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안방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챔프전을 향한 83.3%의 확률을 선점했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부천 하나은행은 9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 금융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프레이오프 1차전에서 61대 56으로 승리했다. 창단 첫 봄 농구에 진출했던 2023-2024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KB 스타즈에게 전 경기 10점 차 이상 패배를 당하며 3연패로 탈락했던 하나은행은 2년 만에 치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꺾으면서 창단 첫 봄 농구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하나은행은 진안이 12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배혜윤과의 골밑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고 6득점에 그친 에이스 이이지마 사키는 12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 하나은행 승리의 주역은 따로 있었다. 24분 39초를 소화하며 3점슛 3개를 포함해 16득점 5리바운드 1스틸 1블록슛으로 맹활약한 정예림이 그 주인공이다.
▲1차전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하나은행은 챔프전에 진출할 83.3%의 확률(45/54)을 잡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알짜 선수' 많았던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
신인 드래프트를 시행하는 모든 종목이 그렇듯 여자 프로농구에서도 리그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형 신인이 입단하는 역사적인 드래프트가 있다. 이번 시즌 통산 5번째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국보센터' 박지수(KB)가 입단했던 2016-2017 시즌과 4.8%의 낮은 확률을 뚫은 우리은행 우리WON이 183cm의 신장을 가진 대형가드 박지현(토코마나와 퀸즈)을 1순위로 지명했던 2018-2019 시즌이 대표적이다.
박지현과 이소희(BNK 썸), 신이슬(신한은행 에스버드)을 배출했던 2018-2019 시즌에 비하면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이듬 해 열린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 역시 알짜 선수들이 대거 배출된 드래프트였다. 실제로 당시 프로에 입단했던 18명 중에서 이번 시즌까지 프로에서 활약한 선수는 7명에 달한다. 1, 2년도 채 버티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 예년에 비하면 적지 않은 숫자가 프로에서 생존한 셈이다.
당시 신인 드래프트에서 165cm의 단신임에도 전체 1순위로 KB에 지명된 허예은은 프로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벤치 멤버로 활약하다가 3년 차가 되던 2021-2022 시즌부터 KB의 주전가드로 도약했다. 주전이 되자마자 박지수, 강이슬과 함께 KB를 대표하는 '빅3'로 활약한 허예은은 최근 4시즌 연속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으로 '어시스트 여왕'에 등극했다.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하위 라운드에 지명된 대졸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광주대 시절 대학리그를 평정한 후 2라운드 3순위로 하나은행에 입단했던 강유림(삼성생명)이다. 2년 차가 되던 2020-2021 시즌 7.3득점 4.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선정된 강유림은 2021년 5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생명으로 이적한 후에도 붙박이 주전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다.
단국대 출신 포워드 이명관(우리은행)은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늦은 3라운드 6번(전체 18순위)으로 삼성생명에 입단해 세 시즌 동안 활약하다가 2023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후 기량을 꽃 피웠다. 이명관은 주전 4명이 동시에 팀을 떠난 지난 시즌부터 김단비를 보좌하는 2옵션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지만 지난 2월 족저근막 파열 부상을 당해 이번 봄 농구에 결장하고 있다.
정규리그 부진 씻고 PO 1차전 최다 득점
▲정규리그에서 다소 부진했던 정예림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16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숭의여고 1년 선배 박지현(183cm)만큼 크진 않지만 가드로는 경쟁력 있는 신장(175cm)을 가진 정예림은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하나은행에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까지만 해도 1군보다는 박신자컵과 퓨처스리그, 트리플잼 대회 등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던 정예림은 2022-2023 시즌 11.5득점 6.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하나은행의 주전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정예림은 2023-2024 시즌에도 양인영과 신지현(신한은행)에 이어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며 하나은행의 첫 봄 농구 진출에 기여했다. 정예림의 존재감은 FA 진안이 가세한 지난 시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예림은 지난 시즌 2점슛 성공률이 31.9%, 3점슛 성공률이 23.2%로 하락하며 4.8득점에 그쳤지만 여전히 양인영과 함께 평균 30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소화한 2명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이번 시즌 이상범 감독의 부임과 함께 이이지마 사키가 합류하고 지난 시즌 주춤했던 진안의 부활, 유망주 박소희와 정현의 성장이 겹치면서 창단 후 가장 높은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정예림은 이번 시즌 출전 시간이 23분51초로 줄어 들면서 루키 시즌을 제외하면 데뷔 후 가장 낮은 3.9득점으로 다소 아쉬운 정규리그를 보냈다.
정규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도 정예림의 활약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팬들이 많았지만 정예림은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한 정예림은 24분39초로 그리 많은 시간을 소화하진 못했다. 하지만 정예림은 5개의 3점슛을 던져 3개를 적중시키는 등 16득점 5리바운드 1스틸 1블록슛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하나은행의 승리를 견인했다.
사실 하나은행에는 KB의 박지수나 삼성생명의 이해란, 우리은행의 김단비처럼 뛰어난 개인 기량을 앞세워 많은 득점을 올려주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하지만 하나은행에는 맏언니 김정은부터 막내급인 박소희와 정현까지 여러 명의 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정예림이 가장 먼저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면서 하나은행의 봄 농구 첫 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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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득점' 하나은행 정예림, '봄 해결사' 급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