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
티빙
식재료 창고 정리를 맡게 된 강성재의 눈앞에 갑자기 게임 화면 같은 메시지 창이 등장하면서 드라마는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성재가 무언가를 완수할 때마다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뜨고, 경험치를 쌓아 레벨이 상승하면서 새로운 능력까지 얻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취사병>은 기존 병영 드라마와는 닮은 듯 다른 방향성을 드러낸다. ENA <신병> 시리즈처럼 코미디를 강조하면서도 다양한 CG 연출과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을 적극 활용해 B급 감성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D.P.> 등 현실 밀리터리물에서 보여줬던 군 조직의 불합리성을 풍자적으로 녹여내며 자신만의 색깔 또한 분명하게 구축한다.
평범한 청년이지만 동시에 관심사병이이라 낙인찍힌 성재의 숨겨진 능력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드라마에는 제법 신선한 매력을 발산한다. 군대 취사반 창고의 비위생적인 환경을 RPG 게임 속 미션처럼 정리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은 다소 과장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군필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낸다.
분명 B급 코미디인데...의외의 현실감이 주는 매력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티빙
다소 과장된 연출과 만화적인 전개 방식에도 <취사병>이 몰입감을 유지하는 요인은 배우들의 힘이다. 특히 박지훈은 최근 불어닥친 '단종 오빠' 열풍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아이돌 가수 대신 연기자로 깊은 인상을 남긴 <악한 영웅> 시리즈에서 처절한 생존기를 몸소 보여줬던 그는 이번엔 어리숙하지만 단단한 심성을 지닌 강성재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다양한 만화적 기법 활용으로 인해 자칫 중구난방식으로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의 방향을 탄탄하게 잡아준다.
부대 간부와 사병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존재감도 또렷하다. 군복무 시절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만년 상사 박재영, 여성 장교라는 이유만으로 은근한 차별과 편견 속에 놓인 조예린 중위(한동희 분), 조직 논리에만 충실한 간부들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은 판타지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도 현실적인 군대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누구나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라지만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들에겐 씁쓸한 기억,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작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답답할 수밖에 없는 폐쇄적 장소, 불합리한 위계 질서와 부조리가 공존하는 조직을 <취사병>은 제법 영리한 방식으로 비틀어낸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20대 청춘의 '레벨업 스토리'는 비현실적 전개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관심 사병이라는 낙인을 딛고 특급 취사병으로 성장하는 강성재의 여정을 담은 <취사병> 첫회는 유쾌한 웃음과 게임 판타지, 그리고 청춘 성장극의 매력을 한데 버무리며 제법 인상적인 전입 신고를 마쳤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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