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대표팀 수장으로 선임된 김은중 감독
대한축구협회
강등 아픔을 뒤로 한 채 김은중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명예 회복에 나서게 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6일 공식 홈페이지에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2028 LA 올림픽까지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김은중 전 수원FC 감독을 심의, 의결했다"라며 "전력강화위원회와 외부 위원들의 심사 결과, 김은중 전 수원FC 감독과 김태민 전 수원FC 코치 팀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1순위 후보로 추천됐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사회 승인에 따라 계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오는 6월 소집부터 팀을 이끌 예정이다. 축협은 선임 배경으로 "두 지도자가 풍부한 국제무대 경험과 해당 연령대 국제대회를 비롯해 선수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추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U-20 신화→파이널 A→강등, 롤러코스터 같았던 김은중 감독의 이력
이처럼 올림픽팀에 선임된 김은중 감독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부활을 노리고 있다. 1979년생인 그는 선수 시절 확실한 실력과 날카로운 외모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대전·서울·제주·강원 등을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고,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5경기에 나서 5골을 터뜨리는 등 국내에서 최고급 실력을 뽐냈다.
2014시즌을 끝으로 필드에서 완벽하게 은퇴를 선언한 그는 대전·투비즈(벨기에)·U-23 대표팀 코치·수석코치를 지내면서 차근차근 지도자 경험을 축적했고, 2022년부터는 U-20 대표팀 수장으로 선임됐다. 출발은 상당히 좋았다. 1차 목표였던 월드컵 진출권을 손쉽게 따냈고, 2023년 열렸던 본선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강상윤(전북)·이영준(그라스호퍼)·배준호(스토크시티)·최석현(울산)과 같이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은 진주들을 잘 다듬어 대표팀 전력을 완성했고, 월드컵에서 최종 4위라는 성적을 내며 기대감을 낳았다.
기세를 이어 2024시즌, 수원FC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직전 시즌 강등 플레이오프에 머물렀던 팀을 파이널 A로 이끈 것.
시즌 중반에는 이승우(전북)·권경원(안양)과 같은 핵심 자원들이 연이어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으로 공수에서 상당히 안정된 게임을 해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분위기가 급속하게 냉각됐다. 개막 후 20경기에서 단 3승에 그쳤고, 최하위권을 전전해야만 했다. 7월 이후 4연승을 내달리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잡아야 할 경기에서 미끄러지면서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고, 이영민 감독의 부천에 2연패를 허용하며 끝내 2부로 강등되는 운명을 맞았다.
어려워진 LA 올림픽 티켓 따낼까
결국 지난 시즌을 끝으로 수원 지휘봉을 내려놓아야만 했던 김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K리그 기술그룹위원(TSG)에 합류하면서 다시 공부에 매진했다. 현장을 떠나 다시 펜을 잡은 그에게 빠르게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대한축구협회가 올림픽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를 찾으면서다. 애초 2028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은 이민성 감독이 맡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류가 달라졌다. 이 감독이 지난 1월 열린 U-23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 끝에 4위로 마감하면서부터다. 일부 팬은 경질 혹은 퇴진을 요구했고, 결국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월 13일 회의 끝에 이 감독이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만 팀을 이끌기로 합의했다. 이후 공개 채용을 했고, 협회는 김은중 감독을 선임하기로 한 것.
다시 취업에 성공한 김 감독이지만, 쉽지 않은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하는 거다. 올림픽 축구는 대표팀이 늘 쉽게 따왔다.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무려 9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특히 2012 런던 대회에서는 사상 첫 메달(3위)을 땄으며 2016·2020 대회에서는 2회 연속 토너먼트에 진출해 올림픽 축구 강자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직전 파리 올림픽에서는 아시아에 배분된 3.5장 티켓을 얻어내지 못했다. 2024년까지는 해당 올림픽이 개최되는 연도에 지역 예선을 겸한 'U-23 아시안컵'이 열리게 된다.
여기서 3위까지 입상한 팀은 본선 진출권을 얻게 되고,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로 향하게 된다. 지난 2024년 카타르에서 열렸던 대회에서 당시 황선홍 감독이 이끌었던 우리 대표팀은 8강서 신태용 감독(무직)의 인도네시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허용하면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40년 만의 참사였고, 황 감독은 불명예스럽게 퇴장했다.
3.5장의 구멍을 통과하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평의회를 통해 남자 올림픽 본선 진출 국가를 16팀에서 12개국으로 축소했고, 아시아 배분권은 총 2장이 됐다. 즉, 아시안컵에 나서게 되면 최소 결승전에 올라가야지만 본선 직행권을 얻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일본은 LA 티켓을 획득하기 위해 베테랑 사령탑인 오이와 고 감독을 필두로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귀화 전력으로 중무장한 동남아와 중동 팀들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역시 자존심을 세우려고 자국 유망주들을 적극 육성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수원에서 아쉬운 퇴장을 알렸던 김은중 감독이 올림픽호 지휘봉을 잡고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과연 그는 어떤 모습을 선보이게 될까. 향후 지도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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