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200승' 이뤄낸 황선홍 "이게 감독의 삶이다"

대전, 서울 상대로 1-0 승리... 황선홍, 개인 통산 '감독 200승' 달성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의 대전하나시티즌의 사령탑 황선홍 감독이 지독한 '아홉수'를 극복하고 마침내 개인 통산 '감독 200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대전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6분 터진 유강현의 결승골에 힘입어 리그 선두를 달리던 FC서울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3연패에 빠져 있던 대전은 서울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 승점 3점을 추가해 승점 9점(2승3무3패)을 마크하며 리그 공동 6위로 도약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리그 7경기 무패(6승1무)행진을 이어가던 서울의 우위를 전망했다. 반면 우승후보로 평가되던 대전은 개막 후 부상과 불운에 시달리며 고전했다.

개막 3경기 연속 1-1 무승부에 그쳤던 대전은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승리를 통해 시즌 첫 승에 성공하며 반등하는 듯 했으나, 이후 전북-포항-강원을 상대로 내리 무득점 3연패를 당했다. 순위가 한때 11위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황선홍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황 감독은 연패 기간 동안 적극적인 전술변화로 반전을 모색했다. 서울전에서는 부진한 주민규·루빅손을 벤치로 내리고 유강현을 올시즌 첫 선발로 최전방에 투입하는 변칙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자존심을 버리고 수비 위주로 버티며 역습을 노리는 황 감독의 실리축구 전략은, 4경기만의 승리-득점-무실점 경기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경기 후 황 감독은 "오늘의 승리가 시작이다. 승리를 위하여 전술 변화를 단행했다. 경기운영 면에서 보완해야할 점도 있지만, 선수들이 실점하지 않고 잘 버텨낸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이날 승리가 연패탈출과 더불어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은, 황선홍 감독의 개인통산 200승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K리그 역사상 감독 200승은 김호, 김정남, 최강희 감독에 이어 역대 4번째다. 하나같이 K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감독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을 만큼, 황선홍 감독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선홍 감독은 2002년 현역 은퇴 이후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에 뛰어들었다. 2008년 부산 아이파크의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 첫 1군 감독을 맡았고,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대전 하나티시즌과 대한민국 U-23 대표팀 감독, 성인 A대표팀 임시 감독 등을 역임했다.

황 감독은 한국축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알고보면 그의 축구인생은 '풍운'의 연속이었다. 현역 시절에는 국가대표팀 부동의 주전 공격수라는 위치 때문에 한국이 패하거나 득점을 못 넣으면 항상 가장 많이 욕을 먹는 선수 1순위가 늘 황선홍이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 뽑히고도 한 경기에 뛰지못하는 불운도 겪었다.

하지만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숙원인 첫승을 신고하는 폴란드전 선제 결승골과, 4강신화로 인하여 황선홍은 영욕의 선수인생 막바지에 '유종의 미'를 거두며 유니폼을 벗을 수 있었다.

지도자로서의 행보도 마찬가지였다. K리그 현역 감독중 황선홍 감독만큼 커리어가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며 평가 또한 극과 극을 오갔던 인물도 찾기 힘들다. 포항 시절에는 외국인 선수 한명 없이 국내 선수만으로 K리그 우승과 FA컵 2연패를 달성하며 '명장'으로 등극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한국축구에 선사하기도 했다.

반면 FC서울 시절에는 성적부진 속에 선수단 및 팬들과의 불화까지 겹치며 초라하게 퇴진했다. 중국리그 옌벤 푸더의 감독을 맡으며 해외무대에 도전했으나 팀이 갑작스럽게 해체되면서 제대로 시작도 하지못하고 물러난 적도 있었다.

특히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출전권이 걸린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게 패하여 탈락하면서 한국축구사상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진출에 실패했을 때는 국민적 비난이 절정에 달했다. 서울 시절에 갈등이 있었던 데얀(은퇴)처럼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을 여러 차계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수많은 감독들이 한번의 실패로도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는 일이 빈번하다. 하지만 황 감독은 자신의 선수 시절처럼 감독 경력 역시 완전히 몰락할뻔한 위기를 몇 차례나 겪고도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곤 했다. 이는 단순히 '슈퍼스타 출신 감독'이라는 과거의 명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힘이었다.

황 감독은 2024년 대전 사령탑으로 취임할 당시에서도 "대전 팬들 응원 걸개에서 '싸울 건가 포기할 텐가'라는 문구를 봤다. 나는 전자를 선택했다. 포기하지 않고 싸워 나가겠다. 저 자신을 믿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U-23 대표팀의 올림픽 진출 실패 이후 얼마 되지 않아 K리그 대전 감독으로 부임한 것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여론에 대한 대답이었다.

실제로 황 감독은 2024년 대전 사령탑으로 4년 만에 복귀하면서 강등 위기에 몰려있던 팀의 안정적인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2025년에는 대전의 창단 최고 성적인 K리그1 준우승을 이뤄내며 다시 지도력에 대한 재평가를 받았다.

어느덧 지도자로서도 산전수전 다 겪은 황선홍 감독이지만 매순간 벼랑 위에 서 있는듯한 절박함은 변하지 않았다. 서울전 승리로 연패를 끊어내며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시민구단에서 대기업 구단으로 전환하며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전에게 현재의 순위는 아직 만족할 수 없다. 벌써 10년 전인 2016년 FC서울에서의 리그 우승을 끝으로 프로무대에서 더이상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던 황 감독에게도 이제는 새로운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황선홍 감독은 "200승까지 오는데 도와준 선수들과 구단에 감사하다. 매 순간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200승을 하는 동안 하루도 편안했던 날이 없었다. 감독의 삶이란 게 다 그렇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200승 그 이후, 황선홍 감독이 써내려갈 다음 스토리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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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200승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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