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안방에서 하나은행을 꺾고 5년 만에 챔프전행 티켓을 따냈다.
하상윤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15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 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8-53으로 승리했다. 정규리그에서 하나은행에게 6경기나 뒤졌던 삼성생명은 1차전 56-61 패배를 극복하고 2, 3, 4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2020-2021 시즌 이후 5년 만에 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삼성생명은 오는 22일부터 KB 스타즈와 챔프전에서 격돌한다.
삼성생명은 이해란이 다소 아쉬운 슛 감각에도 10득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으로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줬고 배혜윤이 9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이주연이 8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WKBL이 KBO리그처럼 플레이오프 MVP가 있다면 이 선수가 수상자가 됐을 확률이 높다. 4차전에서 3점슛 4방을 포함해 20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로 맹활약한 강유림이 그 주인공이다.
▲하나은행을 3승1패로 꺾은 삼성생명은 지난 2020-2021 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점규리그 3점슛 개수, 성공률 꼴찌의 삼성생명
여자농구에서는 남자농구처럼 덩크슛이나 더블 클러치 같은 화려한 플레이가 나오기 쉽지 않고 현재 리그에서 신장 190cm가 넘는 선수도 박지수(KB, 193cm) 한 명 밖에 없다. 따라서 여자농구에서는 외곽슛의 비중이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프랑스에서 열렸던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한국을 17회 연속 본선 무대로 이끌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뛰어난 외곽슛이었다.
WKBL에서도 각 구단들이 외곽슛을 주요 공격 옵션으로 사용하고 있다. 21승9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우리은행 우리WON에게 3연승을 거두고 챔프전에 진출한 KB는 박지수가 버틴 골밑이 강할 것 같지만 KB의 정규리그 팀 리바운드는 4위(39.5개)에 불과했다. 반면에 3점슛은 경기마다 33%의 성공률로 평균 9.1개를 성공시키면서 성공률과 개수 부문에서 모두 선두에 올랐다.
오랜 기간 리그 최고 슈터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테판 이슬' 강이슬은 이번 시즌에도 35.8%의 성공률로 69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통산 9번째 3점슛 여왕에 등극했다. 이번 시즌 8.4득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이채은도 38.6%의 성공률(1위)로 44개(9위)의 3점슛을 적중 시켰다. 어시스트 여왕 허예은 역시 37.3%의 성공률(4위)로 63개(2위)의 3점슛을 성공시킨 뛰어난 슈터다.
반면에 삼성생명은 WKBL 6개 구단 중 3점슛이 가장 떨어지는 팀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24.7%의 성공률로 경기당 4.6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성공률과 성공 개수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1위 KB와는 개수에서 4.5개, 성공률에서 8.3%나 차이 난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 1위(37.5%)에 올랐던 혼혈선수 키아나 스미스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김아름이 35%의 성공률(8위)로 36개(13위)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그나마 슈터로서 제 역할을 해줬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외곽에서 큰 힘을 보태지 못했다. 정규리그 득점 2위에 빛나는 이해란은 2점슛 성공률은 48.5%(6위)에 달하지만 3점슛 성공률은 22.6%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20위(23.6%)에 그쳤던 강유림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슈터로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삼성생명을 챔프전으로 이끈 강유림의 3점슛
▲1,2차전에 침묵했던 강유림의 3점슛은 3,4차전에서 대폭발하며 삼성생명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강유림은 WKBL 역사에서 '2라운드 성공 신화'와 '대졸선수 선공 신화'를 이야기할 때 동시에 언급되는 선수다. 청주여고 졸업반 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광주대학교로 진학한 강유림은 1학년 때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광주대의 전관왕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렇게 4년 내내 대학농구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던 강유림은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하나은행에 지명됐다.
2020-2021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7.3득점 4.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선정된 강유림은 2021년 5월 삼성생명과 BNK 썸, 하나은행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생명 이적 후에도 꾸준히 많은 경기에 출전한 강유림은 2022-2023 시즌 36.7%의 3점슛 성공률과 함께 12.8득점 5.6리바운드 2.4어시스트 1.5스틸 0.9블록슛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삼성생명을 대표하는 슈터로 떠올랐다.
하지만 강유림은 2023-2024 시즌 3점슛 성공률이 20.9%로 뚝 떨어지며 슬럼프를 겪었고 3점슛 성공률을 31.5%로 회복한 지난 시즌엔 8.2득점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득점이 하락했다. 강유림은 이해란이 에이스로 활약한 이번 시즌 2옵션으로 세 시즌 만에 두 자리 수 득점(10.00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3점슛 성공률이 다시 23.6%로 떨어지며 삼성생명을 대표하는 슈터로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강유림은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전까지 12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1개만 성공(8.33%)시키면서 슛 난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리 슛감이 떨어져도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던져야 하는 게 슈터의 숙명이고 강유림은 3, 4차전 맹활약을 통해 슈터로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실제로 강유림은 3, 4차전에서 무려 17개의 3점슛을 던져 8개를 성공시켰다. 3, 4차전으로만 한정하면 강유림의 3점슛 성공률은 47.06%에 달했다.
정규리그에서도 평균 33분37초(9위)의 출전 시간을 기록했던 강유림은 하나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4차전까지 모든 경기에서 35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특히 연장까지 갔던 3차전에서는 40분57초, 삼성생명의 챔프전 진출이 결정되던 4차전에서도 38분38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오는 22일부터 시작될 챔프전에서도 강유림의 외곽슛은 삼성생명이 KB를 상대할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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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차전 3점 8개' 강유림, 삼성생명 '업셋' 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