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실패' 김병수 감독, 결국 대구서 경질... 수원에 이어 똑같은 결말

[K리그2] 대구FC, 20일 공식 채널 통해 김병수 감독 결별 발표... 후임은 최성용 수석코치

이번에도 끝이 아쉬웠다. 감독 인생 두 번째 소방수 임무에 나섰던 김병수 감독이 끝내 대구에서 경질됐다.

프로축구 K리그2 대구FC는 20일 오전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팀 분위기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기 위해 김병수 감독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최성용 수석코치를 내부 승격하여 감독으로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 경질 사유에 대해서는 "최근 지속된 경기력 저하와 하락세를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심도 있는 논의 끝에 감독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올 시즌 최종 목표인 '승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라고 했다.

구단이 언급한 대로 대구는 이번 시즌 개막 후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다이렉트 강등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던 이들은 이번 시즌 반등을 노렸다. 출발은 환상적이었다. 개막전서 화성을 제압한 이후 전남·충남 아산을 잡아내면서 3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단번에 꺾였다. 부산 원정서 3-1 완패를 당한 이후 서울E(패)·김포(무)·수원FC(무)를 상대로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흐름은 급격하게 냉각됐다. 이에 더해 지난 19일(토)에 열렸던 천안과 홈 경기가 치명타였다. 전반 30분 박기현이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종료 직전 이준호·세르자니에 연속 골을 허용하면서 5경기 무승에 머물렀다.

순위는 7위까지 내려가면서 승격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는 흐름이 나왔고, 팬들은 종료 후 "김병수 나가"를 외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구단은 부진한 성적을 낸 김 감독과 결별하는 결단을 내렸고, 후임은 최성용 수석코치 내부 승격을 통해 분위기를 수습하기로 결정했다.

'수원에 이어 대구에서도'... 김병수 감독, 두 번째 소방수 임무 '실패'

이처럼 대구에서 경질된 김병수 감독은 직전 수원 삼성에 이어 이번에도 똑같은 운명을 맞았다. 1970년생인 그는 선수 시절 부상으로 인해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도자로 변신하여 족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지난 1998년, 선수 신분에서 은퇴하고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김 감독은 영남대학교 지휘봉을 잡으며 축구계에 이름을 알렸다.

파격적인 전술과 지도력으로 대학 무대를 평정했고, 손준호·류재문,·김승대·임채민·이명주 등과 같은 걸출한 선수를 키워내기도 했다. 대학 무대서 압도적인 지도력을 선보였던 김 감독은 2017시즌, 서울 이랜드 수장에 선임되며 프로로 향했으나 녹록지 않았다. 전술 체계가 녹아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끝내 8위에 머무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단 한 시즌 만에 서울과 결별한 이후 이듬해 강원 전력 강화 부장을 거쳐 2018년 8월,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강원에서 김 감독은 지도자 첫 전성기를 보냈다.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 2019시즌, 혁신적인 전술 체계를 바탕으로 '병수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성적도 준수했다. 강원을 2년 만에 파이널 A에 진출시키는 기염을 토해냈고 구단 창단 최고 승점을 올렸다.

이듬해에도 잠시 부침이 있었으나 7위를 기록하며 안정적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1시즌이 문제였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팀은 강등권으로 추락, 해임되는 아쉬운 말로를 맞이해야만 했다. 성공과 실패를 맛본 김 감독은 1년 반 동안 휴식을 가지며 복귀에 나섰고, 프로 감독직 세 번째 도전 기회를 얻게 됐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으나 이후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부임 후 2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으나 9경기 연속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광주·서울·대구·대전에 연패를 허용하며 구단에 신뢰를 잃었고, 결국 소방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경질됐다. 이후 야인 생활을 거치면서 휴식기를 가졌던 김 감독은 지난해 5월, 대구 소방수로 왔으나 결말은 똑같았다.

대구에 중도 부임했던 김 감독은 17라운드 광주전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기대감을 낳았으나 이후 11경기 무승(5무 6패)에 시달리며 반전 드라마를 선사하지 못했다. 이후 수원FC-김천 상무를 잡아내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아니었다. 30라운드 대전전 패배 후 8경기 무패(2승 6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작성했지만, 끝내 최하위 탈출에 실패하며 강등됐다.

강등됐지만, 김 감독은 다시금 구단에 신뢰를 받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핵심 에드가·세징야·황재원·김강산을 붙잡았고, 신규 영입생으로는 류재문·세라핌·한국영·김형진·고동민·박기현·김대우·황인택·박인혁·최강민으로 이어지는 능력 있는 자원들을 품으며 단숨에 승격 후보 1순위로 급부상했다.

김 감독도 K리그2 미디어 데이를 통해 "승격! 무조건 승격!"을 외칠 정도로 진심인 모습을 보여줬으나 현실은 냉혹했다. 공격에서는 8경기서 16골을 터뜨리며 강력함을 자랑했지만, 불안한 뒷문이 발목을 잡았다. 총 17골을 내주면서 현재 최다 실점 1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신생팀인 김해(16골)·파주(11골)·용인(13골)보다 높은 수치다.

공격에서 쉽게 득점에 성공했으나 불안한 후방이 문제가 되면서 경기를 그르치기 일쑤였다. 특히 6라운드 김포전에서는 3-2로 역전했으나 종료 직전 후방에서 무너지며 무승부를 거뒀다. 또 직전 라운드 천안전에서도 후반 50분까지 1-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순식간에 2골을 헌납하면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결국 부진한 성적을 뒤로 하고 팀을 떠나는 김병수 감독은 사령탑 인생 2번째로 맡았던 소방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3년 전, 빅버드 입성 당시 본인이 추구하던 전술적 이상과 성적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공간 창출·주도적 축구 색채를 입히고자 했지만, 후방에서 불안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에도 100% 똑같지는 않았으나 과정은 상당히 비슷했다.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축구를 추구하며 승격을 노렸지만, 현실은 상당히 차가웠다. 이런 과정 속 경기력·결과도 잡아내지 못했고 결국 쓸쓸하게 대구 사령탑에서 내려와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편, 최성용 신임 감독을 선임한 대구는 재정비 후 내달 3일 경남FC와 홈에서 리그 10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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