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신고식' 두산 손아섭... 3000안타 향해 다시 뛴다

[KBO리그] FA 미아→ 개막 후 2군행→ 두산 트레이드 첫날 홈런... 다시 돌기 시작한 손아섭의 안타 시계

 두산 이적 첫날 홈런을 기록한 손아섭
두산 이적 첫날 홈런을 기록한 손아섭두산 베어스

2026 KBO리그 개막 이후 두산 베어스는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기대를 걸었던 팀 타선은 극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고 5강권이라는 예상은 무색해진 상황이다. 꽉 막힌 타선의 혈을 뚫기 위해 두산이 택한 해결책은 결국 베테랑의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옳은 방향이었음을 입증하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KBO리그 통산 안타왕인 손아섭의 지난 겨울도 유독 추웠다. 호기롭게 세 번째 FA 자격을 행사했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FA 미아가 되며 강제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 결국 원소속팀 한화와 연봉 1억 원이라는 초라한 조건에 사인했다. 사실상의 백기투항이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2618안타를 기록한 손아섭(출처: KBO 야매카툰 중 손아섭 컷)
지난해까지 통산 2618안타를 기록한 손아섭(출처: KBO 야매카툰 중 손아섭 컷)케이비리포트/최감자/민상현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손아섭의 자리는 1군에 없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5의 맹타를 휘둘렀음에도 개막 2연전에서 단 1타석만의 기회만 주어졌고 이후 2군행을 통보받았다. 조카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퓨처스리그에서도 0.375의 고타율(8타수 3안타)을 유지했지만 한화의 두터운 야수진 틈에서 최다안타왕이 비집고 나설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두산이 먼저 움직였다. 8년차 왼손 투수 이교훈과 현금 1억 5000만 원을 한화에 내주고 1대 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미 에이징 커브에 돌입한 걸로 보인 39세 교타자를 영입하기 위해 군필 좌완과 손아섭의 연봉보다 많은 현금을 지불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오버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두산은 악바리 근성을 갖춘 손아섭이 침체된 팀 분위기를 쇄신할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 손아섭의 주요 타격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
두산 손아섭의 주요 타격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케이비리포트

트레이드 발표 당일, 한화 2군 숙소가 있는 서산에서 인천 SSG 랜더스필드(문학구장)로 직접 차를 몰고 합류한 손아섭은 곧바로 1군에 등록됐고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SSG 선발 타케다를 상대한 손아섭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조급함을 보이는 대신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 모두 차분하게 공을 고르며 볼넷을 골랐다.

3회에는 볼넷 출루 후 후속 타자인 박준순의 안타 때 홈까지 전력 질주해 역전 득점을 기록하며 타케다를 무너뜨렸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무색하게 공격적으로 몸을 던지는 슬라이딩은 두산이 지향하는 허슬두 정신과 딱 어울리는 플레이였다.

 홈런 후 두산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손아섭
홈런 후 두산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손아섭두산 베어스

이날 활약의 백미는 4회초였다. 6-2로 앞선 1사 2루 찬스에서 상대 투수 박시후의 슬라이더를 자신있게 잡아돌린 손아섭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시즌 1호/개인 통산 183호)을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 시절이던 지난해 8월 17일 NC 다이노스 전 이후 240일 만에 느끼는 손맛이었다. 손아섭의 가세로 타선의 물꼬를 튼 두산은 이날 박찬호, 양의지, 카메론 등 주축 타자들의 홈런포가 연쇄 폭발하며 11-3 대승을 거두며 8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후 손아섭은 1군 무대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었던 간절함이 컸기에 속이 시원하고 후련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3회 보인 홈 슬라이딩처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주루 플레이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철칙을 밝힌 손아섭은 지난 시즌 이후 선수로서 가장 힘든 시간을 겪으며 야구 앞에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덕아웃 리더로 활약이 기대되는 베테랑 손아섭
덕아웃 리더로 활약이 기대되는 베테랑 손아섭두산베어스

두산은 프로 20년차 손아섭 영입을 통해 단순한 타선 강화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며 시행 착오가 많아진 타선에서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적극적인 베테랑의 존재는 데이터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이적하자마자 통산 2619안타째를 기록하며 리그 사상 첫 3000안타를 향한 대장정을 재개한 손아섭의 합류가 두산 반등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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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 REPORT),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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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민상현 / 김정학 기자) 프로야구/MLB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eport@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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