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탈출' 국가대표 출신 DF 이기제, 60일 공백 무색했다... 성공적인 방콕 '데뷔전'

[ACLT] 방콕 UTD, 4강 2차전서 감바 오사카에 0-3 패배... 총합 스코어 1-3 결승 '좌절'

60일간의 실전 공백이 무색했다. 나름 성공적인 방콕 데뷔전을 치른 이기제지만, 팀은 아쉽게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방콕 유나이티드는 15일 오후 9시 15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자리한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T)' 4강 2차전서 감바 오사카에 0-3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오사카는 1차전 0-1 패배를 딛고, 총합 스코어 1-3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준결승이었으나 사실상 동아시아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4강까지 동·서아시아가 분리되어 경기를 펼치는 가운데 감바 오사카와 방콕은 거침없는 질주를 통해 결승 진출을 노렸다. 지난 8일(한국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방콕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0-1 승리를 챙기면서 환호,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차전 분위기는 달랐다. 일격을 허용한 감바 오사카가 공격적인 태세를 통해 방콕 골문을 두드렸고, 전반 19분에는 야마시타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전반 39분 이삼 제빌리가 두 번째 득점을 완성하면서 역전 스코어를 만들었고, 후반 36분 메시노 료타로가 감각적인 슈팅을 통해 쐐기 골을 기록하며 경기의 쐐기를 박았다.

'이란 탈출' 국가대표 DF 이기제, 성공적이었던 방콕 데뷔전... 향후 운명은

이처럼 감바 오사카가 방콕을 상대로 기분 좋은 역전 승리를 쟁취한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국가대표 수비수 이기제다. 1991년생인 그는 2012시즌을 앞두고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에 입단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뉴캐슬 유나이티드 제츠 FC(호주)·울산HD를 거쳐 수원 삼성에 발을 들였고, 여기서 기량을 만개했다.

K리그1 베스트 11·A대표팀 데뷔·아시안컵 출전 등 수원에서 많은 업적과 사랑을 받았으나 끝이 아쉬웠다. 지난해 변성환 감독 지휘 아래 K리그2에서 주전으로 나서며 승격에 도전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치명적인 반칙을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전반 41분 제주 김준하에 스터드를 높게 드는 파울을 범했고, 결국 VAR 끝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수원은 수적 열세 상황에 놓였고, 고대하던 승격에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이기제는 8년 동안 몸담았던 빅버드를 떠나야만 했고, 그는 색다른 도전을 알렸다. 바로 한국 프로축구 선수 최초로 이란 무대(메스 라프산잔)에 진출한 것. 기대감도 있었으나 우려점도 존재했다. 비로 이란의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됐기 때문.

지난해부터 이란 내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고, 1월 9일(한국시간)에는 시위대 사망자가 나오면서 내부적 긴장이 극에 달했다. 이기제는 공식 채널을 통해 우려를 덜어내는 모습을 보여줬고, 팀 합류 이후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면서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했으나 외부적인 요인이 질주를 가로막았다. 비로 이란이 폭격당하면서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한국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에 공습을 당했고, 현재까지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란의 최고 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는 공습으로 사살되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공습 목표는 이란의 핵 시설화 무력화를 노렸지만,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면서 사실상 정권 '마비'가 됐다. 결국 이란 내 스포츠도 모두 중단됐고, 축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든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상황 속 무엇보다 우려스러웠던 부분은 이기제의 안전이었다. 폭격이 이뤄지고 있는 테헤란과 주요 도시들과 약 1000km 떨어진 라프산잔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안전은 장담할 수 없었다. 차로 16시간 떨어진 곳이었으나 폭격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었고, 결국 이기제는 피난길에 오르게 됐다.

주이란 한국 대사관으로 급히 피신한 그는 외교부가 마련한 버스로 교민 24명과 함께 인접국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육로 이동을 택했고, 비행기를 통해 지난 3월 4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짧았던 이란 도전을 종료했다. 이후 이기제는 짧은 휴식 후 K리그 복귀설이 나돌았으나 그의 선택은 다시 해외 진출이었고, 행선지는 태국이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방콕 유나이티드는 공식 채널을 통해 "이기제는 중요한 경기인 ACL2에서 스쿼드의 일원이 될 준비가 됐다"라며 영입을 발표했다. 공식 발표 하루 뒤, 감바 오사카와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교체 명단에 든 이기제는 선발로 나서지 못했으나 후반 교체로 나와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줬다.

후반 21분, 주 포지션인 왼쪽 윙백으로 투입된 이기제는 본인의 강점인 정확한 킥과 특유의 탈압박 능력으로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선보였다. 후반 23분에는 코너킥 전담 키커로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선보였고, 이어 2분 뒤에는 상대 크로스를 정확하게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후반 41분에도 날카로운 킥으로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26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이기제는 패스 성공률 88%·기회 창출 1회·수비적 행동 3회·크로스 성공 1회·롱패스 성공률 100%·볼 회수 2회·지상 경합 성공률 100%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선보였다. 60일 동안 공식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감각이 무뎌졌을 법도 했지만, 이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방콕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함에 따라서 이제 시즌 종료까지 공식전에서 이기제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3개월 계약을 맺었던 그는 입단 당시, 태국 리그 등록 기간이 지났기에 ACL 경기만 나설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이기제는 방콕 유나이티드 일원이지만, 2025-26시즌 리그 종료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것. 하지만, 언제 상황이 급변할지 모른다. 방콕이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그에게 구단이 연장 계약을 제시할 수도 있으며 혹은 빠르게 계약 종료 후 국내에서 다른 팀 이적을 모색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이란 탈출 그리고 방콕 데뷔전을 치르며 본인이 살아있음을 과시한 이기제다. 앞으로 시즌 종료까지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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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T 방콕유나이티드 이기제 수원삼성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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