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울려도 이어진 공연, 소극장 안전이 염려된 까닭

[주장] 연이어 발생한 화재 경보기 오작동 사고... 소극장 내 비상통로 개편이 필요하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예그린씨어터에서 뮤지컬 <스톤> 공연 도중 화재 경보기가 작동했지만, 공연 중단과 관객 대피를 비롯한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추후 점검 결과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 것으로 파악됐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공연장의 취약한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됐다.

이후 9일에도 같은 공연 중에 화재 경보기가 다시 오작동했다. 이후 제작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7일 오작동 사고 이후 소방서와 함께 점검을 진행했으나 재차 같은 사고가 발생했고, 극장 측에서 즉각적인 정밀 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연이어 발생한 안전 문제와 관련해 공연계가 다각적인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려할 것들이 있다.

화재경보기 작동했지만...

앞서 7일 사건은 뮤지컬 <스톤>의 8시 공연이 진행 중이던 가운데 발생했다. 해당 상황을 공유한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화재경보기가 작동했으나 공연은 중단되지 않았다. 출연 중이던 배우는 노래를 이어 소화했다. 수분이 지난 후에야 공연 관계자에 의해 공연 중단이 통보되었다. 공연을 관람하던 관객들은 사태에 대해 명확하게 안내받지 못한 채 퇴장했다. 실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망정이지,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당시 제작사 '엠제이스타피시'는 사건 발생 이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잘못을 시인했다. "화재 경보 발생 직후 신속하게 공연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관객 분들을 대피시키지 못하고 지연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한 데 이어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 안전 점검 및 극장 내 상주 스태프에 대한 안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관객 전원에게는 110%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화재 경보기 오작동 및 대피 지연 사태에 대한 제작사의 입장문
화재 경보기 오작동 및 대피 지연 사태에 대한 제작사의 입장문엠제이스타피시

대학로의 어느 극장이든 공연 시작 전 '비상사태 발생 시 극장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대피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지난 7일 발생한 사태는 해당 안내 방송의 유명무실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사태 발생 직후 즉각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현장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극장 안내원으로 일한 적 있는 공연계 관계자는 9일 "그동안 진행해 온 형식적인 교육과 매뉴얼만으로는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비상사태를 가정한 대피 훈련을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응 매뉴얼의 체계화는 물론, 공연장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단 예그린씨어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슷한 유형의 공연장 몇몇은 화재 등 비상사태에 취약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암전 상태로 공연이 진행되고, 음향 효과가 강렬한 뮤지컬이나 연극의 경우 화재 보기가 작동하더라도 경보음을 즉각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대학로 일대에 포진한 중·소극장은 여타 대극장에 비해 객석과 통로가 협소하다. 출입문을 비롯해 객석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가 여러 개 있는 대극장과 달리, 중·소극장은 출입문을 비상구로 사용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협소한 극장 구조는 신속한 대피를 제한할 우려도 있다. 최근 대학로에는 새로 개관하는 극장들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에 개관한 한 극장은 입장 통로와 객석이 협소했다. 지어진 지 오래된 극장도 아닌 새롭게 개관한 극장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공연 직전에야 입장이 가능했는데, 비상사태에 대피할 수 있는 통로가 협소해 우려가 됐다.

이는 단순히 관람 환경의 쾌적함과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다. 관객과 종사자의 안전 문제를 고려한 비상통로 등 극장의 구조가 개편되길 바란다.

공연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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