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2군행... LG의 '우타 거포 실험' 또 흔들

다시 내려간 유망주, 기회는 짧고 경쟁은 치열했다

 이재원은 LG가 큰 기대를 가지고 키우고있는 우타 거포 자원이다.
이재원은 LG가 큰 기대를 가지고 키우고있는 우타 거포 자원이다.LG 트윈스

LG 트윈스 '잠실 빅보이' 이재원(27, 우투우타)이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군으로 내려갔다.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받았던 우타 거포 자원이 개막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퓨처스리그로 향하면서, 팀 타선 운용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올 시즌 LG는 좌타자 중심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유지하면서도, 장타력 보강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그 중심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이재원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첫 풀타임 시즌, 그리고 팀 내에서 드문 오른손 장타자라는 점에서 자연스레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했다. 12경기에서 타율 0.063(16타수 1안타)에 그쳤다. 19타석에서 삼진만 11번이나 당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274에 머물렀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 타격 타이밍이 흔들렸고,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장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2군에서 재정비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검증된 장타력', 1군에서는 다른 문제

이재원의 강점은 분명하다.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거둔 타율 0.329, 26홈런 91타점의 성적은 리그 최상위권 수준이었다. 장타 생산 능력뿐 아니라 타점 생산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준비된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LG가 오랜 기간 고민해온 '우타 거포'라는 조건을 충족한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는 더욱 컸다. 중심 타선에서 좌우 균형을 맞추고, 상대 배터리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군에서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투수들의 구위와 변화구 완성도,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빠른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거나, 유리한 상황을 놓치는 장면이 반복됐다.

또한 기회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꾸준한 출전 속에서 리듬을 찾기보다, 제한된 타석에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환경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고, 결국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이재원은 올시즌 1군에서 12경기 타율 0.063(16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재원은 올시즌 1군에서 12경기 타율 0.063(16타수 1안타)에 그쳤다.LG 트윈스

반복되는 흐름, LG의 풀리지 않는 숙제

LG는 오랜 기간 비슷한 고민을 이어왔다. 정교한 타격과 출루 능력을 갖춘 타자들은 꾸준히 등장했지만, 시즌을 통틀어 상대를 압도할 거포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특히 우타자 쪽이 그랬다.

김상호, 김상현, 박병호 등 다른 팀에서 잠재력을 터뜨린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단순한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 환경과 기회, 팀 운영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최근에는 김범석이 새로운 해답으로 주목받았다. 포수라는 포지션에서 장타력을 갖춘 희소 자원이었지만, 체중 관리와 경기력 기복 문제가 겹치며 성장 흐름이 끊겼다. 결국 군 입대로 이어지면서 전력 구상에서도 멀어졌다.

이처럼 LG는 '가능성 있는 거포 자원'과 '완성된 중심 타자' 사이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 과제가 다시 이재원에게로 이어졌다.

이재원의 2군행은 시즌 초반 흐름을 다시 잡기 위한 조치다. 타격 메커니즘을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1군 무대에서도 구현해내는 것이다.

LG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이미 팀 전력은 상위권 수준이지만, 큰 경기에서 흐름을 바꿀 장타력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요소다. 외부 영입보다 내부 자원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온 만큼, 이재원의 반등 여부는 팀 전체 그림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다만 다음 기회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빠른 카운트 대응, 변화구 대처, 그리고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집중력까지 보완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과연 이재원은 1군으로 다시 돌아올 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여전히 잠재력만 있는 장타자일지, 아니면 실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우타 거포일지… 잠실 빅보이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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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우타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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