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의 완벽한 원정 2연승, 홈 우승 향한 질주

고양 원정서 96-78 대승, 토종 빅4 3점슛 18개 작렬... 소노는 벼량 끝

'슈퍼팀' 부산 KCC가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2년 만의 정상 탈환과 역대 최초 6위 팀의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KCC는 고양 소노에 96-78로 대승을 거뒀다.

KCC는 초반부터 국내 선수들의 외곽슛이 활발하게 터지며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 이후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은 KCC는 4쿼터 종료 5분을 남기고 20여 점 차까지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면서 큰 위기 없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 5일 1차전에서 75-67로 승리한 KCC는 원정 2연전을 모두 잡으며 기분 좋게 홈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총 14차례 중 12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85.7%의 확률을 기록한 바 있다.

KCC는 올 시즌 KBL 역사상 정규리그 6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2년 전인 2023-24시즌에는 정규리그 5위로 챔피언에 오른 최초의 팀이 된 바 있다. 남은 경기에서 KCC가 2승만 더 거두면 구단 역사상 7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프로농구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로 챔프전 정상에 올랐던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하게 된다.

슈퍼팀의 다양한 공격 루트

KCC가 1, 2차전에서 각기 다른 방식의 농구로 소노를 압도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1차전에서는 숀 롱이 22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장악했고, 압도적인 수비력으로 소노가 자랑하는 양궁 농구를 단 67점으로 묶어냈다. 2차전에서는 정반대로 화끈한 공격 농구가 펼쳐졌다. 숀 롱이 4득점 9리바운드로 부진했음에도 국내 선수들의 외곽포가 폭발했다.

허웅이 3점슛 6개를 포함해 29점, 최준용도 3점슛 5개 포함 25점 6리바운드, 허훈은 3점슛 3개 포함 19점 12어시스트, 송교창이 3점슛 3개 포함 16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CC가 자랑하는 토종 '빅4'가 3점슛 17개와 89득점을 합작했다. 팀 전체로 3점슛 18개를 성공시킨 것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한 팀 최다 기록이었으며 성공률은 무려 56%에 이르렀다.

KCC가 왜 슈퍼팀으로 불리는지를 보여준 2연전이었다. 스타팅 라인업 전원이 MVP급 선수로 구성된 KCC는 굳이 한두 명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는 팀이다. 여기에 다재다능한 데다 이타적이기까지 하다.

전 소속팀에서 1옵션 역할을 맡던 허훈은 KCC에서는 득점 부담을 줄이고 리딩과 상대 에이스 전담 수비에 더 집중한다. 숀 롱이 페인트존에서 2대2를 펼치고, 장신 포워드 최준용과 송교창이 번갈아 가며 포스트업 공격을 시도하면 자연히 상대의 더블팀을 유도해 미스매치나 슈팅 공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력상 열세인 소노로서는 KCC의 골밑과 외곽을 동시에 완벽하게 틀어막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1차전에서 숀 롱에게 당했던 소노는 2차전에서는 롱을 막는 수비 전술에 집중했지만, 그로 인해 느슨해진 외곽이 터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롱 역시 야투 시도가 4번밖에 없었을 만큼 욕심부리지 않고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에 집중했다.

손창환 소노 감독도 "상대에게 3점슛 성공률 56%를 주면 이길 수 없는 경기다. 머리 안 아프게 하는 KCC 선수는 없다. 슛을 어느 정도 주더라도 숀 롱을 막기 위한 수비 전략을 짰는데, 최준용의 3점슛까지 이렇게 터질 줄은 몰랐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상민 KCC 감독은 "2연승으로 이기고 부산으로 가고 싶었다. 창과 창의 대결이었는데, 우리가 더 강했다. 안방에서 우승 축배를 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벼랑 끝 몰린 소노, 부산 원정서 반격 가능할까?

소노는 첫 출전한 봄 농구에서 4위 서울 SK와 1위 창원 LG를 연파하며 파죽의 6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뤄냈다. 하지만 KCC를 상대로는 레벨의 격차를 확인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정규리그 MVP 이정현이 평균 20점을 넣으며 분전하고 있지만, 케빈 켐바오와 네이던 나이트가 KCC의 견고한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소노의 공격은 3점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노도 1차전 12개(30.8%), 2차전 16개(31.4%)의 3점슛을 기록했지만, 많은 슛 시도에 비해 정작 성공률은 30%대 초반에 그치면서 효율이 떨어졌다. 2차전에서는 속공 득점마저 7점에 묶였다. 1차전에서 최대 점수 차는 17점, 2차전에서는 26점 차까지 벌어졌다.

소노는 정규시즌 성적과 상대 전적은 모두 KCC와 대등했지만, 냉정히 말해 플레이오프에서 '완전체'가 된 지금의 KCC는 체급 차이가 다르다. KBL 레벨에서 주전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이 월등한 KCC는 높이, 3점, 스피드, 수비 등 어떤 스타일의 농구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상대 팀을 가장 골치 아프게 만든다. 지금처럼 KCC가 내부적으로 균열이나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언더독'인 소노가 자력으로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양 팀은 이제 KCC의 홈구장인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 3차전(9일 오후 2시)과 4차전(10일 오후 4시 30분·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을 치른다. 4차전은 11일 예정이었지만 대관 문제로 하루 앞당겨지면서 휴식일 없는 연전으로 치러지게 됐다는 점은 양 팀 모두에게 체력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2023-24시즌 당시에는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했던 KCC로서는 이번엔 4전 전승을 거두면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 후 챔프전 우승 축배를 홈에서 처음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반면 벼랑 끝에 놓인 소노는 과연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내 들고 시리즈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부산KCC 고양소노 2차전 챔피언결정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