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당 11.57K' 두산 에이스 곽빈, 토종 탈삼진왕 도전

[KBO리그] 3일 키움전 6이닝 6피안타 9탈삼진 2실점 승리, 두산 공동 5위 회복

두산이 고척에서 키움을 완파하며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4-3으로 대승을 거뒀다. 삼성 라이온즈, 키움과의 3연전을 모두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며 4승으로 기분 좋게 한 주를 마무리한 두산은 NC 다이노스, KA 타이거즈와 함께 다시 한 번 공동 5위로 올라섰다(14승1무16패).

두산은 3회 선제 1타점 땅볼을 기록한 박찬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김민석이 3안타 1타점 2득점, 정수빈이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오명진은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두산과 키움의 경기는 시속 155km를 상회하는 강속구 투수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는데 승자는 6회까지 10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두산의 에이스 곽빈이었다.

15년 간 4명 밖에 없었던 토종 탈삼진왕

야구에서는 아무리 투구 내용이 좋아도 투수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승리를 따낼 수 없다. 이 때문에 다승보다 평균자책점을 더 높게 평가하는 야구팬들도 적지 않은데 평균자책점 역시 투수의 구위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순 없다. 따라서 선발 투수의 순수 구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꼽히는 기록이 바로 탈삼진인데 지난 15년 동안 국내 투수가 탈삼진 1위에 오른 경우는 단 4번 밖에 없었다.

2008년 14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1위(2.33)에 올랐던 윤석민(티빙 해설위원)은 2009년 9승, 2010년 6승에 그치며 주춤했다. 그렇게 실력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는 대표적인 투수로 남는 듯 했던 윤석민은 2011년 투수 부문 4관왕과 함께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178개의 탈삼진으로 더스틴 니퍼트와 벤자민 주키치(이상 150개)를 제치고 그 해 가장 구위가 뛰어난 투수로 군림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한화에서 7년 동안 활약하면서 5번이나 탈삼진 부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류현진이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냈던 시즌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2006년도, 류현진의 커리어 최고 시즌으로 꼽히는 2010년도 아닌 9승에 그쳤던 2012년이었다. 류현진은 2012년 182.2이닝 동안 2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1년 만에 탈삼진 타이틀을 탈환했다.

2013년 레다메스 리즈,2014년 릭 벤 덴 헐크 등 외국인 투수에게 내줬던 탈삼진왕 타이틀은 2015년 삼성에서 활약한 좌완 차우찬이 다시 가져왔다. 삼성이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왕조 시대'에 선발과 불펜을 넘나드는 전천후 투수로 맹활약했던 차우찬은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2015년 13승과 함께 173이닝 동안 19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앤디 밴 헤켄(193개)을 1개 차이로 제치고 탈삼진왕에 등극했다.

2015년의 차우찬을 끝으로 6년 연속 외국인 투수의 몫이었던 탈삼진 타이틀은 2022년 7년 만에 국내 투수가 차지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15승 8패 ERA 2.11의 성적으로 리그를 지배했던 안우진(키움)이었다. 리그 정상급의 뛰어난 구위를 인정 받으면서도 프로 입단 후 4년 동안 한 번도 두 자리 승 수를 따내지 못했던 안우진은 2022년 22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50탈삼진 고지 점령

배명고 시절부터 일찌감치 두산이 1차지명 선수로 점 찍어 놓고 관리를 시켰던 곽빈은 루키 시즌 불펜투수로 활약하다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었다. 흔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은 재활에 약 1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8년10월에 수술을 받은 곽빈은 2019년은 물론 2020년에도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며 재활에만 2년의 시간을 보냈다.

수술을 받고 육성선수 신분으로 전환됐던 곽빈은 2021년 5월 1군에 복귀했고 21경기에서 4승 7패 ERA 4.10을 기록하며 건강한 복귀를 알렸다. 2022년부터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곽빈은 9위로 추락한 팀 성적에도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며 8승9패 ERA 3.78의 성적으로 두산팬들에게 위안이 됐다. 2023년에는 데뷔 첫 두 자리 승 수(12승)와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극복하고 꾸준히 성장한 곽빈은 2024년 15승9패 ERA 4.24의 성적으로 원태인(삼성)과 공동 다승왕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곽빈은 작년 옆구리 부상으로 6월에야 1군에 복귀했고 19경기에서 5승7패 ERA 4.20을 기록하면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2024년 15승을 따낸 에이스가 이듬해 5승에 그쳤으니 4위였던 두산의 성적도 9위로 추락했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뛰어난 구위와 불안한 제구를 동시에 보여준 곽빈은 개막 후 첫 2경기에서 8.2이닝 10실점(7자책)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3번째 등판부터 구위를 회복한 곽빈은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31이닝 42탈삼진 8실점으로 뛰어난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3일 키움전에서는 6이닝 동안 107개의 공으로 9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시즌 두번째 승리를 따냈다.

곽빈은 이날 9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시즌 5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현재 리그에 50탈삼진은커녕 40탈삼진을 넘긴 투수조차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곽빈이 올 시즌 얼마나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9이닝당 평균 11.57개의 탈삼진과 볼넷 하나 당 3.6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을 뽐내고 있는 곽빈은 4년 만에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하는 국내 투수가 될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두산베어스 곽빈 6이닝9K2실점 토종탈삼진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