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가 무슨..." 편견 깨부순 여성 4인조 록그룹의 성장

[리뷰] 록그룹 QWER의 미니 4집 'CEREMONY'

 록그룹 QWER
록그룹 QWER쓰리와이 코프레이션

여성 4인조 록그룹 QWER(큐더블유이알 / 쵸단-드럼, 마젠타-베이스, 히나-기타, 시연-메인보컬+기타)은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대중음악계에 불어온 밴드 열풍의 주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데뷔 초반만 하더라도 전업 음악인·연주자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부 음악 팬들 사이에서 냉담과 시기, 질투 가득찬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각종 록 페스티벌과 행사, 공연 무대를 거치며 실력을 키워온 QWER은 어느새 한국 밴드 역사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팀으로 훌쩍 성장했다.

'고민중독', '내 이름 맑음' 등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리듬의 곡들은 노래방 애창곡은 물론 아마추어 밴드의 필수 연주곡으로 자리 잡으며 대중성까지 확보했다. 데뷔 3주년을 앞둔 QWER은 지난 27일 발표한 미니 4집 <CEREMONY>를 통해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더욱 자신감 넘치는 밴드의 색깔
 QWER 'CEREMONY' 뮤직비디오
QWER 'CEREMONY' 뮤직비디오쓰리와이 코프레이션

총 5곡이 수록된 신보 <CEREMONY>(세러머니)는 시종일관 신나는 멜로디의 총집합체로 꾸며졌다. 주요 음반마다 양념처럼 담기던 발라드 트랙 하나 없이, 이번만큼은 철저히 적당한 속도와 리듬을 지닌 악곡들로만 채우면서 록밴드로서의 색깔을 더욱 강하게 확립시켰다.

"역시 이건 꿈의 Dejavu / 봐 난 날 수 있었다구 / 날 위해 부르는 최고의 선물 / Ceremony for me"

늘 그렇듯이 "ONE! TWO! Q-W-E-R!"을 외치며 시작하는 음반의 동명 타이틀곡 'CEREMONY'는 지난 3년에 걸친 여정을 통해 만남과 성장을 그려온 QWER이 이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웨딩드레스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의상은 역설적으로 "세상의 틀 밖으로 뛰쳐나가겠다"는 메시지의 시각적 구현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QWER의 주요작을 작곡했던 이동혁, Gesture(PRISMFILTER)의 손길을 거친 팝-록 사운드는 한층 안정감 있게 팬들을 사로잡는다. 멤버들이 대거 작업에 참여한 노랫말에는 스스로를 향한 축하의 뜻과 더불어 더욱 굳건해진 4인조의 당당한 자신감이 녹아 있다.

악동, 그리고 개척자
 QWER 신곡 'CEREMONY' 뮤직비디오
QWER 신곡 'CEREMONY' 뮤직비디오쓰리와이 코프레이션

이어지는 수록곡들은 마치 TV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이 음악으로 구현된 듯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시에, 때로는 장난기 가득한 악동 같은 면모까지 드러낸다. 탄탄한 비트를 앞세운 펑크 팝 'BAD HABIT'에서는 "정답은 하나가 아냐, 내 맘대로 할 거야"라는 가사를 통해 왜곡된 기준으로 자신들을 평가하려는 사람들에게 통쾌한 반격을 가한다.

3번 트랙 '바니바니'는 앨범 내에서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를 책임진다. 절제된 사운드 위에 짝사랑의 감정을 담아내며 듣는 이들에게 상큼한 뒷맛을 남긴다. 'Our Voyage'에서는 록 페스티벌 무대 위 조명을 받는 멤버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며, 밴드 특유의 박력과 벅차오르는 감정이 동시에 살아난다.

출렁이는 베이스와 드럼 비트로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엔딩곡 'PIONEER'까지 연결되는 짧지만 밀도 높은 5곡의 여정은, 여전히 모험과 탐험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QWER의 현재를 상징한다. 탄탄한 프로덕션과 꾸준한 발전을 보여온 멤버들의 조화는 <CEREMONY>를 꼭 들어볼 만한 록 음반으로 완성시킨 든든한 뿌리가 되어준다.

색안경 벗게 만든 진정성

돌이켜보면 QWER은 팀 결성 이후 줄곧 색안경 낀 시선과 싸워온 밴드였다.

"유튜버, 틱톡커가 무슨 록그룹이냐"는 냉담한 반응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가능성을 하나씩 증명해왔다. 그 결과 이제는 각종 록 페스티벌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했고, 국내외를 오가며 진행한 월드투어 역시 매진 행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 곱씹을수록 의미가 살아나는 가사, 그리고 밴드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연주는 이제 QWER만의 확실한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명곡 '흰수염고래'를 리메이크하면서 원작자 윤도현(YB)의 극찬을 받기도 했던 이들은 어느새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길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4장의 미니 음반이라는 착실한 결과물을 쌓아 올린 유쾌한 4인조는 <CEREMONY>를 앞세우고 또 한번의 탐험을 시작했다. 흔한 음악방송 출연 없이도 쉼없이 성장해온 QWER은 어느새 밴드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가장 뜨거운 증거물이 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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