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재즈팬 사로잡은 이들의 매력

윤석철 트리오 블루 노트 재팬 투어

 윤석철 트리오 블루노트 플레이스 콘서트
윤석철 트리오 블루노트 플레이스 콘서트염동교

블루노트 뉴욕에 비해 역사는 조금 짧지만 1988년 설립된 블루 노트 도쿄의 위상은 상당하다.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 한 해 공연 달력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별도 아시아 투어 없이 이곳에서 수차례 무대에 오르는 이들도 많을 만큼 이제는 동아시아의 전설적인 재즈 베뉴라고 봐도 무리 없다.
얼마 전 내한한 블루노트 레코드의 신예 피아니스트 폴 코니쉬도 블루 노트 도쿄를 최애 공연장으로 꼽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아티스트 윤석철 트리오의 블루노트 재팬 투어 소식이 반가웠다. 시부야 근처에 있는 세련미 넘치는 블루노트 도쿄와 보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에비스역 부근 블루노트 플레이스(Blue Note Place)에서 4월 9일과 10일 공연한 것. 일본의 3인조 재즈 밴드 에이치 제트리오(H ZETTRIO)와의 협연으로 교류의 의미도 더했다.

 윤석철 트리오 블루노트 플레이스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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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간 75분을 관통한 건 펑크(Funk). 앙상블의 중심이자 두 리더 윤석철과 히이즈미 마사유키가 야마하 피아노와 1970-80년대 소울-알앤비 향취를 드리운 노드 스테이지 포(Nord Stage 4)를 번갈아 연주했다. 초반부터 피아니스트가 빠진 채 드럼-베이스 리듬섹션이 그루브를 분출한 후반부까지 펑키 재즈의 향연이 펼쳐졌다. 스티비 원더 '아이 위시(I Wish)'를 커버한 앙코르에서 공연의 정체성이 뚜렷이 담겼다.

재즈 앙상블을 통해 멤버별 개성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헤비메탈을 상기하는 천둥 같은 드러밍으로 장내를 달군 김영진과 섬세한 스타일로 견고한 리듬에 일조한 정상이의 베이스까지, 윤석철 트리오의 퍼포먼스는 일본 청중을 감화하기에 충분했다. 리턴 투 포에버의 정교한 재즈 퓨전, 1930년대 스윙을 차용하는 디제이 파로브 스텔라 등 다채로운 음악가가 떠올랐다.

피에로처럼 분장하고 나온 에이치 제트 트리오는 펑크 특유의 흥겨움에 코미디를 더했다. 코에 은빛 물감을 칠한 드러머 에이치제트코우는 유쾌한 몸짓으로 신스틸러 역할이 톡톡했다. 히이즈미 마사유키, 일명 에이치제트엠은 절정의 기교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윤석철 트리오 없이 본인들만 연주할 땐 웃음기 뺀 진중한 연주로 실력파임을 입증했다.

공연장 한편에 윤석철 트리오의 2024년 작 <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 > 시디와 엘피를 판매 중이었다. 2025년 한국대중음악상 2025 '최우수 재즈 - 연주 음반'을 수상한 작품. 실물을 만지작거리며 관심을 보이는 일본 노신사와 내내 몸을 들썩이며 그루브를 흡수한 중년 여성도 있었다. 한국 재즈 사절단으로 기능한 윤석철 트리오는 일본 재즈광에게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윤석철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에이치 제트리오에 감사하다, 6인조 공연을 다시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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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