들에게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음 시즌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 윤예빈이 다음 시즌 25분 내외의 출전 시간을 책임져 준다면 KB는 강이슬의 이적으로 인한 공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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