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을 이끌 김은중 감독과 김태민 코치
대한축구협회 제공
U-20 월드컵 4강신화를 이끌었던 김은중 감독이, 남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제4차 이사회를 통하여 김은중 감독을 2028 LA 대회까지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임은 감독과 코치가 한 팀을 이뤄 지원하는 형태의 공개채용으로 진행됐다. 전력강화위원회와 외부 위원들의 심사 결과, 김은중 감독과 김태민 코치 팀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1순위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중 감독은 이사회 승인에 따라 계약이 마무리 되는 대로 6월 소집부터 올림픽팀을 이끌 예정이다.
김은중 감독은 현역 시절 한쪽 눈을 실명하는 장애를 이겨내고 K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1997년 대전 시티즌(현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데뷔하여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 강원FC 등 여러 팀을 거쳤고 중국과 일본 프로무대도 경험했다. 2010년에는 K리그 MVP를 차지했다. A대표팀과의 인연은 15경기(5골)로 다소 적었지만, 프로무대에서는 17년간 396경기 105골을 기록할만큼 꾸준하게 활약했던 스트라이커였다.
2014년 은퇴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김은중은 대전과 벨기에 AFC 튀비즈, U-23 대표팀 코치 등을 거쳐, U-20 대표팀 감독, K리그1 수원FC 감독을 역임했다.
김은중 감독의 장점은 연령대별 코치와 감독을 두루 거치며 국내 감독중 단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다. 23세 이하 대표팀 코치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2020 도쿄 올림픽 8강에 기여했다.
특히 2022년부터 대한민국 U-20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이듬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에서 4강 신화를 이뤄낸 것은 김은중 감독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사실 대회 전에는 선수들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도 얻지 못하며,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기대치가 낮았다. 하지만 김은중 감독은 특유의 실리축구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전력을 극대화하면서 한국축구의 'FIFA 주관 대회 도전 역사상 첫 두 대회 연속 4강'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2024년부터는 수원FC의 감독을 맡았다. 첫 해에는 파이널A 진출(5위)을 이뤄내며 구단 역사상 1부리그 최고 순위와 승점까지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2년차였던 2025시즌에는 10위에 그치며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천FC에게 패하며 6년만에 2부 강등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하지만 수원FC는 시민구단으로 구단의 투자나 인프라에서 모두 한계가 명확했다. 그래서 강등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한 김은중 감독의 지도력이나 전술을 비판하는 반응은 그리 크지 않았다.
김은중 감독의 축구는 실리를 추구하는 선수비 후역습과 맞춤형 전술로 요약된다. 이는 김 감독이 지휘했던 U-20 대표팀과 수원FC가 모두 상대적으로 '언더독'에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한정된 선수층 내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고 상대에 따라 유연한 전술변화를 가져가는 것으로 약점을 보완했다.
선수들과 소통 능력도 김은중 감독의 장점으로 꼽힌다. 김 감독은 차분하고 합리적인 성격과 포용력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인망이 뛰어난 지도자로 불린다. 여간해서는 선수들에게 윽박지르거나 소리치는 경우가 드물고, 자기가 준비하고 계획한 플랜을 선수들에게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지장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개성강한 MZ세대 선수들을 이끌어야하는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함께 선임된 김태민 코치는 김 감독과 U-20 월드컵과 수원FC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바 있다. 김태민 코치는 과거 베트남 대표팀에서 박항서 감독을 보좌하는 등 선수육성 능력과 국제대회 이해도가 모두 뛰어난 지도자로 꼽힌다.
한국축구는 최근 어려운 시기에 놓여있다. 2024년 황선홍 감독이 이끌었던 U-23 대표팀은 40년만에 올림픽 본선진출 실패라는 굴욕을 당했다. 그 뒤를 이은 이민성 감독 역시 올해 초 열린 U-23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성적과 경기력을 거듭하며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민성 감독은 당초 LA 올림픽까지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었으나 협회는 이 감독에게 병역혜택이 걸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만 지휘하고, 차기 올림픽은 김은중 감독에게 맡기는 초유의 연령대별 대표팀 '이원화' 전략을 선택했다.
현재 한정된 시간과 국내 감독 인재풀을 감안할 때, 이미 U-20 월드컵 4강신화라는 확실한 업적이 있고 프로와 국제무대 경험을 두루 갖춘 김은중 감독의 선임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선택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황선홍-이민성 감독에 이어 또다시 최근 프로무대에서 실패하고 하락세에 있는 지도자를 데려왔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김은중호에게 올림픽을 향한 여정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LA 올림픽부터는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 티켓이 3장에서 2장으로 줄었기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은 LA 올림픽을 겨냥해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21세 선수들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 지난해 칠레 20세 이하(U-20) 월드컵(16강)에 참가했던 2005년생 이하 선수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재구성해야하는데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출발부터 늦었다. 해당 연령대의 선수들 다수가 현재 K리그에서 출전기회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해외파들도 아시아 예선에서는 출전이 어렵기에 여러모로 쉽지않은 상황이다.
김은중 감독에게도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은 지도자로서 '명예회복'과 '독이 든 성배' 사이에서 중요한 갈림길이 될수 있다. 김 감독은 차기 올림픽 티켓을 따내기 위하여 아시아 내부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야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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