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은 KIA 타선의 현재와 미래가 됐다.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2년 차 외야수 박재현(19, 우투좌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가능성 있는 유망주'로 분류됐던 그는 29경기를 소화한 현재 1번 타자로 활약하며 팀 타선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빠른 발을 활용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앞세운 외야 수비, 그리고 상황에 맞는 타격 능력까지 더해지며 공수주 전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리드오프로서의 역할 수행이 돋보인다. 출루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고, 때로는 장타로 경기 흐름을 단숨에 가져온다.
현재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6일 기준, 타율 0.326(11위), 30안타 3홈런 15타점 14득점 6도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데뷔 시즌 프로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고전했던 그가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타격 메커니즘 개선과 체력 강화, 경기 운영 능력까지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자연스럽게 팀 내 입지도 달라졌다. 이제 박재현은 더 이상 기회를 받는 선수가 아니라 라인업에 포함되어야 할 '필수 전력'이 됐다. 김도영과 함께 프랜차이즈 스타 후보군으로 들어갈 정도다.
기죽지 않는 19살
박재현 돌풍의 근원에는 기술 이상의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남다른 성격이다. 야구는 '실패의 스포츠'로 불린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10번 중 7번은 실패를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자신감을 잃는다.
특히 어린 선수일수록 이러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박재현은 다르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타석에서는 과감하게 스윙하고, 주루에서는 한 베이스를 더 노린다. 수비에서도 적극적으로 타구를 쫓으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의 성격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항상 밝고 활기찬 태도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팬들 역시 이 점을 높이 평가한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성격을 보니 1군에서 한자리 차지하겠다", "어지간해서는 기죽지 않을 선수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단순한 실력 이상의 매력을 갖춘 선수로 인식되고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외모로도 화제를 모았다. 개그맨 이상준과 닮은꼴로 알려지며 팬들 사이에서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이상준이 구단 영상 채널에 직접 응원 댓글을 남기면서 '도플갱어' 에피소드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미지 역시 팬들에게 친근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그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신감'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유지하는 담대함이 지금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없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성장 앞당긴 소통 야구
박재현의 빠른 성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외국인 타자들과의 관계다. 고졸 1년 차 시절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거포 패트릭 위즈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나이 차만 15살 이상, 커리어 역시 비교 자체가 어려운 두 선수였지만 박재현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먼저 다가가며 친분을 쌓았고, 위즈덤 역시 그의 씩씩하고 쾌활한 성격에 호감을 보이며 각별히 챙겼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경기 전 장비를 챙겨주거나, 경기 중 장난스럽게 격려를 건네는 모습은 팀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단순한 선후배 관계를 넘어선 '친구 같은 케미'였다.
특히 팬들을 놀라게 만든 장면은 따로 있다.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위즈덤이 반등한 경기 이후 "박재현의 조언 덕분에 타격 타이밍을 찾았다"고 밝힌 것이다. 이제 막 1군에 올라온 10대 선수가 메이저리그 출신 베테랑에게 조언을 건넸다는 사실은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웃음을 안겼다.
이 에피소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박재현의 성격과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는 상대가 누구든 주저하지 않고 다가가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한다.
올 시즌에도 그는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타격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는 후문이다.
기술적인 것뿐 아니라 루틴을 관찰하고,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좋은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흡수력'은 그의 성장 속도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카스트로가 기대만큼 못 해주고 있고 현재는 부상으로 빠져서 선수로서 실망이 크다. 하지만 박재현을 키워냈으니 플레잉코치로는 합격이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그의 발전 과정에는 주변 선수들과의 활발한 교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박재현의 장점은 명확하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과감한 타격,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멘탈. 여기에 밝은 에너지와 적극적인 태도까지 더해지며 경기 흐름을 바꾸는 힘을 가진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 시즌은 길다. 상대 팀의 집중 견제, 체력 부담, 슬럼프 등 다양한 변수들이 기다리고 있다. 진정한 스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 그리고 경기에서 이를 구현하는 실행력까지 갖춘 그는 꾸준함이라는 과제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자질을 지녔다.
KIA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에너지 넘치는 호타준족. 그 공백을 메울 주인공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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