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홈런' 윤준호, 홈런만큼 빛난 '희생'

[KBO리그] 9일 SSG전 투런 홈런 포함 3출루 맹활약, 두산 9-4 승리

 두산 베어스 윤준호
두산 베어스 윤준호 연합뉴스

두산이 안방에서 SSG에게 승리를 거두며 주말 3연전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9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9-4로 승리했다. 전날 SSG에게 1-4로 패했던 두산은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SSG 선발 히라모토 긴지로를 잘 공략하며 승기를 잡았고 이날 삼성 라이온즈에게 4-5로 패한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16승1무19패).

두산은 선발 곽빈이 많은 투구 수에도 5이닝6피안타4사사구1탈삼진2실점으로 시즌 3번째 승리를 따냈고 4명의 불펜투수가 4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4번타자로 출전한 다즈 카메론이 2안타1타점2득점을 포함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인 가운데 이 선수가 프로 데뷔 첫 홈런과 함께 3출루를 기록했다. 3회말 2사1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트린 포수 윤준호가 그 주인공이다.

쉽지 않았던 양의지의 후계자 육성

작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황재균(티빙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4년 연속 전 경기에 출전한 '철인'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수비 시간 내내 쪼그리고 앉아 투수의 공을 받아야 하는 포수들은 특별한 부상이 없더라도 꾸준한 관리를 받기 때문에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따라서 각 구단들은 팀의 안방을 책임지는 주전 포수 외에도 주전들의 부담을 덜어줄 백업 포수를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1990년대부터 '포수 왕국'으로 불리던 두산은 양의지가 등장한 2010년대 이후에도 포수 포지션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실제로 양의지는 9번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중 6번을 두산 시절에 수상했을 정도로 현재까지도 리그 최고의 포수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두산은 양의지라는 걸출한 포수의 존재로 인해 후계자 육성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양의지보다 2살 어린 최재훈(한화 이글스)이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하던 2011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점왕을 수상할 때만 해도 두산은 양의지와 최재훈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안방을 꿈꿨다. 하지만 양의지가 부상으로 이탈한 2013년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하며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최재훈은 2014년부터 잦은 부상으로 양의지의 백업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2017년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최재훈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아졌을 때 최재훈 대신 두산의 백업 포수로 활약한 선수는 박세혁(삼성)이었다. 2016년부터 양의지의 백업 포수로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은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2019년 두산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박세혁은 2021년부터 부진에 빠졌고 2022년 겨울 양의지가 두산으로 컴백하면서 NC로 팀을 옮겼다.

2023년 양의지의 백업으로 활약한 장승현(삼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두산은 2023년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던 김기연을 영입했다. 두산 이적 첫 해 84경기에서 579이닝을 소화하며 백업포수로 좋은 활약을 선보인 김기연은 작년에도 88경기에 출전하며 두산의 2번째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친 윤준호가 가세하면서 두산의 백업 포수 경쟁은 다시 미궁에 빠졌다.

홈런 후 희생번트 성공시킨 윤준호의 희생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고를 졸업한 윤준호는 고교 졸업 당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동의대에 진학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대학리그에서의 준수한 활약으로 3학년 때 U-23 야구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됐던 윤준호는 2022년 JTBC의 야구 예능 <최강야구>(현 <불꽃야구>)에 출연하면서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5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진출에 성공했다.

윤준호는 양의지의 백업 포수가 마땅치 않았던 두산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전망됐지만 루키 시즌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2024 시즌이 시작되기 전 상무 야구단에 지원한 윤준호는 6월 입대가 확정된 채로 시즌을 맞았고 1군에서 단 3경기에만 출전한 채 상무에 입대했다. 윤준호는 상무에서 활약한 작년 타율 .361 11홈런87타점65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12월 군복무를 마쳤다.

올 시즌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시즌을 준비한 윤준호는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이후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1군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21경기에서 타율 .207 1홈런4타점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643의 성적은 아직 크게 돋보이지 않지만 9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는 포지션 경쟁자이자 팀 동료 김기연에 비해 양의지의 백업 포수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윤준호는 양의지가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결장하면서 휴식일을 가졌던 9일 SSG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윤준호는 이날 1타수1안타2타점1득점2볼넷으로 프로 데뷔 후 첫 3출루 경기를 만들었는데 3회에 때린 안타가 바로 4-2의 스코어를 6-2로 벌리는 짜릿한 투런 홈런이었다. 대학리그에서 통산 5개의 홈런을 때렸던 윤준호가 프로 데뷔 4년 만에 기록한 1군에서의 첫 홈런이었다.

윤준호는 3회 홈런을 때린 후 6회 3번째 타석에서도 무사2루의 득점권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윤준호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2루주자 이유찬을 3루에 보내는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고 윤준호의 희생은 두산의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물론 아직 양의지의 자리를 위협하긴커녕 김기연과의 백업 경쟁도 앞선다고 할 수 없지만 2000년생 젊은 포수 윤준호는 두산의 1군에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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