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의리였다"... 73구 던지고 3이닝도 못 채웠다

볼넷은 아무 변수도 만들지 못한다... 팀 전체를 지치게 하는 '볼넷 야구'

 현재의 이의리는 1이닝도 쉽게 버티기 힘든 모습이다.
현재의 이의리는 1이닝도 쉽게 버티기 힘든 모습이다.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팬들의 한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발투수 이의리(24, 좌투좌타)가 또 다시 무너졌기 때문이다. 팀이 어렵게 반등 흐름을 만들려는 순간마다 팀 전체 흐름과 분위기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의리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4실점(4자책), 4사사구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투구 수였다. 3이닝도 채우지 못했는데 투구 수는 무려 73개에 달했다.

공격적인 승부는 사실상 실종됐고, 볼카운트 싸움은 매 타석 길어졌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은 가운데로 몰렸고, 몰린 공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코너워크를 의식한 공은 존을 크게 벗어났다.

결국 경기는 시작부터 무거워졌다. KIA 야수들은 길어진 수비 시간 속에 끊임없이 그라운드에 서 있어야 했고, 어렵게 공격 기회를 잡아도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템포는 완전히 롯데 쪽으로 넘어갔다. 1회에 예열됐던 방망이는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지친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강판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같은 패턴이다", "단순한 패배를 떠나 팀 흐름과 분위기까지 망가진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 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단순한 부진이라면 팬들도 기다릴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이의리의 문제는 시즌 내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올 시즌 이의리는 등판 때마다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이고 있다. 직구 구속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시속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뿌리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구속만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어떤 강속구도 의미를 잃는다.

상대 타자들도 이미 알고 있다. 굳이 무리해서 배트를 휘두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다리면 볼넷이 나온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투수는 더욱 어려워진다.

문제는 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데 있다. 볼넷이 늘어나면 투구 수가 증가하고, 투구 수가 늘어나면 승부구의 힘이 떨어진다. 힘이 떨어진 공은 결국 장타 위험으로 이어진다. 이의리는 현재 그 흐름 속에 갇혀 있다.

 이의리의 '볼넷 야구'는 변수를 만들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이의리의 '볼넷 야구'는 변수를 만들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KIA 타이거즈

볼넷 야구의 치명성... 경기 흐름과 팀 분위기까지 무너뜨린다

야구에서 가장 답답한 것 중 하나는 볼넷이 반복되는 경기다. 안타를 맞아 실점하는 것은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 타자가 좋은 스윙을 했거나, 투수가 승부를 걸다 결과가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넷은 다르다. 투수가 스스로 흐름을 끊고, 위기를 만드는 행위에 가깝다.

팬들이 이의리의 현재 투구를 보며 더욱 큰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간 공이 모두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타자가 놓칠 수도 있고, 빗맞은 타구가 나올 수도 있다.

야수의 호수비가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야구는 본래 변수가 많은 스포츠다. 하지만 볼넷은 다르다. 볼넷은 어떤 변수도 만들지 못한다. 그 순간 공격권이 그냥 넘어간다. 타자는 굳이 위험 부담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고, 투수만 스스로 무너진다.

특히 선발투수의 볼넷 남발은 팀 전체를 지치게 만든다.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 야수들의 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격 흐름 역시 끊긴다. 덕아웃 분위기도 가라앉는다. 이날 KIA 타선 역시 1회를 넘어간 이후 전체적으로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긴 수비 뒤 공격에 들어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타격 리듬이 완전히 깨졌다.

불펜 운영 부담도 커진다. 선발이 3이닝도 채우지 못하면 남은 이닝을 불펜이 책임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하루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투와 체력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시즌 전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든 팀이 선발 투수의 이닝 소화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KIA 벤치도 이미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배터리 조합을 바꾸고, 경기 운영 방식도 조정했다. 이의리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제구 불안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 우려스러운 부분은 자신감 저하다. 마운드 위 이의리의 표정에서는 과거 특유의 공격성과 자신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뒤 급하게 승부하다 장타를 맞거나, 다시 볼넷을 허용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투수 본인 역시 답답함과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가능성과 이름 값만으로 계속 기회를 받을 수는 없다.

 현재의 이의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정비'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의 이의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정비'라는 의견이 많다.KIA 타이거즈

결단의 시간 다가온 KIA... "기다림에도 한계는 있다"

이제는 KIA도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 이의리는 분명 팀의 선발진을 책임져야 할 좌완 에이스 자원 중 한명이다. 건강한 몸 상태와 정상적인 제구만 갖춰진다면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좋은 날의 이의리는 누구도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 팀 상황은 "언젠가는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단계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경기의 내용, 연승, 분위기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이의리의 등판 경기마다 팀 전체 흐름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야수들은 지치고, 불펜은 소모되며, 이를 지켜보는 팬들의 피로감도 극에 달한다.

결국 선택이 필요하다.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일시적인 휴식이 오히려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투수들이 극심한 제구 난조 시기에는 2군 조정을 통해 메커니즘과 멘탈을 다시 정비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의 실패가 장기적인 붕괴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억지로 버티게 하다 자신감까지 완전히 무너지면 회복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팬들의 분노 역시 단순한 비난만은 아니다. 오히려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실망도 큰 것이다. 이의리는 KIA 팬들이 오랫동안 차세대 에이스로 바라본 선수다. 누구보다 많은 응원을 받았고, 큰 기대 속에서 성장해왔다. 그렇기에 현재의 반복되는 부진은 팬들에게 더 큰 허탈감으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결국 지금 KIA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다. 선수의 잠재력을 믿되, 팀 전체의 흐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프로야구는 개인의 성장이나 회복만 기다려주는 무대가 아니다. 팀 승리와 시즌 운영이라는 현실도 존재한다.

지금 KIA는 상승세를 타려는 순간마다 같은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이의리의 제구 난조는 이제 단순한 개인의 부진을 넘어 팀 전체의 과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대해 KIA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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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제구난조 볼넷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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